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을 떠났던 이용섭 전 의원이 더민주당에 복당했다.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밀실, 야합, 패거리 정치라고 비판하며 강하게 비판했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복당 국회 당대표실에서 복당기자회견에서“정부여당의 전횡을 막고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날 광주 시민들에게 “남들은 탈당하는 마당에 왠 복당이냐고 꾸짖고 말리신 분들이 참 많으셨다. 저 역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마음이 참담할 정도로 싸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제1야당의 추락은 그들만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고 국가적 불행으로 이어진다”고 이유를 댔다.
그는 또 “‘더불어민주당’은 민주시민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만들어진 60년의 정통성을 지닌 정당으로 특정세력의 정당이 아니고 ‘민주·복지·통일’을 추구하는 우리들의 정당”이라며 “질곡의 역사 속에서 민주주의를 쟁취했고,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을 당선시켜 민주정부 10년을 탄생시킨 자랑스러운 정당”이라고 의미부여 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인 이 정당이 분열세력에 의해 힘없이 무너지는 것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어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지방선거과정에서 저를 버렸지만 저는 더불어민주당에 다시 돌아 왔다”며 “3년전 당대표 경선에 나서며 외쳤던 ‘민주당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겠습니다’란 각오를 되새겨 본다”고 말했다.
실제 이 의원은 3년 전 2012년 대선 직후 김한길, 강기정 의원과 함께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경선에 나섰으나 안타깝게도 강기정 의원과의 단일화가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김한길 후보에게 밀려 낙선한바 있다.
◆광주 광산을 출마…권은희와 빅매치?
광주 출신의 무소속 이용섭 전 의원은 사실 광주의 아들이다. 지난 지방선거 다시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했지만 그는 옛집에 1년 8개월만에 복당했다.
광주 광산을 출마의사를 밝혔으니 현재 그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과 총선에서 맞붙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을 깨고 나간 권 의원을 꺾는다면 당당하게 개선문을 통해 위용을 자랑하며 입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2014년 6·4지방선거 때 새정치민주연합의 광주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윤장현 당시 광주시장 후보(현 광주시장)와 경쟁했다. 하지만 당시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김한길, 안철수 의원이 윤 시장을 전략공천하자 이에 반발해 탈당했다.
그는 탈당할 때에도 “당이 김한길, 안철수 지도부로부터 해방되는 날 돌아올 것”이라며 복당 의지를 피력했었다. 당내에서 ‘정책통’으로 평가받는 이 전 의원은 정책공약 준비단장 등 총선 관련 요직에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14회 행정고시 합격 후 재정경제부 주요직을 거쳐 관세청장과 국세청장, 대통령비서실 혁신관리수석비서관, 행정자치부, 건설교통부 장관 등 관료로서 경력을 쌓았다.
이어 광주 광산구을에서 당선돼 18대 국회에 입성한 뒤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 민주당 대변인을 지냈으니 경제통으로서 뿐만 아니라 입담이 보통이 아니다. 민주통합당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내며 정책입안에 브레인 역할을 했고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을 지냈고 현재 한반도 미래연구원 상임고문으로 있다.
전남대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그는 미시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성균관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밟았다. 녹조근정훈장과 청조근정훈장을 받았고 문화예술유권자총연합회에서 국정감사 우수의원상도 수상했다.
권은희 의원은 4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 서초, 수서,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을 거쳐 19대 국회(광주 광산을/새정치민주연합)에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했으며 19대 국회 후반기 국방위원회 위원, 새정치민주연합 법률담당 원내부대표, 원내대표 비서실장, 국회 예결산특위 위원 등을 거쳤다. 이 같은 이력 속에서 두 전·현 의원은 일전을 앞두고 있다. 선택은 광주시민들에게 달려있다.
그는 또 “‘더불어민주당’의 틀과 체질을 바꿔 2017년에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수권정당, 미래여당으로 우뚝 세워보고 싶다”고 포부도 드러냈다.
◆“호남민심 회복 위한 특단 대책 필요“
그러나 지역 정가에서는 이 전 의원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그리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그 이유는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윤장현 후보(현 광주광역시장)를 전략 공천한 김한길·안철수 두 대표의 독선과 오만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한데 이어 탈당을 강행,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려 했기 때문이다.이 당시 이 전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면서까지 광주광역시장에 대한 행보를 거두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 전 의원의 지역구인 광산구 을에서는 보궐선거가 치러졌고, 수억원에 달하는 애꿎은 세금만 낭비됐다는 지적도 한몫하고 있다.또한 자신의 정치적 목표(?)인 광주광역시장은 강운태 전 시장과의 경선에서 패배하며 2010년에 이어 두 번째 고배를 마셔야 했던 것도 이유다.
더욱이 그의 정치적 목표인 광주광역시장을 위한 행보가 이번 총선에 당선된 후에도 또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51년생인 이 전 의원의 나이도 걸림돌이다. 우리나라 나이로 하면 현재 66세이고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때에는 68세이다.
만약 당선이 돼 4년 임기제를 마치면 72세의 고령의 나이에 속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의 용퇴를 거론하면서 세대교체를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 시민들은 이 전 의원에게 “광주광역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내놓지 않으면 이번 총선에서 큰 지지세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기 전 “국회의원이냐, 광주광역시장이냐”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로 풀이된다.더욱이 이 전 의원은 “이해타산에 따라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철새 정치인이 아니라, 아무리 추워도 곁불 쐬지 않는 선비의 곧은 정신으로 바른 정치를 하고 싶다”며 “저의 심정을 널리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은 2014년 5월 22일 “무너진 민주주의와 광주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정의로운 광주’를 만드는데 혼신을 다할 것”이라며 광주광역시장 출마에 대한 절박한 심정으로 당을 탈당했다. 결국 자신의 정치적 욕심에 따른 이해타산으로 집을 버리고 뛰쳐나간 모양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이 전 의원의 심정을 광주시민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이 전 의원은 이번 4·13 총선에서 과거 자신의 지역구였던 광주 광산을에 출마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의원 중심의 ‘국민의당’ 합류를 결정한 권은희 의원과의 맞대결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