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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계의 움직임속에, 많은 중국인들은 옛날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 꿈을 갖기 시작했다. 오늘날 몇 대에 걸쳐 세계 각지에서 살고 있는
화교들이 충분한 예가 될 것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에서 같은 상황을 보면 과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요즘에는 중국인으로서 출국을
하려면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지금 중국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밖으로, 세상 밖으로 향해 나가려고 애쓰고 있다.
유학생 귀국해 사회발전에 기여
어떤 중국인은 도피를 하다시피 중국이라는 성을 빠져 나간다. 그러나 그들의 목적은 지난 번 필자가 게재했던 것처럼 맹목적인 국제 결혼을
통해 해외로 나가려는 망상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8월20일, 중국 인사부에서는 중국이 개혁정책을 실시한 이후로 38만명의 학생이 유학을 위해 출국했다고 발표했다. 그 중 13만명은
이미 공부를 마치고 귀국을 하였으며 나머지 25만명은 아직 공부하거나 일하는 중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들 중 대부분이 교육이나 과학계에
있으며, 국제기술이나 금융, 관리 등 각계 분야에서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미 이들이 업계에서 이루어낸 성과는 중국 사회발전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으로 귀국한 유학파들은 연평균 13% 속도로 성장중이다. 이들은 중국에서 창업을 주도하는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창업을
하는 유학파들의 대부분이 석사, 박사 이상의 학력 소유자들이다.
지구촌 경제다, 능력의 국제화다 하여 중국에서도 인재의 쟁탈(?) 현상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상하이에서는 유학파들이 고국으로 귀국
이후 경제건설과 같은 사회발전사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런 인재들은 점점 많아져 2만5천명이나 된다. 중국정부는 이들이 유학에서 돌아와
고국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유학파들이 세운 기업만 해도 1300여개, 이 숫자는 중국 기업수의 2분의 1을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수이다.
베이징은 해귀파(海歸派)의 메카
심천시는 최근 ‘유학 권장사업에 관한 몇 가지 규정’에서, 올해부터 시작하여 매년 3000만위엔을 고국으로 돌아온 유학도들의 창업비로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점은 중국이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게다가 심천 유학도들은 다시 출국을 하는 사람들이나
입학을 하려는 학생을 위해 수속을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하다보니 심천 시민 중에서 유학을 경험한 사람만 해도 2000명을
넘어선다. 이들 중 81%가 석사 학위자며, 나머지 19%는 대학졸업자다.
그렇다면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의 경우는 어떠할까? 베이징도 이런 중국의 추세를 자연스럽게 타서 그 어떤 지역보다도 유학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가
높아져 가고 있다. 베이징의 유학인구는 중국 전체 유학생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학업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유학도들의 수이기도
하다. 베이징에서는 이들을 일명 ‘해귀파(海歸派)’라 칭하며, 이들 역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여 창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베이징의
해귀파는 매년 13%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며, 베이징의 주요 인력자원이기도 하다.
올해 7월말까지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이들이 베이징의 중관촌 과학기술원 지역(中關村:컴퓨터 매매 시장)에서 운영하는 기업 수만 해도 380여개에
이른다. 이 지역 과학기술원의 한 관련자는 보충하여 말하길 “다수의 해귀파들은 고학력 소유자인데다가 대부분이 해외 기업에서 실습을 해보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이들이 중국 국내 기업에 가져다 주는 선진화된 생산방법은 국내 산업발전에 큰 기여를 해
줄 것”이라 설명했다.
20년 가까이 베이징은 7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유학을 하기 위해 출국을 하였고, 이들 가운데 약 3분의 1은 고국으로 돌아온 상태며, 대부분이
기술을 공부하고 돌아와 각계 첨단 과학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설립하고 있다. 베이징의 유학도들 역시 대다수가 박사학위 이상의 소유자들이며
180명이 창업을 했다. 이들의 주식 총자본만 8100만위엔에 달한다. 베이징은 중국대륙에서 유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며 중국내 유학도들의
창업기지가 되었다.
올림픽과 WTO가입도 유학생들의 몫
이러한 큰 성과는 중국에서 향후 개최될 올림픽이나 WTO가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들 유학파들은 해외에서 배워온 선진
기술과 선진 경영 방식으로 기업을 더욱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 이렇듯 해외 유학파들이 중국내에 돌아와 창업을 권장하고 국가적 차원으로
재정을 지원해주는 원인은 국민들이 경제능력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에서도 창업할 기회가 많아진 데에 따른 것이다. 현재 미국이나 일본의 경제사정도
바닥을 기고 있으며 유럽의 경제도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중국은 승승장구하는 경제상황에 WTO 가입까지 앞두고 있어, 중국 학생들에게
유학은 더욱 매력적인 투자가 되고 있다. 10년이 넘게 해외에서 유학을 겸해 일을 하던 중국인들이 속속 귀국을 하는 것은 애국사상에 근거한
것이라고 중국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유학 선배로서 앞으로 유학을 계획중에 있는 후배들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의 말도 전했다.
“맹목적으로 MBA 석사학위만을 따기 위해 유학을 가는 것 보단 뚜렷한 자신만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 메시지는 최근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생긴 MBA 바람을 우려한 것이기도 하다.
능력있는
인재 우대, 우리도 본받아야
적어도 지금까지 출국하여 유학을 하는 중국인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이 소수의 유학도들은 전에는 고국에 돌아올 계획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고급 인력에 대해 이렇듯 적극적인 지원을 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학을 마치고 창업을 하고, 그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어찌보면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중국은 현재 인재를 하나라도 국내로 잡아 놓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 때문이다. 능력 있는 자에게
우대하는 나라의 분위기가 출국하려는 중국 젊은이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중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고급인재들을 다른 나라로부터 빼앗길까
하는 점이다. 이러한 걱정은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중국인들에게 능력을 발휘할 만한 더욱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면은 우리나라도
본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을 덜 우대하는 성향이 없지 않다. 대학원에 진학 하는 데에도 능력보다는 학연에
힘입어 쉽게 입학하는 경우도 허다하지 않은가?
현재 중국은 우리나라를 따라잡고 있거나, 오히려 추월해 나가는 분야도 많다. 중국인들이 일하는 능력이 어느 수준이냐를 떠나서 국가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중국의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욱이 베이징에서 개최된 세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앞으로 개최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폭발적인 관심은 이러한 경향을 더욱 잘 보여준다.
중국의 변회된 조금씩 자본주의 경제체제처럼 사유재산을 인정하기 시작한 정부의 방침과 상응하여 계속 지속될 것이다. 빠른 세계 변화에 따라
그에 맞춰 가기 위해 구조개혁을 서슴지 않는 것이 바로 지금 중국의 힘인 것이다. 유학을 하고도 마땅히 해야 할 일 없는 우리나라 사정보다
훨씬 앞서가는 정책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중국의 정책이 우리나라에도 빨리 소개되어 작게나마 좋은 자극제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