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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스크린으로 만나는 ‘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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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역사 문화 담은 걸작, 국제대회 배경 스포츠물 등 개봉 잇달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스포츠와 국가, 국가와 개인의 연결고리가 희미해지면서 국제경기에 대한 관심이 쇠퇴하는 시대에 각종 테러 등으로 불안정한 분위기와 세계경제 침체까지 겹치면서 리우 올림픽에 대한 괌심은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올림픽 특수를 노린 개봉작들은 올림픽 기간에 맞춰 어김없이 대기 중이다. 이 작품들은 기존과 다르게 전형적인 스포츠물보다는 브라질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명작의 비중이 조금 더 높은 것이 특징이다.


날카로운 사회 비판 ‘보이 앤 더 월드’


4일 개봉한 ‘보이 앤 더 월드’는 뛰어난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으며 47개 영화상을 휩쓴 명품 브라질 애니메이션이다. 제38회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그랑프리와 관객상을 동시에 수상하고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애니메이션에서 최고 권위를 지닌 유럽과 미국의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데 이어, 150여 개 영화제에 초청받고, 80개 이상 국가에서 개봉되는 등 전세계적인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해외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얻어낸 이 작품은 브라질의 애니메이션 감독 알레 아브레우의 두번째 장편이다. 도시로 일자리를 구하러 떠난 아빠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소년과 그의 눈에 비친 거대한 어른들의 세계를 동화적인 감성과 환상적인 색채로 그려낸 이 영화는 현대 사회의 모순과 진실을 섬세하면서도 예리하게 그려낸 우화다.


이 작품은 독창적인 그림 스타일과 화려한 색감으로 이목을 끌었을 뿐 아니라, 사랑스러운 비주얼 속에 담긴 재기 넘치고 날카로운 사회 비판 메시지로 한층 더 주목을 받았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도시화와 세계화, 자본주의와 인간 소외에 대한 상상력 넘치는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하다.


구름 속 매연으로 시작된 산업화의 그림자는 목화 농장과 카우보이 복장의 농장주, 직물 공장과 공장주를 묘사하면서 불평등한 세계를 암시하고, 삭막한 대도시의 풍경은 끝이 보이지 않는 슬럼, 영혼을 잃은 지친 표정의 통근자들, 지나친 소비주의, 미디어 광고의 범람, 산업화로 인한 가족해체 등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어떤 특정 나라가 아닌,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전지구적으로 확산되는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 현상을 비판하는 ‘보이 앤 더 월드’에서는 기계와 인간, 부와 가난, 전쟁과 평화가 대립하고 시위대와 진압군이 그 대리전을 치른다. 이어서 색채와 자연과 음악과 자유를 상징하는 화려한 색의 불사조가 기계와 군대와 미디어를 상징하는 검은 독수리와 치열한 전투를 벌일 때 영화의 스토리는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알레 아브레우 감독은 애니메이션 형식의 ‘보이 앤 더 월드’ 안에 열대 우림의 대규모 벌목과 환경오염의 실상을 기록한 실사 영상을 삽입함으로써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환경 파괴를 경고한다. 놀라운 상상력과 환상적인 이미지를 통해 현대 사회의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발전, 사람들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불평등한 체제를 비판하는 이 애니메이션은 세상의 어둠에 맞서 함께 노래하는 사람들, 마음 속 고향을 찾아 험난한 여정을 택하는 사람들을 그려내면서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역사를 꿰뚫는 판타지 대서사 ‘리우 2096’


‘리우 2096’은 ‘보이 앤 더 월드’와 함께 최근 브라질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제37회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전세계를 뜨겁게 달군 화제작이자 브라질 역사를 꿰뚫는 판타지 대서사다.


원히 죽지 않지만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운명을 지닌 한 남자의 600년에 걸친 사랑과 분노의 이야기를 담았다. 죽으면 새로 변하는 인디언 전사와 자나이나라는 아름다운 여인의 사랑 이야기를 축으로 브라질의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과 실제로 일어날 법한 미래의 역사를 꿰뚫는 작품이다. 브라질 영화로는 최초로 제37회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으며, 제4회 BraPeq 브라질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 제6회 스트라스부르그 판타스틱 영화제 관객상 수상, 제10회 라틴 비트 영화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수상, 제46회 시체스 영화제 애니메이션 부문 노미네이트, 제14회 리우데자네이루 국제영화제 프리미어 브라질 부문 노미네이트, 제24회 스톡홀름 영화제 라틴의 비전 부문 노미네이트 등 세계 유수 영화제들을 석권하며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브라질 애니메이션을 예술영화의 한 장르로 격상시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평단과 관객 모두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루이즈 볼로네지 감독은 6년에 걸친 제작 기간 동안 역사학자와 인류학자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고증을 거쳤고, 브라질 역사에서 중요한 시대를 선별해 ‘리우 2096’의 줄거리를 완성했다. 1500년대부터 2096년까지 몇 세대에 걸친 브라질 역사가 상상력 넘치는 효과와 함께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가운데, 시대에 따라 그 설정을 달리하며 펼쳐지는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무려 600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펼쳐지며, 각 시대를 거칠 때마다 이들은 압제자에 대항해 생사를 건 투쟁을 벌인다. 우리 역사와도 많은 부분이 닮아 있는 브라질의 과거사와 폭력의 지배에 굴복하지 않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뜨거운 공감대를 형성한다.


스포츠 감동과 가족주의의 결합 ‘국가대표’


11일부터 16일까지 충북 제천에서 열리는 ‘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개막작으로 브라질 영화 세르지오 마카도 감독의 ‘바이올린 티처’를 선정했다. 남미 최고 오케스트라 단원을 꿈꾸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오디션에서 탈락한 뒤 상파울루의 슬럼가 공립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고 싶어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라에르트가 리허설과 수업 사이에서 겪는 갈등과 선택의 과정 등을 보여준다.


10일 개봉예정작인 ‘국가대표2’는 올림픽 시즌에 국제경기를 배경으로 한 전형적인 스포츠물이다. 2009년 여름, 약 84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스포츠 영화 1위를 기록한 ‘국가대표’가 7년 만에 후속편을 냈다. 역경을 딛고 묵묵히 자신들의 꿈을 향해 날아가는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의 이야기를 담아낸 전편에 이어 대한민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창단 과정을 모티브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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