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나는 나 자신과 내가 하는 일을 믿어야만 한다. 그것은 오만한 믿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내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것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그 누구도 다른 이들이 만든 잣대에 자신의 삶을 맞춰 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과감하고 실험적인 촬영 기법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온 포토그래퍼 닉 나이트(NICK KNIGHT). 대담한 표현, 새로운 시선, 혁신적인 메시지를 담으며 패션 포토의 한계를 넘어서 자신만의 예술적 세계를 창조한 닉 나이트를 만난다.
넓은 스펙트럼에서 독자적 스타일 구축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대림미술관은 2017년 3월26일까지 포토그래퍼 닉 나이트의 전시 ‘거침없이, 아름답게’를 국내 최초로 개최한다.
1958년 영국 런던 출생의 닉 나이트는 1980년대 중반부터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톰 포드(Tom
Ford), 비요크(Bjork), 레이디 가가(Lady Gaga), 케이트 모스(Kate Moss), 보그(Vogue), 아이디(i-D) 등과 같이 독
창성의 선두에 있는 크리에이터들과 지속적으로 협업해왔으며,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The V&A Museum, London), 사치갤러리(Saatchi Gallery), 보스턴미술관(The Museum of Fine Art, Boston)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또한, 2000년도에 설립한 웹사이트 쇼스튜디오(SHOWstudio)를 통해 아티스트들의 영감과 창작과정 등의 실험적 콘텐츠를 대중에게 실시간 공개함으로써 연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포토그래퍼인 닉 나이트는 사진과 디지털 그래픽 기술의 결합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시도한 1세대 작가로, 스스로를 이미지-메이커(Image-Maker)라 칭하며 다큐멘터리에서 패션 사진, 디지털 영상에 이르는 넓은 스펙트럼에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해 2010년 대영제국훈장(ODB)을 받았다. 또한,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 입생로랑(Yves Saint Laurent), 보그 (Vogue) 등의 세기의 디자이너 및 매거진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로 브리티쉬 패션 어워드(British Fashion Award, 2015) 등에서 수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형식의 대담한 파괴로 만들어진 이미지
이번 전시는 다큐멘터리적 시선부터 인종 동물보호 등의 사회적 메시지를 포용한 패션 캠페인, 그리고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이미지로 거침없이 변신한 닉 나이트의 작품들을 총망라해 선보인다.
여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1970년대 영국의 시대적 혼란이 만들어 낸 권력에 저항하는 청년집단을 포착한 ‘스킨헤드(SKINHEADS)’와 아이디(i-D) 매거진의 의뢰로 100명의 셀러브리티들을 개성적인 스타일로 촬영한 ‘초상사진(PORTRAITS)’ 시리즈를 시작으로,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 질 샌더(Jil Sander)등 패션디자이너와 오랜 기간 함께 작업하여 탄생한 ‘디자이너 모노그래프(DESIGNER MONOGRAPHS)’ 를 만날 수 있다.
3층에서는 세계적 크리에이터 및 브랜드의 캠페인 화보를 통해 ‘미’의 전형적 가치관에 도전하는 ‘페인팅 & 폴리틱스(PAINTING & POLITICS)’, 정밀한 질감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회화와 사진의 경계를 허무는 ‘정물화 & 케이트(STILLLIFE & KATE)’를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알렉산더 맥퀸과의 오랜 협업을 회고하는 영상과 3D 스캐닝 등의 실험적 표현기법을 결합한 최신작들로 구성된 ‘패션 필름(FASHION FILM)’을 한 공간에서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닉 나이트의 사진과 영상 인스톨레이션 등 100여점 이상의 대표작품들을 통해 삶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대한 통념을 끊임없이 깨트려온 그의 예술적이고 전위적인 시도들을 조명한다. 기존 형식의 대담한 파괴로 만들어진 이미지들은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충격을 안기고, 낯선 것과 마주했을 때의 두려움 뿐 아니라 설렘도 선사한다. 닉 나이트의 작품 속에 담긴 그의 독창적인 시선과 강한 메시지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만의 시선을 세상에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