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제프 블래터(78·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회장직 5선 도전 의지를 나타냈다.
블래터 회장은 12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개최된 FIFA 총회 마무리 연설에서 "내년에 임기가 끝나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함께 지금의 FIFA를 만들어냈고 앞으로 새로운 FIFA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FIFA 같은 큰 단체를 과연 누가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여러분이 결정해 달라"고 전했다.
아울러 블래터 회장은 "나는 여러분과 함께 FIFA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5선 도전을 선언하는 직접적인 발언은 없었지만 블래터 회장은 에둘러 출마 의지를 드러내며 FIFA 회원국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1998년 주앙 아벨란제(브라질) 전 회장의 뒤를 이어 FIFA의 수장 자리에 앉았다. 이후 2011년에 4선에 성공하면서 2015년 6월까지 임기를 보장 받았다.
4선 직후 '앞으로는 더 이상 회장직에 도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던 블래터 회장은 시간이 흘러 임기 종료가 다가오자 조금씩 태도를 바꾸고 있다.
회장의 임기에 제한을 두자는 FIFA 개혁안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고 측근들에게 추대 압력을 넣었다.
블래터 회장은 국내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같은 80세라도 사람에 따라 일에 대한 열정은 다를 수 있다. 연령 제한은 오히려 차별이 될 수 있다"며 "만약 집행위원들이 차기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라고 요청한다면 거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밝혔다.
차기 FIFA 회장 선거는 내년 5월에 열린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이는 제롬 상파뉴(프랑스) 전 FIFA 국제국장뿐이다.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UEFA 회장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014브라질월드컵 종료 후 출마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한편 최근 2022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블래터 회장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UEFA(유럽축구연맹) 집행위원들은 지난 11일 카타르월드컵과 관련된 각종 스캔들의 책임을 물어 블래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의회에서도 블래터 회장은 카타르월드컵과 관련된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