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왕순 칼럼】 민주주의와 독재의 차이

2023.03.06 13:40:10

민주주의는 다름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을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하고 협치하는 과정이다. 그 출발은 나 아닌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의 생각과 의견을 인정하는 것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생각과 행동으로 배격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독선이고 독재이다.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 정치권의 모습이다.


여권인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서로 자신들은 민주주의이고 상대는 독재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실은 둘 다 독재에 가깝다. 대한민국 정치권은 여야 모두 안팎으로 독선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당권파가 다양한 당내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독선의 모습을 보이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서로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협치를 포기한 채 매일 싸우는 진영대결 정치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진영논리에 빠져 대화와 합의 대신 매일 싸우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말려 죽이고 있다. 한국 정치의 후퇴, 민주주의 고사의 원인은 양당 정치체제와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제도의 문제가 있지만, 책임 있는 지도자와 측근들의 의식이 더 큰 문제이다.


여권은 안으로는 대표선거를 앞두고 당권 장악을 위해 비당권파를 정치적으로 좌절시키고 줄 세우는 독선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대표선거를 시정잡배 수준의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렸다. 밖으로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제1야당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협치를 포기한 채 검찰을 앞세워 정치를 압도하고 과거 정부 지우기로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그 결과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30%대에 머물러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안팎으로 이재명 대표의 소위 ‘사법리스크’ 방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안으로는 일치단결을 외치면서도 내년 총선 공천권을 놓고 당내 분란이 일고 있다. 밖으로도 ‘사법리스크’ 방어에 당력을 집중하면서 국회 과반의석 이상 제1정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윤석열정부의 독주는 거리낌이 없다.


민주주의는 상식이고 이성의 영역이다.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힘의 논리는 독선이고 독재다. 87년 민주화 이전 시대는 민주주의의 암흑기인 ‘1인독재’의 시대였다. 지금 민주주의가 다시 암흑기로 들어서고 있다.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정치권이 싸움에 날밤을 새는 동안 시급한 민생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국민 삶은 힘겨워지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와 청년층의 생활고는 임계점이다. 여기에 한반는 위기가 고조되고 전쟁이 발발할지도 모르는 대결 국면이 고조되고 있다.


고사당하는 민주주의를 살리려면 지금 당장 여야 정치권의 각성이 필요하다. 그 출발은 입법부와 사법부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민생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협치를 시작하는 것이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법적 문제는 검찰과 사법부에 맡기고, 야당 대표로 인정하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민주당은 이 대표 법적 문제에 당당히 대응하면서도, 국회가 해야할 시급한 민생대책에 총력을 기울일 때다. 

 


글쓴이=백왕순 모자이크민주주의평화그룹 공동대표

 

 

 

 

 

 

 

 

 

 

 

 

 

전 내일신문 기자

전 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 부소장

전 평화재단 통일의병 대표

모자이크민주주의평화그룹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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