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통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감대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제2회 장애인영화제’가 이달 17일부터 21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한국농아인협회(회장
안세준)등 6개 단체가 주최하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사전제작지원 공모와 지원금 전달 및 ‘장애인의 영화관람 환경 마련을 위한 토론회’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친구> 등 우수 영화들 풍성
‘장애인영화제’라고 하면, ‘장애 소재의 영화 혹은 장애인이 만든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로 짐작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장애인영화제’는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동시대 동일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인 만큼 최근 발표된 우수 영화들이 주로 상영된다.
상영작은 장애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영화와 장애 소재를 다룬 작품, 장애인이 제작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김상진 감독의 <신라의 달밤>,
곽재용의 <엽기적인 그녀> 등이 설문조사로 선정된 작품. 장애 소재 영화는 장애인 자매의 일상생활을 그린 계운경 감독의 다큐멘터리
<팬지와 담쟁이>, 농중복장애를 가진 장애인들이 공동작업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은 일본 애니메이션 <도토리집>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
개막작은 <세친구>의 임순례 감독이 4년만에 연출한 <와이키키 브라더스>이다. 삼류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인생역정을
그린 영화. 개막식 무대는 영화감독 장진이 총연출을, 사회는 아나운서 이금희가 맡았다. 폐막작은 곽경택 감독의 <친구>와 정신지체인들의
생활을 그린 류미례 감독의 <친구-나는 행복하다2>로 선정되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리는 축제
현재 장애인의 영화 관람을 위한 시설이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관람을 위한 특수 기기나 장치가 없는 것은 물론,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자를
배려하는 영화관도 없다. 이처럼 영화 관람조차 용이하지 않은 장애인들이 영상을 직접 제작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장애인영화제’는 장애인들의 영화 관람과 제작에 관계한 어려움을 덜기 위해 만들어졌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비장애인의 참여도 받는다. 비장애인은 장애인과 같은 방식으로 영화를 관람하게 된다.
관람 방법은 자막처리와 골도기기(소리가 뇌로 바로 감지되어 음향을 느낄 수 있는 기기), 화면해설서비스 등이다. 영화관 내부에는 승강기는
물론 충분한 휠체어 공간을 준비했으며, 자원봉사자들도 곳곳에 배치된다.
‘장애인영화제’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장애인들이 어느 극장이든지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사업의 일환이다. 세계인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10월 19일에 있을 세미나에는 <도토리의 집> 제작 관계자가 참석, 일본 장애인들의 영화 제작참여
사례 등을 발표할 예정이고, 대만농아영화촬영연구단체 회원들도 참여한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장애인영화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리는
세계 문화축제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정춘옥 기자 <www.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