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세계사진계의 새로운 동향을 선보이고 신진작가 발굴과 위상을 제고하는 아시아 최대 사진예술축제 ‘2016대구사진비엔날레’가 11월3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봉산문화회관 등지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주목할만한 프로그램을 살펴보았다.
아시아의 상황과 환경에 대한 실험적 표현
지난 2006년 처음으로 개최된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며 아시아 최대의 사진축제로 성장해 가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주제로 33개국 300여명의 정상급 작가들과 기획자들이 참가했다. 이번 주제는 후기 인상파 고갱이 인간 존재의 이유, 근원 그리고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 제목에서 차용해 정해졌다.
주전시는 20여개국 9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 ‘아시안 익스프레스(ASIAN EXPRESS)’다. 20세기 후반 급격한 변화를 겪는 아시아의 상황과 환경에 대한 실험적 표현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특별전 ‘사진 속의 나(Me in the Photography)’는 삶과 미에 대한 증명, 다층간의 공유를 위한 셀프 포트레이트 사진가의 작품들을 전시했다. 또 하나의 특별전 ‘一以貫之(일이관지·One principle runs through it all)’는 하나의 세계관을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세계 사진 무대에 진출하기 위한 신진작가의 등용문인 ‘포트폴리오 리뷰’, 비엔날레 발전방향과 현대 사진의 담론을 논의하는 ‘국제사진심포지엄’ 등도 준비돼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생생한 구호 현장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스마트폰 사진촬영대회 등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는 사진공모전을 개최하고 비엔날레 마스코트의 선정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접근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체험 프로그램이 많은 것은 이 같은 기획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최초로 문화예술회관에 포토 스펙트럼 큐브(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해 대중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며 사진의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전행사로 8월 한 달간 대구 도심 거리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웃는 모습을 촬영한 ‘소所소笑한 행복사진관’ 작품은 대형 현수막으로 제작해 걸렸다. ‘근대골목 사진촬영투어’도 시민이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국경없는의사회(Medecins Sans Frontieres/MSF) 한국 사무소가 참여해 선보인 사진은 국제사회의 최근 이슈를 생생히 보여준다. 사진전 기간 동안 국경없는의사회 인도주의 활동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 20여점이 메인전시에서 선보인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사진전을 통해 일반 대중도 국제 의료 구호 현장을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난민’이라는 큰 주제 아래 시리아 이라크 예멘 남수단 부룬디 등 지역의 난민과 실향민을 렌즈에 담았다. 분쟁 지역과 치안이 불안정한 지역에서 난민들이 처한 참담한 환경을 조명하고 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중해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색 및 구조’ 활동이다. 어두운 파도가 작은 난민 보트를 집어삼킬 듯 덮치는 광경, 긴급한 구조 활동과 대조되는 지중해의 아름다운 노을, 고무 보트 가장자리로 밀려나 간신히 매달려 있는 난민들의 모습 등을 기록했다. 사진은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직원들과 전문 사진가들이 일선에서 촬영한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지중해에서 구조선 3대를 운영해 죽음의 위기에 놓인 난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피난 여정 중 지중해에서 사망한 사람은 올해에만 3198명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