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사다리가 이중섭의
그림을 무대 위로 불러낸다. 극단 사다리의 예술감독이자 한국마임협의회 회장인 유홍영은 이중섭 그림을 보면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어디론가
계속 향하는,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움직임을 중심으로 떠오르는 그 이미지는 꾸준히 그림을 무대로 바꾸는 작업을 시도하게
하였으며, 1999년 ‘빛깔있는 꿈’으로 첫 번째 열매를 맺었다. 배우들과 워크숍을 통해 준비해 오던 작업들은 2001년 이제 ‘이중섭,
그림 속 이야기’로 보다 구체화되고 확장된다.
‘이중섭, 그림 속 이야기’는 인형, 종이, 광목천, 영상 등 다양한 오브제와 몸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이중섭 그림의 이미지를 무대에서
새롭게 형상화한다. 공연의 귀착점은 이중섭 그림에 대한 연출가의 해석이 될 것임은 당연하다. 이중섭 작품에서 이상향을 향한 그리움과 동심,
향토성 등을 읽는다는 연출가 유홍영은 이번 공연에서 각종 장치와 설정을 통해 이러한 정서의 전달을 유도한다.
일시 : 11월 11일까지 / 장소 : 동숭아트센타 소극장 / 문의 : 499-3487
만약 당신의 집이
낯선 사람에게 점령당한다면? ‘파티’는 이러한 전제 하에 밤 10시부터 12시까지 한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다. 남의 집에 침입해
기괴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과 겁에 질린 집주인. 파티는 갑작스런 공포에 대면한 인간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그려낸다.
침략자들은 마을 사람들이다. 집주인인 교수 부부는 무식한 이웃 주민들에 의해 자신의 터전을 잃을 것이 두렵다. 상류층인 집주인과 마을 사람들의
갈등은 계층간의 견고한 문화적 벽을 상징한다고 제작자는 밝힌다.
결국 연극은 아웃사이더인 이웃 사람들이 인사이더인 집주인을 몰아내는 것으로, 기존 사회의 지배질서를 뒤집는다. 서늘한 코미디극 ‘파티’는
비정상적이며 섬뜩한 ‘현실’의 은유이다.
일시 : 11월 2일-12월 2일 / 장소 : 연우소극장 / 문의 : 766-7482
연극이 아니다.
영화도 아니다. 영극이다. 영극은 기존의 단편적인 연극에서 벗어나 연극에 영화적 기법을 도입, 마임을 사용하여 각 장르의 장점만을 접목시킨
새로운 장르이다. 대학로 주변 극단들이 연극을 영화화하는 시도를 몇 차례 한 적은 있었으나 극단 ‘카메라부시기’처럼 본격적으로 영역을 확보한
사례는 없었다.
‘카메라부시기’는 지난 8월 말 명동에서 6일간 공연을 하면서 2000여명의 관객들을 모으는데 성공, 극본과 연출을 보강해서 장기 공연에
돌입했다. ‘team 영웅본색’은 영화 ‘영웅본색’을 연극, 영화, 밴드마임을 합친 퓨전스타일로 연출한 작품이다. 중간중간 자체 제작한
디지털 영화가 상영되고 밴드마임으로 극 전체를 표현하는 것이 독특하다.
일시 : 11월 24일까지 / 장소 : 열린극장 Play / ansdml : 743-6474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