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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주개발 부문... 美 관계 청산하고 中과 협력

강철규 기자  2014.07.01 13: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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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가 우주 개발 부문에서 중국과 밀월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30일(현지시간) 이타르타스 통신, 모스크바 타임스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열린 '러·중 엑스포'에서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유인우주선 개발 및 달과 화성 탐사 등에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와 중국이 위성항법시스템, 통신 등의 분야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 자체 위성항법시스템 '글로나스'와 중국 위성항법시스템 '베이더우'가 서로 잘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제안은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해 폐쇄적으로 운영했던, 기존에 고수하던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유대 관계를 고려하면 양국 간 우주분야 협력은 충분히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우주 분야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 그 이유다. G2로 부상해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중국으로서는 러시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또 러시아 입장에서는 부족한 투자로 인해 미국에 기술력으로 밀리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묘안인 셈이다.

앞서 유럽연합(EU)과 미국으로부터 각종 경제적 제재를 맞은 러시아는 지난 5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과의 협력 관계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드미트리 로고진 부총리는 "러시아는 2020년 이후에는 더 이상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ISS의 러시아 섹션(ROS)은 미국 없이도 버틸 수 있지만 미국 측(USOS)은 러시아의 지원 없이는 독립해서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ISS는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위스, 일본, 캐나다, 브라질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프로젝트다.

각국이 돌아가면서 우주인을 우주정거장으로 보내 유지·보수와 과학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2011년 예산 삭감으로 우주왕복선이 퇴역한 이후 우주인을 우주정거장에 실어 나르는 유일한 수단으로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은 2017년까지 우주인 ISS 왕복 여행에 1인당 7100만 달러를 러시아 측에 지불하기로 했으며, 앞서 지난 4월 말에도 미국 우주인 1명과 러시아 우주인 2명을 실은 소유스 우주선이 발사된 바 있다.

이에 더해 지난 10일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제네바군축회의에 우주 공간에서의 무기 사용을 금지하는 새로운 협정 초안을 상정했다.

우하이타오(吳海濤) 제네바 주재 유엔 중국 대리대사는 "우주 공간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우주 무기화 및 우주 군비경쟁 위험이 증폭된 가운데 우주 군비 경쟁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방해하고, 우주 공간에서의 안보 신뢰를 깨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는 이를 막기 위해 예방 조치를 내놓아야 하며 원천 봉쇄를 위한 법적 조치, 즉 명문화된 법률 문서를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올해부터 급격히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미국 등 서방과 반목하는 러시아에는 중국의 힘이 필요했고, 미국을 누르고 전 세계 패권국으로 오르려고 하는 중국에도 러시아의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