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면세점 '위드 코로나' 앞두고 전열 정비 …입찰 흥행 이유는

2021.10.10 02:18:08

 

매출 연동 요율제 적용, 임대기간 최대 10년
위드 코로나 후 여행 수요 회복 기대감 작용
26일 김포국제공항 입찰 마감…현대 참여 주목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면세점 업계가 단계적 일상 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신규 지역 면세점 입찰에 도전장을 내밀며 전열을 정비하고 나섰다.

 

코로나19 종식 시기를 가늠할 수 없지만 백신 접종 증가로 해외 여행길이 점차 뚫리면서 움츠렸던 면세업계도 활기를 띌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가 고정 임대료가 아닌 매출 연동 '요율'을 적용하면서 당분간 임대료 부담을 덜고, 향후 규모의 경제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면세업계 '빅 4'의 눈치 싸움도 가열될 전망이다.

 

1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8일 오후 4시 김해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DF1) 운영자 선정 입찰 신청을 마감했다. 입찰에는 롯데와 신세계, 신라면세점이 참여했다.

 

지난달 8일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에서 진행한 현장설명회에는 현대백화점면세점까지 4개사가 모두 참석했지만, 최종적으로 현대는 불참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사업성 검토 결과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진행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 입찰이 3차례나 유찰된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간다고 하니 여행 수요에 대한 회복 심리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 연동 요율로 임대료를 지급하는 만큼 위험 부담이 적다는 점도 흥행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인천 국제공항공사는 코로나19로 여행객이 끊긴 상황에서도 무조건 1년간 고정된 금액을 내야 하는 고정 임대료 방식을 고수했다. 반면 김해공항은 매출액에 낙찰 영업요율을 곱한 금액과 공사가 정한 면세점 품목별 영업요율을 곱한 금액을 비교해 높은 금액을 부과한다. 매출이 적은 경우에도 고정 임대료 부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접종 완료자에게 사적 모임 제한 완화 등 인센티브가 적용되면서 조만간 해외 여행이 재개될 수 있든 기대감도 입찰 참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11월 9일쯤 단계적 일상 회복 시작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사업권을 따더라도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특허 기간이 최대 1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포스트 코로나 대비 차원에서도 무시할 수 없다. 직매입 구조의 면세점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꾀하기 위해선 사업 확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매장 수 등 규모가 커질 수록 대량으로 상품을 주문할 수 있어 저렴한 가격에 납품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오는 26일 마감하는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3층 출국장(DF1) 면세점 운영자 선정 입찰도 흥행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 품목은 담배와 주류를 제외한 화장품, 향수 등으로 732.2㎡ 규모다. 임대 기간은 5년이지만, 최장 10년까지 가능하다. 인천국제공항 역시 매출연동 임대료를 적용한다.

 

관전 포인트는 현재 김해공항과 김포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이 자리를 지키며 수성에 성공할 지, 신라·신세계 면세점이 추가 거점을 확보할 수 있을 지에 쏠린다. 업계에서는 신규 투자 비용이 적은 롯데면세점이 높은 영업요율을 써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포공항은 물론 김해공항도 현재로선 사업적 매력이 크지 않지만 특허 기간이 최장 10년이기 때문에 길게 보고 투자에 나설 수 있다"며 "특히 내년 인천국제공항 입찰을 앞두고 워밍업 차원에서 자존심 대결에 나서면서 향후 면세사업 확대를 위한 터닝포인트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 국제공항공사 역시 고정 임대료를 내는 방식 대신 여객수나 매출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임대료 개편 방향에 대해 연구 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역 결과가 나온 후 새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재입찰 공고는 사실상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면세점 실적 회복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3168억원으로 지난 6월 1조3479억원보다 2.3% 감소했다. 면세점 매출은 지난 5월 1조5687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국내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과 내국인이 감소하면서 다시 부진세로 돌아섰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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