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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가요' 15&, 박지민·백예린 'Sugar'..뛰어난 가창력 무대 압도

조종림 기자  2014.06.06 08: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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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무엇이든 뚫는 창과 모든 것을 막는 방패. 이 모순(矛盾)은 소녀 듀오 '피프틴앤드'(15&)에게는 적용된다.

SBS TV 'K팝스타' 시즌1 우승자인 박지민(17)과 JYP엔터테인먼트 1기 오디션 출신 백예린(17), 창과 방패 같은 두 동갑내기가 결성한 피프틴앤드는 상반됨에도 찰떡궁합이다.

밝고 경쾌한 박지민이 에너지를 내뿜는 창이라면, 감성적이고 성숙한 백예린은 열정을 머금은 방패다. 이 창과 방패는 서로의 장점은 부각하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불꽃 같은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두 사람이 다르다 보니 밸런스를 맞춰가는 재미가 있어요. 예린이가 잘하는 노래에서는 제가 그 포인트를 찾으려고 노력하죠. 그래서 처음 접하는 노래라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생기죠."(박지민)

"밸런스를 조율할 수 있는 팀이라서 더 좋은 것 같아요. 많이 배울 수 있거든요. 저 역시 지민이가 잘하는 부분을 캐치하려고 노력하죠. 일종의 숙제처럼요."(백예린)

서로 성격이 닮아가고 있기도 하다. 박지민은 "제가 '업'이 많이 되는 편인데 예린이 덕분에 침착해졌어요. 절제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조금 생긴거죠"라며 즐거워했다.

데뷔 당시 말이 거의 없던 백예린은 "지민이는 참 말도 잘 하잖요. 저는 사람들 앞에 나서 본 적도 없고 1대 1 대화를 할 때도 낯을 가리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지민이 성격 때문에 요즘은 대화도 많이 하고 전달하고 싶은 말을 많이 생각해서 잘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눈을 빛냈다.

피프틴앤드가 데뷔 1년7개월만에 발표한 첫 정규 앨범 '슈거(Sugar)'는 그간 무럭무럭 자란 생각과 외모만큼 음악적으로도 부쩍 성숙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특히 앨범제목과 동명 타이틀곡인 '슈거'가 그렇다. 설탕가루를 사랑에 비유한 노랫말만 보면 다소 쉬운 노래일 듯하다. 그러나 그루브가 넘실대는 최신 R&B 솔로 대중적인 코드는 아니다. '아이 드림' '섬바디' 등 그간 15&와 작업해온 심은지·디즈·앤드루 최가 공동 작곡했다.

소녀들이 소화하기에 다소 어려워보인다. 하지만, 박지민·백예린은 이런 선입관을 머쓱하게 만든다. 능수능란하다. 대중적인 싱글 뒤에 감춰졌던 두 소녀의 실력이 만발하는 곡이다.

"장르적으로 잘 알려진 곡도 아니고, 악기도 많이 들어갔고, 비트도 빨라서 걱정을 했죠. 그런데 많은 분들이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이 있는 곡이라고 해서 한숨을 돌렸죠."(박지민)

"선공개곡인 '티가 나나봐' 활동 당시 막 몸을 움직이지 못해서 움찔움찔하고 답답했는데, '슈거'를 부를 때는 더 자유로워서 좋아요."(백예린)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아직 신인급인 피프틴앤드가 첫 앨범 타이틀곡으로 어려운 카드를 뽑았다는 점에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다.

"물론 대중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여러 장르를 시도해봐야 하는 때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노래가 사랑을 받으면 저런 노래도 부를 수 있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탐색해보고 싶었죠."(박지민)

대신 나머지 수록곡에서 대중성을 강조했다. "'슈거' 같은 곡도 들어주고, 다른 편안한 곡들도 많이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죠."(백예린)

앨범에는 이밖에 피프틴앤드 본인들의 이야기를 '별'에 빗대 표현한 '스타', 10대들의 능청스러움과 귀여움이 묻어나는 '샤이 마 보이(Shy ma boy)', 이별의 아픔을 흘러내리는 눈물을 비에 비유한 '레인 & 크라이', 자신을 떠난 옛 연인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표현한 '낫 투데이 낫 투모로(Not Today Not Tomorrow)'와 앞서 공개한 '티가 나나봐', 데뷔곡 '아이 드림' 등 총 10곡이 실렸다.

박지민과 백예린이 서로 융화된 모습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노래들이다. '샤이 마 보이'처럼 '창' 박지민에게 편한 노래, '레인 & 크라이'같이 '방패' 백예린에게 편한 노래가 있지만,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들답게 서로의 장점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며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다.

첫 정규앨범인만큼 기대가 크다. "계속 디지털 싱글만 나와서 답답한 면이 있었죠. 이번 앨범에 2년 전에 녹음한 곡도 있고, 기대가 많아요"(박지민), "라디오 등에서 노래를 부르면 저희 곡 말고 커버곡도 많이 불렀는데 이제 저희 노래가 많아졌으니 들려줄 것도 늘었죠. 호호."(백예린)

스스로들도 성장한 느낌이 든다. "예전 동영상을 보면, 애기 같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많이 변하기는 했죠."(박지민)

하지만 아직 '프로' 같지는 않다. "한참 배울 것이 많죠. 저희 소속사에 있는 '2PM', '미쓰에이' 선배님들을 보면은 노래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서 표현력도 대단하잖아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박지민), "아직 어려서 그런지 감정 조절을 잘 못하겠어요. 슬프면 슬픈대로, 기쁘면 기쁜대로 그대로 표현하거든요. 그런데 프로는 그러면 안 되잖아요. 조금씩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2년 전보다는 그런 부분이 변화한 것 같아요."(백예린)

음악 공부에도 한창이다. 박지민은 "만드 곡이 있는데 아직 부끄러워서 PD님(박진영)에게 노래를 들려주지 못했"고, 항상 노트에 노랫말을 쓴다는 백예린은 "PD님이 제가 처음으로 완성한 곡이 좋다고 말씀해줘서 기뻤다"고 말했다.

음악에 대해 내내 조곤조곤 진지한 태도를 취하던 박지민과 백예린은 성장한만큼 이상형이 변했는지 묻자 또래들처럼 깔깔거리며 부끄러워했다. 1년7개월 전 박지민은 힙합듀오 '리쌍'의 개리, 백예린은 래퍼 더블K였다.

"해맑게 구김살 없이 웃는 얼굴을 지닌 사람이 좋아요. 조정치 오빠 같이 웃는 분이요"(박지민), "저는 금방 사랑에 빠져서요. 그래도 대체로 목소리가 좋은 분이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포스가 있는 분이요. 김윤석, 박해일 선배님 같은 분들, 그리고 저에게 거리낌 없이 애정 표현을 해주는 분이 좋고요.(백예린)

그러나 역시 음악 얘기로 넘어가자 눈이 더 반짝거렸다. 무엇보다 청중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깨달아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노래를 잘해야하는 것 뿐 아니라 청중과 소통을 하는 점도 중요하다는 걸 알아가고 있어요. 팬들이 있어야 저희가 있기 때문에 같이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죠"(박지민), "가수로서도 중요하지만 사랑스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롤모델이 휘트니 휴스턴인데 그 분처럼 자신만의 분위기를 지니고 싶어요. 가수는 다양한 매력이 있어야 많은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있거든요."(백예린)

감동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던 이들은 그 울림이 혼자만 잘한다고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아가고 있다. 그렇게 어느덧 훌쩍 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