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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트렌드] 광고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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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공감, 부조리 지적... ‘광고 같지 않은’ 캠페인 성격으로 2030 겨냥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만큼 정직하게 대중의 욕구를 반영하는 매체가 있을까. 고도성장기에 허영심을 자극하는 아파트나 자동차 광고는 ‘럭셔리’란 단어로 함축되던 고품격 삶에 대한 대중의 갈망을 담았고, 트렌스젠더 하리수가 등장한 화장품 광고가 인기를 끌던 시절은 기성세대의 가치관과 권위주의의 전복을 꿈꾸던 X세대가 등장한 시점이었다. 그렇다면, 이 시대 광고는 대중의 어떤 내면을 담아내고 있을까.


극심한 계급격차와 기득권에 대한 불만


최근 광고는 구매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초점을 맞춘다. “후배님, 내가 4학년이라 팀 과제는 빼줘”라며 조별과제를 후배에게 떠맡기는 선배에게 “그럼 선배님 이름도 뺄게요”라는 돌직구 멘트를 탄산음료의 청량함에 빗대 표현한 ‘스프라이트’ 광고, 직장인의 강압적 회식 릴레이의 고달픔을 담은 광동제약 ‘헛개차’ 광고 등은 조직문화를 통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내용이다.
오래전부터 숲을 푸르게 가꾸자는 환경 캠페인성 광고를 해왔던 유한킴벌리는 경쟁에 치인 현대인을 위로하는 공간으로서의 숲이라는 내용으로 확장을 시도했다. ‘공부해라 취업해라 결혼해라 애는 언제?’라는 자막 다음으로 숲을 걸어가는 인물을 보여주며 ‘내 속도대로 걸어도 여기선 괜찮습니다’는 간단한 카피로 위안을 준다.
최근 광고 트렌드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은 2030 구매자를 겨냥한 광고가 공감을 바탕으로, 사회적 세대적 문제 해소를 설득하는 캠페인성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경제불황과 취업난으로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사는 젊은 세대는 극심한 계급격차와 기득권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 광고는 이 같은 2030 세대의 불만을 읽고 사회적 경제적 약자로써의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당당하게 권리를 위해 싸워라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사이트 알바몬과 알바천국은 시간제 근로자의 고충을 코믹하게 담은 초기 광고에 이어 최저임금 알리기, 근로계약서 쓰기 운동 등 공익성 짙은 광고로 큰 호응을 얻어왔다. 특히 최저시급을 지키지 않는 악덕 업주에게 일침을 주는 알바몬의 광고는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알바몬은 당당하고 털털한 이미지의 아이돌스타 혜리를 앞세워 ‘알바당’을 만들고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라며, ‘알바가 갑이다’고 외치는 공격적 캠페인 광고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최근 알바천국 광고는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어떻게 사냐’는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아르바이트를 해도 하고 싶은 일을 당당하게 한다는 젊은 세대의 욕구를 그렸다. 하지만 화려한 아르바이트를 판타지로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 광고는 기존에 비해 큰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광고 트렌드가 더욱 명확해지는 대목이다.
페미니즘적 메시지를 담은 위스퍼 광고는 제품의 성능이나 장점은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광고 전면에 강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 ‘여자답게’라는 단어가 아무런 선입견이 없는 어린 여자아이에게는 ‘나답게’ 또는 ‘최선을 다해’ ‘자신있게’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반면, 성인 남녀에게는 연약하고 수동적인 의미로 학습돼 있음을 실험 카메라 형식으로 보여준다. ‘여자답게가 아닌 나답게’라는 위스퍼의 캠페인은 해당 제품의 주 구매층이기도 한 성차별에 불만을 가진 젊은 여성에게 박수를 받고 있다.



기업의 공익적 이미지 요구받는 시대


가장의 피로해소에서 건강한 청춘이란 광고 코드의 전향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던 ‘박카스’는 여자 친구를 통금시간에 맞춰 데려다주는 남자 친구, 청소부 아버지를 도와 새벽 노동에 나서면서도 공부마저도 잘 하는 학생이라는 보수적이고 건실한 청년 이미지를 내세운 광고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청년들의 애환을 위로하는 형태의 광고로 시대적 감수성을 끌어안았다. 콜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언어폭력에 시달리면서도 힘든 하루를 씩씩하게 이겨내는 모습을 표현했다.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또 다른 광고에서는 한 여학생을 짝사랑하는 남학생이 그녀의 이상형에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벅참을 느끼는 내용이다. 두 광고는 ‘나를 아끼자’라는 멘트와 함께 해당 제품이 위안과 희망을 주는 이미지로 표현됐다.
모든 삶의 가치를 포기한 이른바 ‘N포 세대’에게 도전과 희망을 권유하는 광고도 눈길을 끈다. ‘카스 맥주’ 광고는 ‘지원하지 않으면 떨어질 일도 없어, 고백하지 않으면 차일 일도 없지, 시도하지 않으면 실패할 일도 없고, 꿈이 없다면 힘들 일도 없을거야’라며 ‘N포 세대’의 마음을 말한다. 하지만 이 광고는 ‘하지만 혹시 알아? 이번엔 성공할지’라며 제품에 도전적인 이미지를 불어넣음과 동시에 2030세대에게 응원을 전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는 이 광고의 핵심 메시지다.
최근 매일유업 ‘카페라떼’는 ‘썸 없는 날 서명운동’이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썸’과 ‘사랑’에 관련된 다양한 영상으로 이루어진 유튜브 광고는 제품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이슈와 공감을 이용한 방식으로 성공을 거뒀다. 결혼과 연애라는 책임에 버거움을 느껴 ‘썸’에서 발전하지 못하는 청춘에게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문화평론가 김연수 씨는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인터넷의 발달로 담론의 장이 많아지면서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계층적 인식과 부조리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다”며, “이 세대들이 불평등 시스템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고 기업의 도덕성에 큰 가치를 두는 만큼, 공익적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캠페인 광고 트렌드의 배경을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광고 아닌 척하는 광고가 요즘 대세”라며, “소비자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질수록 광고의 공익성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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