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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로코물’은 ‘초능력’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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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해영’ ‘별에서 온 그대’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장르 혼합 유행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90년대까지도 SF 장르가 좀처럼 안 통하는 나라로 여겨졌던 과거가 무색하게 최근 초능력 드라마가 안방극장에서 잇따른 인기를 얻고 있다. 그것도 ‘로맨틱 코미디’에서.남녀 간의 알콩달콩한 사랑에 초능력 캐릭터의 버무림이라는 이 어색한 조합은 어째서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일까.

방송가의 기존 편견을 깬 ‘너목들’

TV 드라마의 고전적 흥행 장르인 로맨틱 코미디에 초능력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뒤섞은 형태의 미스터리 로맨틱 코미디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 하면서 ‘판타지 로맨스’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케이블TV tvN에 방영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남자 주인공 박도경은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설정으로 긴장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초능력자와의 사랑이라는 코드를 유행시킨 드라마는 2013년 6월에 방영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라고 할 수 있다. 속물 국선전담변호사 장혜성과 사람의 마음을 읽는 신비의 초능력 소년 박수하의 러브스토리이자 사회성 짙은 스릴러물, 판타지 성장드라마였던 이 드라마의 흥행은 드라마계의 충격이었다. 이 드라마는 편성 당시
‘쉬어가는 작품’ ‘버리는 카드’로 인식될 만큼 기대가 적었다. 초능력 판타지나 스릴러가 전통적인 로맨틱 코미디 팬들에게 거부감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강했던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시청자는 이 같은 설정에 신선함을 느꼈고, 로맨스는 줄이고 미드식 스릴러를 전면에 내세운 방식에 젊은층이 열광하면서 기대와는 다른 성과를 거뒀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초능력은 아니지만 초능력에 가까운 의술을 가진 인물을 내세운 ‘닥터 이방인’과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여주인공을 등장시킨 ‘피노키오’ 등 판타지 캐릭터 유행의 시초가 됐다.

한류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쓴 ‘별그대’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같은 해에 시작한 ‘별에서 온 그대’는 초능력 드라마의 상징이자 한류의 대표작이 됐다. 400년 전 지구에 떨어진 외계남 도민준과 ‘왕싸가지’ 한류여신 톱스타 천송이의 로맨스를 담은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33.2%를 기록했고 ‘대장금’ 이후 중국에
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로 등극하며 한국식 ‘치맥’을 히트시키는 등 각종 사회 경제 문화적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는 달리 사회성은 없으나 공상과학적인 면이 부각되면서 판타지성과 멜로, 코미디가 더욱 강화됐다. 보편성과 대중성을 높이는 선택이기도 했다. 특히 드라마 사상 가장 비현실적이면서 인상적인 남성 멜로 캐
릭터 도민준을 탄생시켜 김수현을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SBS는 작년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연상시키는 ‘냄새를 보는 소녀’를 내놓으면서 초능력 드라마의 계보를 이어갔다. 3년 전 바코드 살인사건으로 여동생을 잃은 무감각적인 한 남자와 같은 사고를 당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이전의 기억을 모두 잃은 초감각 소유자인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특정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제공한 단서
로 각종 범죄 사건들을 해결해간다는 면에서 여러모로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닮았다. 하지만 흥행과 영향력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미치지 못했다.

로맨스물의 판타지적 속성 과장

로맨틱 코미디에 초능력자의 등장은 왜 유행 코드가 됐을까? 일차적으로 남녀가 연애하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라는 단순한 장르가 가진 한계 때문이다. 빠른 전개와 자극을 원하는 현대 드라마 흐름에 맞추기 위해서는 복합장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미스터리나 스릴러는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가장 손쉬운 장르다. 남녀가 만나 사랑에 성공하는 전개가 뻔히 예상되는 로맨스물의 한계를 극복하기에 딱 맞는 궁합인 것이다. 로코물의 주소비자가 여성인 만큼 신비스러운 남성 캐릭터를 만들기에도 좋은 조건이 됐다. ‘너의 목
소리가 들려’의 남자 주인공은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으로 범인을 찾고 미해결 사건들을 해결하지만 동시에 로맨스에서 여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이상적인 남자가 될 수 있다.

‘별에서 온 그대’의 남성 캐릭터는 외계인이라는 극한의 비현실성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멜로물의 남성상이기도 하다. 외모와 재력, 지성, 체력 등 여성을 보호하고 만족시켜줄 수 있는 전지적인 능력을 ‘외계’적인 영역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구에서 400년을 살아온 만큼 지혜롭고 지적이며 어른스럽지만 외모는 젊다. 초능력으로 위험에서 자신의 여자를 지켜낸다. 심지어 ‘시월드’도 없다. ‘별에서 온 그대’는 외계 초능력을 여성들이 꿈꾸는 남성의 이상적 능력으로 환치했다. 로코물의 단골 남자주인공인 재벌남이 이 드라마에서 서브 캐릭터에 불과했다는 것은 재미있는 설정이다. 남성 초능력자와 사랑을 나누는 여성 캐릭터가 모두 속물적이고 털털하거나 무식함 등 현실성이 부각됐다는 점은 초능력 캐릭터가 가진 의도를 더욱 명확하게 한다. 더 이상 왕자와 공주, 재벌과 평민이 사랑에 빠지고 여주인공을 구원하는 로맨스를 받아들이기는 힘든 시대다. 하지만 여전히 가부장적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여성의 구원 판타지마저 사라진것은 아니다. 초능력 로맨스물은 이 같은 이중적 대중심리를 반영한 결과다. 판타지를 현실처럼 만들었을 때는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 오히려 현실의 씁쓸함이 부각돼 불쾌하기도 하다. 하지만 대놓고 허구를 강조하면 판타지 자체를 즐길 수 있다. 대중의 현실감각이 높아질 수록 오히려 판타지가 창궐한다는 대중문화의 아이러니한 흥행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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