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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돈카럼]교육개혁없는 일본의 미래는 없다

시사뉴스 기자  2001.10.01 0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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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 없이 일본의 미래는 없다


하고 싶은 과목만 공부하는 고등학교,

노력 없이도 갈 수 있는 대학이 일본 기반을 흔들어


1999년 9월30일
일본지방 소도시 동해촌에서 발생한 방사능 사고는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 우라늄을 취급하는데 양동이를 사용한 사실, 직원이 그것을 맨손으로
사용한 사실, 방사선의 의미조차 몰랐던 현장의 직원들. 실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일본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그 것에 대해서
일면 이해가 간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일본인들이 너무도 많다.


대학만 지어 놓고 보자

어디서 무엇이 잘못되었나? 1960년대부터 시작한 대학 대중화를 들 수 있다. 고도경제성장에 힘입어 대학 진학율은 70년대에 10%에서
30%로 급성장했다. 90년대에는 대학의 수용능력이 한층 확대되었고 진학율은 40%을 넘어섰다.

문부성은 베이비붐이 올 것을 예상해서 국토청과 합의 하에 전국종합개발기획을 세워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던 대학을 전국의 지방도시에 분산하였다.
문부성과 국토청의 이런 기획에 지방행정부들은 대학신설, 학부증설 등을 적극적으로 행하여 왔다. 현재 대학수용능력은 확대되었으나 대학입학
인구는 심각할 정도로 줄어들고 있다. 교육을 통해 어떤 인재를 키울까하는 생각보다도 대학이라는 상자를 전국에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
문부성의 발상이다.

진학율은 44.2%로 더 늘었다. 대학 진학자가 반수 가깝게 되는 것은 대학을 보편화했다고 말할 수 있으나 최고 레벨의 학문이 보편화된
지금 우스운 이야기지만 지적능력은 후퇴되었다.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고교와 대학을 연결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선택과목제, AO시스템 등이 학력저하의 원인

일본 고교이하의 특징은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하게 해 개성과 창조성을 기르겠다는 의도였다.
1980년의 지도요령을 개정하여 한층 더 학생들의 선택을 존중하도록 하였다.

문부성은 많은 학생들이 탈락하지 않고 졸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필수과목을 줄이고, 선택과목을 늘리는 것이 필요했다. 문부성은 대학입학
공통 1차 시험을 5교과 7과목체제로 변경했다. 대학진학 희망자들이 과열된 시험전쟁에 시달리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전체적인
학력저하를 가져오고야 말았다. 사실상 의무교육화한 고교까지의 교육은 학력저하 층의 레벨을 맞춰 전원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필수과목을 줄이고,
다른 방법으로 대학 진학자의 수준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갑자기 힘들어지는 교육시스템에 어리광이 몸에 밴 일본 학생들에게는 성공을
보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하나 기초학력 저하를 불러온 것은 AO시험 시스템이다. AO시험 시스템이란 한가지 특기가 있으면 누구나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제도이다.
AO입시는 주로 면접에 의해 결정된다. 일부 대학 보수파들은 AO제도가 미국식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미국에서는 SAT라고 하는 기초학력시험을
통해서 학력평가를 하고, 그 위에 논문 등을 제출해서 입학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평가한다. 또 학력평가 없이 추천장 하나만으로 입학이 결정되기도
한다. 99년도 6월 대학 심의회는 추천장 입학을 50% 인정한다고 했으며 단과대학은 상한선 없이 추천장 입학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공부성적이
별로인 학생, 학생이 잘 모여지지 않는 사립 단과대학 등은 백 번 찬성이지만 학력적인 면에서 볼 때는 학력저하를 피할 수 없는 형편이다.


기업에 입사할 수준이 못되는 고학력자들

JR동일본 운수회사는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대기업이다. 이 회사에 기술계 직원으로 입사하는 사원 중에서 65%는 대학원 졸업자이다. 그러나
그들의 지식수준은 30년 전 대학졸업자 레벨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문과 출신의 신입사원은 2/3 가 계산을 못한다. 사원 대부분이
대학졸업자임에도 불구하고 단순계산을 못한다고 야단치면 곧바로 그만둬 버린다고 이 회사 사장은 어느 잡지 인터뷰에서 울분을 터트렸다.

회사연수에서 처음 가르치는 것이 인사성이다. 대학출신 어른이 봉급을 받아서 일을 하기시작하기 전에 먼저 인사를 배우는 것은 세계의 상식으로
볼 때 괴현상이다. 어릴 때 배우고 몸에 익혀야 할 예의로서의 인사, 보통생활에서 배우는 전화 받는 방법 등을 취직한 어른에게 가르치는
것이 일본에서는 정상이다. 이 사장 말 가운데서 재미있는 것은 아침밥 이야기다.

JR회사에 입사하면 기차식당칸에서부터 일을 시작하는데 손님에게 최선을 다하여 서비스를 하는 것이 사원인데 아침을 먹고 오지 않아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있어 현기증으로 쓰러지는 사원이 많다고 한다. 대부분에 사원이 이러해 많은 비용을 들여 교육을 시키지만 가정에서 오랫동안 들인
습관을 고치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고 한다.


동경대 등 최고 엘리트도 지적수준이 낮다

문부성은 대학원중점화로서 구 7제국대학을 중심으로 대학원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특화된 정책 없이 그저 정원 채우기에 바쁜 인상을
주고 있다.

동경대 등 구제국대학은 정원을 채우기 위해 2차 모집까지 하는 실정이다. 취직할 곳 없는 학생들은 대학원을 가지만 결코 공부를 하기 위해서
찾는 것은 아니다. 문부성은 대학원 대중화로 정원을 늘리기 위해 대학의 졸업자격을 무시하기까지 하고 있다. 본래의 학문 체계가 무너지지
않는 한 기초지식이 없는 인간이 학문을 할 수 없다.

일본의 실질적인 지배자는 천황도 수상도 아니고 동경대 법학부를 나온 극소수의 인간들이다. 그러나 동경대출신 엘리트들이 지배해 온 관, 재,
정은 완전히 실패했다. 이것은 암기, 단순지식 습득자에서 볼수 있는 종합적 사고능력의 결핍과 한계를 말해주는 것이다.

외교관도 예외는 아니다. 국익을 위해 정치, 경제면에서 경쟁과 교섭을 하고는 있지만, 세계 정세 파악력이 부족하다. 자신들의 지식이 빈약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일반인들 앞에서는 최고의 엘리트 행사를 하는 것이 일본의 외교관들이다.

일본 엘리트 층의 파괴는 일본 전체의 파괴를 의미한다. 그 엘리트 층이 있기까지의 피라미드 구조의 기반들이 모두 약하여 붕괴직전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많은 지식인들이 얘기를 하고 있다. 그것은 절대적으로 교육의 수준을 높이자는
것이다.




舞 豚 <www.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