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장 피에르 주네
주연 : 오드리 토투
인육을 먹는 사람들에 관한 기괴한 동화 ‘델리카트슨’, 더 이상 꿈꿀 수 없어 조로하는 과학자의 슬픈 판타지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에어리언’ 시리즈 중 단연 돋보이는 시각적 스타일을 보여준 ‘에어리언 4’.
이 세 편의 영화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장 피에르 주네’의 신작이 나왔다.
이번엔 별난 여자 캐릭터를 내세운 로맨틱 코미디 ‘아멜리에’. 장 피에르 주네 감독 특유의 강렬한 시각적 효과와 무한한 상상력, 독특한
판타지의 세계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의 전작을 압도했던 우울하고 기괴한 분위기는 가셨다.
“이번엔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영화, 관객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를 원했다”는 감독의 의도에서도 읽을 수 있듯, ‘아멜리에’는
장 피에르 주네식 상상력에 따뜻한 시선과 유머가 더해졌다.
판타스틱의 성격도 달라졌다. 미지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던 종전과는 달리 현실을 기반으로 일상적인 감정을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빛을 내며 두근거리는 심장, 서로 싸우는 사진 속 사람들, 스스로 불을 끄는 스탠드 인형, 오르가즘의 순간 흔들리는 선반 위 그릇들, 물처럼
흩어지는 아멜리에 등 특수 효과를 통한 섬세한 감정 묘사가 흥미롭다.
사랑스러운 캐릭터 아멜리에를 연기한 여배우 오드리 토투는 이 영화로 세자르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급부상했다.
감독 : 빌 콘돈 / 주연 : 이안 맥컬린, 린 레드그레이브
1930년대 <프랑켄슈타인>, <투명인간> 등으로 헐리우드를 사로잡은 고전 공포영화의 거장 제임스 웨일.
그는 전쟁으로 인한 가난과 주교였던 할아버지, 교장선생님이었던 아버지로 인한 억압적인 환경 속에서 불우한 유년기를 보냈다.
이후 헐리우드로 이주한 그는 공포 영화 감독으로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으나 어느 날 자본의 논리에 따라 흘러가는 헐리우드 시스템에 반기를
들고 은둔생활을 시작한다.
이로 인해 기존의
헐리우드 시스템에 의해 철저히 배척받고, 동성애 스캔들과 함께 그는 매일 매일을 자살 충동증에 시달리며 쓸쓸한 노년을 보내게 된다.
끝내 자신의 저택 수영장에서 자살함으로써 생을 마감한 그는 평생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친구’를 찾아온 지독히 외로운 인간이었다.
‘갓 앤 몬스터’는 제임스 웨일 감독의 은퇴후 노년에 대한 영화이다. 헐리우드 최고의 감독으로 불리던 시절의 회상신과 함께 현재의 외롭고
쓸쓸한 삶을 교차시켜 보여준다.
연극 ‘아마데우스’ 등으로 토니상 수상 등 연기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이안 맥컬 리가 천재적인 재능을 선사 받았으나 동시에 인간으로서 가장
원초적인 외로움과 고독에 허덕였던 ‘제임스 웨일’ 감독으로 분해 걸출한 연기를 선보인다.
감독 : 김춘송 / 주연 : 김철, 김련화, 리영호
‘살아있는 영혼들’은
1945년 광복 직후, 일본 마이쓰루항에서 발생한 ‘우키시마호 폭파 사건’을 소재로 다룬 영화이다.
1999년 북한 제 1의 영화 제작사 ‘조선 예술영화 촬영소’에서 일본의 만행에 의해 조선인 5천여명이 수장된 사건을 영화로 만들겠다는
발표 이후, 지난해 10월 완성되기까지 이 작품은 북한 국·내외 언론들로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연예인으로서 최고 대우를 보장받는 공훈 예술가 김춘송의 연출하에 공훈 배우 김철, 공훈 배우 리영화, 인민 배우 정운모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북한 개봉 직후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한편 모스크바 영화제, 홍콩 영화제 등 굵직굵직한 국제 영화제에 초청 받아 호평을 받았다.
4천 톤급배와 연 7만여명의 엑스트라 동원 등 ‘살아 있는 영혼들’은 통상 북한 영화 제작비의 3-4배가 투입되었다.
특히 배가 폭파되고, 5천 여명이 물에 빠지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북한 최초로 컴퓨터 그래픽이 동원되기도 했는데, 그 작업에는 김일성
종합대학 컴퓨터실, 김책공대 컴퓨터실은 물론 5.18 영화 연구소 컴퓨터 전문가까지 CG분야의 북한 최고 엘리트들이 모두 참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펙터클한 화면과 전세대를 아우르는 인류 보편적인 휴머니즘 등 세계 영화 시장에서도 손색이 없는 북한판 ‘타이타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감독: 돈루스 / 주연 : 기네스 팰트로, 벤 에플렉
광고회사에 다니는 젊고 유망한 버디. 출장에서 돌아오기 위해 공항에 갔다가 폭설로 발이 묶인 남자에게 자신의 빠른 편 티켓을 양도한다.
한편, 남편의 귀로를 기다리는 애비. 이 전혀 다른 세계의 두사람에게 날아온 심야 속보는 버디가 탈 예정이었던 비행기의 추락사고였다.
버디는 죄의식에
괴로워하고, 애비는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진다. 몇 개월 뒤. 버디는 자신의 탓으로 불행해진 가족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애비를
만난다.
그러나 그녀 앞에 나타난 버디는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어느새 사랑에 빠지게 된다.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중압감과 어쩔 수 없는 끌림의 상반되고 복잡한 심경을 가진 버디와 슬픔의 밑바닥에서 씩씩하게 인생을 다시 설계하는
싱글맘 애비.
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괴로운 경험으로부터 다시 일어서려 한다는 것이다.
‘바운스’는 이 두 사람의 로맨스에서 연애의 현실과 운명에의 도박이라는 이야기를 끌어낸다.
‘세익스피어 인 러브’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획득하고 최신작 ‘리플리’에서 섬세한 연기로 호평받은 기네스 팰트로와 ‘굿 윌 헌팅’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 대작 ‘아마겟돈’과 ‘진주만’의 주연을 맡아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한 벤 에플렉. 두 사람의 커플 출연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포인트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