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찰은 일본의 식민지화
정책에서 강점의 수단으로 근대경찰제도를 이식시킴으로써 출발부터 국민과 대립적 관계로 시작되었다.
1894년 갑오경장(甲午更張)시 일본의 강요하에 좌·우 포도청을 대체한 일본식 경찰제도가 도입되어 경무청이 신설된 것이다. 그 결과 근대경찰의
효시인 영국경찰은 1829년 「로버트·필」경의 주도로 ‘시민과 같이 호흡하면서 시민을 이해하고, 시민편에 섬으로써 지지를 이끌어 내는’
민주조직체로 새출발하였으나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통치체제를 위한 경찰로 변질되고 말았다.
이러한 태생적 한계로 인하여 경찰은 국민을 규제하고 억압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혐오와 기피의 대상으로 낙인 찍히는 결과를 낳았다.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정부 수립을 선포한 신생 정부는 9월13일 미군정으로부터 행정권을 완전히 인수하였으나, 경찰조직은 독립된 하나의
부(部)로서 존속하지 못하고 내무부의 1개국(局)으로 축소되었다. 현재 전국230개 경찰서에 15만명을 헤아리는 한국경찰은 처음부터 좌·우익
이념상의 대립 및 일제 이후 경찰불신과, 미군정시대에 경무부로 승격되면서 질이 우수하지 못한 일부 경찰관의 횡포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그들의
질적향상과 근무조건의 개선보다는 예산과 기구의 축소를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시각으로 행해진 조치였다.
국가형성기로부터 경찰청시대로의 변신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으로 광복은 되었으나 혼란과 무질서 그리고 혼돈상태에 빠진 대한민국에 치안을 조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구나 대책은
없었고, 미군정 사령관 하지 중장은 일본경찰의 부정적 면을 인정하면서도 범죄예방과 법질서 유지를 위해 조선총독부 기관들을 활용하기에 이른다.
미군정하에서는 ‘봉사와 질서’라는 새로운 이념을 설정하여 민중의 지팡이임을 표방하였으나, 경찰은 청산되었어야할 일제의 유산을 떠안고 이를
답습함으로써 건국과 호국(6·25 동란 당시 13개 전투대대 편성 및 직접 전투 참가)의 초석역할을 하였음에도 그 공을 인정받지 못하는
비운을 맞았다.
더욱이 6·25동란이후 3·15부정선거로 4·19혁명을 맞게 되었고, 국민의 여망에 따라 ‘경찰중립화 법안’이 마련되었으나 이 역시 야당에서
여당으로 바뀐 집권세력의 소극적 태도로 빛을 보지 못하고 5·16군사정권이 등장하게 된다.
군사정권시대를 맞아 경찰은 외형상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었으나 질서유지를 위한 역량강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민주와 봉사’라는 다른 한 축은
도외시되는 기형적 성장이 이루어졌다.
1987년 6·29선언 이후 사회전반의 민주화 진전과 더불어 ‘경찰의 중립화’는 또다시 주요정책 이슈로 등장하고, 이에 따라 1991년
「경찰법」이 제정되면서 독립외청 형태로 경찰청이 발족됨으로써 경찰의 숙원이 일부 풀리게 되었다.
그러나 경찰조직의 위상 개선을 의식·제도·행태의 변화로 발전시키지 못하여 국정개혁의 고비마다 경찰은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되는 수난을 겪어
왔고 그때마다 새로운 경찰상 정립이란 미결과제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5천년의 우리 역사에 있어서, 특히 1894년 갑오경장으로 「경찰」이라는
말이 우리나라에 최초로 사용된 이래 100여년이 흐르는 동안 한국경찰은 단 한가지의 좋은 이미지나 애칭도 얻지 못한채, 그저 어린애의 울음이나
멈추게 하는 공포의 상징으로 이어져왔다.
이제 21세기 진정한 의미의 민주화와 더불어 새로히 열린 경찰청시대에 한국경찰은 또다른 변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새로운 경찰상- 횡성경찰서 성내파출소
뉴밀레니엄 시대의 개막과 함께 국민을 위한 진정한 봉사자로서 거듭나야 함을 인식한 오늘의 대한민국 경찰은 ‘주민 친화적 지역사회 경찰활동’을
정착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는 과거 법 집행위주의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경찰이 사회봉사 및 지역사회 문제해결이라는 적극적 임무수행으로써
전통적 경찰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경찰활동의 뉴 패러다임이라 하겠다.
강원도 횡성경찰서는 도내 164개 파출소중 7개 파출소를 관내에 둔 크지 않은 규모이며, 그 가운데 성내파출소(횡성읍)는 횡성서 관할 치안
수요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중견 파출소이다. 부임 1년6개월을 맞고 있는 파출소장 장덕순(46)경위는 지역사회의 적극적 참여를 통한
상호협력체제 구축과 효율적 범죄예방활동등 지역주민과 밀착된 경찰활동으로 치안서비스의 수준을 한단계 높여 주민들의 신뢰와 적극적 호응을 얻고
있다.
전통적 가족제도의 해체와 도시화·익명화·개인원자화로 사회통제기능이 상실된 현대사회에서 경찰인력만으로는 효율적 치안유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장소장은 지역주민을 지역치안의 한 주체이며 동반자로 인정, 주민의 관점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주민과 함께 해결해 나가고자 노력했다.
관내인 횡성읍은 인구 19,000여명의 전형적 도·농 복합지역이므로 2개대(96명)의 자율방범대와 민·경 협력체제를 구축, 오후·초야·새벽
시간대별 빈집털이 예방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우범 청소년 15명을 특별관리해 왔다. 또 기초질서확립을 위해 예방순찰시 기초질서위반사범을 병행
지도·단속하고, 고품격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오전·오후별 주·정차 질서지도와 외곽지 교통지도 단속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년대비37%의 절도범죄 감소와 27.7%의 교통사고 감소율을 나타냈고, 7월13일에는 전국에 걸쳐 11회 총 4800여만원을
절취한 외국인(시리아)전문가족절도범Hamoud naser(하무드 나세) 외 4명을 검거하는 개가를 올렸다.
인 터 뷰 |
주민 친화적 지역사회 경찰 활동 정착시키고 파 부임 1년 6개월을 맞았는데 근무해 오며 느낀 소감이 있다면 |
김승호 기자 <www.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