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손흥민(22·레버쿠젠)이 2014인천아시안게임 출전에 대해 말을 아꼈다.
손흥민은 2014브라질월드컵을 마치고 30일 오전 6시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아시안게임 출전을 얘기할 시점이 아니다. 월드컵의 아쉬움을 푸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처음으로 꿈의 무대를 밟은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는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고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는 월드컵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하지만 대표팀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한국은 1무2패를 기록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은 1998프랑스월드컵(당시 1무2패)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손흥민은 "선배님·코칭스태프·많은 팬들의 생각이 모두 같을 것이다.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개인적으로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월드컵이다. 첫 월드컵이었고 너무나도 큰 경험을 했다. 아픈 기억을 빨리 잊겠다"고 전했다.
그는 또 "대회가 끝난 뒤 선수들끼리 경기에 대해 특별한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 개인 시간을 가지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슬펐고 대한민국의 한 선수로서 월드컵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느꼈다. 선수들 모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대표팀의 준비 부족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은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직접 경기를 뛰는 것과 밖에서 보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브라질의 습도도 훨씬 높았다"며 "체력 훈련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경기 당일 그라운드 위에서 컨디션이 달라 달랐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결과적으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준비를 잘못했고 그로 인해 월드컵에서 1무2패라는 성적을 거뒀다고 본다"며 "월드컵에서는 잘 준비한 팀이 위로 올라가는 게 맞다. 우리의 준비가 잘 안 됐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성적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9월 인천에서는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22세인 손흥민은 23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에 출전이 가능하다. 병역 면제의 기회이기도한 아시안게임 출전 문제에 대해 그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은 내가 생각했던 큰 대회 중 하나다. 특히 이번에는 한국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출전을 희망하는 선수도 많고 나 역시 남다른 기대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아시안게임을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월드컵이 나한테는 너무나도 큰 아쉬움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은 차분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