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여름 휴가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고 거래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개발 호재지역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값 상승 폭이 확대됐다.
경기와 인천 역시 다시 가격 오름세가 커지는 모습이다. 다만, 신도시는 리모델링시 내력벽 철거 방안이 유보되면서 상승폭이 둔화됐다.
휴가 끝물…서울 아파트값 6주만에 상승폭 확대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0.17% 오르며 6주 만에 다시 오름폭이 커졌다. 재건축 아파트는 0.33%, 일반아파트는 0.13%로 상승폭이 커졌다.
지난 6월 말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0.19%)를 기록한 이후 상승폭이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휴가철이 끝나가면서 개발 호재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살아나고 있다.
강남구는 삼성동 한전부지, KTX수서역, 재건축 분양 등의 개발 사업이 다양하게 이뤄지면서 거래가 꾸준하다. 개포동 대치가 1500만원, 압구정동 구현대1·2·4·5차 아파트 가격이 5000만원 상승했다. 양천구는 재건축 기대감에 목동, 신정동 신시가지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1단지는 2500~3000만원 올랐다. 자치구별로는 양천(0.45%), 강서(0.36%), 서대문(0.32%), 강동(0.27%), 강남(0.26%), 영등포(0.18%), 중랑(0.17%), 송파(0.16%), 구로(0.14%), 동작(0.11%) 지역이 올랐다.
경기·인천도 전주보다 상승률이 커져 0.05% 올랐다. 광명(0.29%), 고양(0.13%), 과천(0.12%), 구리(0.11%), 안양(0.08%), 군포(0.07%), 시흥(0.07%), 화성(0.07%) 지역이 상승했다. 신도시는 리모델링시 내력벽 철거 방안이 유보돼 전주보다 둔화된 0.03% 오르는데 그쳤다.
일산(0.09%), 평촌(0.09%), 중동(0.08%), 위례(0.08%), 분당(0.02%), 판교(0.01%) 지역이 오른 반면에 파주운정은 0.06% 하락했다.
전세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서울 0.07%, 경기·인천 0.02%, 신도시 0.02% 각각 상승했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서대문(0.55%), 강북(0.36%), 강서(0.18%), 동작(0.18%), 중랑(0.17%), 구로(0.11%), 은평(0.11%) 지역이 올랐다. 반면 강동(-0.31%)과 송파(-0.01%)는 노후 아파트 중심으로 하락했다.
경기·인천은 광명(0.16%), 의정부(0.14%), 안산(0.11%), 시흥(0.08%), 구리(0.07%), 군포(0.06%), 파주(0.06%) 지역이 올랐다. 반면 과천(-0.63%)과 하남(-0.48%)은 떨어졌다. 신도시는 광교(0.12%), 동탄(0.06%), 중동(0.05%), 분당(0.03%), 일산(0.02%), 산본(0.02%), 판교(0.02%) 지역이 올랐다. 반면 파주운정(-0.11%)과 평촌(-0.05%)은 하락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주춤했던 거래시장 분위기가 다시 활기를 찾는 분위기"라며 "서울은 강남권과 양천구 목동 일대 재건축 기대감으로 가격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세, 개포 재건축이 견인
‘소형선호, 중대형 기피‘ 현상 심화
서울은 집단대출 규제제한에도 불구하고 강남·서초·압구정 등을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기대감에 주택매매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올 하반기 강남 재건축발 분양 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폭염 열기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개포동 아파트값이 지난 4월초 반포동을 넘은 이후 무려 20주간 연속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114와 업계에 따르면 8월 둘째주 기준 개포동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4402만원으로 강남권 1위를 기록했다. 반포동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4141만원이다. 두 지역간 격차는 (3.3㎡당) 261만원으로,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환산해서 계산해보면 두 지역의 집값 차이는 9000만원 정도다.
부동산 업계는 10여년간 지지부진하던 개포지구 재건축이 가시화되면서 그 기대감에 개포동 아파트 값이 급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저(低)금리 지속에 따른 유동성 확대,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전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올 3월까지만 해도 개포동 아파트값은 반포동에 뒤졌다. 1월 개포동 아파트값은 평균 3921만원으로 반포동(3966만원)보다 45만원이 낮았으나, 그 격차는 3월25일 8만원까지 줄어들더니 4월1일부터는 개포동(3967만원)은 반포동(3958만원)을 9만원 차이로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4월 둘째주부터는 강남 최초로 3.3㎡당 평균 아파트값이 4000만원을 기록했다. 개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블래스티지'가 개포동 집값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개포동은 지난달 말 처음으로 3.3㎡당 평균 4500만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7월 분양 예정이었던 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 물량인 '디에이치 아너힐즈'를 둘러싼 기대감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개포동을 중심으로 한 개포지구는 올해 첫 재건축 사업을 시작으로, 향후 32개의 재건축 단지가 순차적으로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향후 개포주공 3단지에 이어 개포주공 1·4단지 등의 재건축이 차례로 진행될 예정인 만큼 이 일대 아파트값은 지속적으로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서울 분양시장에서 '소형 아파트 선호, 중대형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규 분양아파트의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공급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중대형 아파트 비중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까지 서울지역에서 분양된 새 아파트 물량은 총 1만5980가구로 이 중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비중이 역대 최고치인 45.1%(7205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 26.1%였던 것에 비해 20%p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에 비해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전체 물량의 8.5%인 1353가구가 분양되는 데 그쳤다. 지난 2000년은 중대형 아파트 비중이 31.6%로, 소형(26.1%)보다도 높았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인구구조가 핵가족화되고 1∼2인 가구가 증가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안목치수 도입과 발코니 확장 허용, 신평면 개발로 소형 아파트의 실사용 면적이 확대된 것도 소형아파트 선호도를 높이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런 수요 변화는 서울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전용 85㎡ 초과 중대형 비중이 9.4%에 그치며 2000년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소형 아파트는 44.8%로 역대 최고였다.
일각에서는 소형아파트 공급 비중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중대형 아파트 희소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빠르게 바뀌는 1인가구 증가로 인해 중대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는 제한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서울의 경우 신규 분양물량의 90% 이상이 재개발·재건축으로 공급되는데 최근 조합원 선호도가 반영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도 중대형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고가주택이 몰려 있는 서울에서 점점 중대형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