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단풍’의 계절이 왔다. 가족들과 함께 가벼운 걸음걸이로 가을 정취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절경으로 유명한 국립공원의 완만한 산책로는 가족 나들이 코스로 좋다. 먹고 보고 즐기는 오감 체험을 원한다면 지역 단풍 축제도 추천한다.
물 바람 새소리… 형형색색 물든 산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선정한 ‘걷기 좋은 국립공원 단풍길 10선’은 등산보다는 완만한 산책길로 아이들과 동반 여행에 제격이다.
설악산국립공원의 비선대 코스는 설악동 탐방지원센터에서 비선대를 거쳐 천불동계곡으로 이어지는 3.0km(편도) 구간이다. 완만한 탐방로를 따라 계곡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비선대 초입까지는 휠체어와 유모차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단, 설악산국립공원 계곡길을 찾을 때는 낙석 위험 표시가 있는 곳을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속리산국립공원 세조길은 법주사~세심정까지 이어지는 2.4km의 저지대 탐방로로 목재데크, 황톳길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일부구간은 계곡과 저수지를 접하고 있어 물에 비추어진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지리산국립공원 직전마을에서 삼홍소로 이어지는 3.0km의 길은 지리산 피아골 계곡의 대표적인 단풍 명소다. 삼홍소 구간의 계곡 길을 따라 걷다보면 귀로는 물 바람 새 소리를, 눈으로는 형형색색 고운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
월악산국립공원 만수계곡 자연관찰로는 단풍과 계곡이 어우러진 2km의 무장애 탐방로로 어린이뿐만 아니라 노인, 유아를 동반해 가을 단풍을 즐기기 적합한 탐방로다. 특히 관찰로 초입에 야생화 단지가 조성돼 있어 월악산의 다양한 야생화와 단풍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폭포 바위 등 주변과 어우러진 장관
치악산국립공원 구룡사에서 세렴폭포까지 계곡을 따라 걷는 3.0km 구간은 계곡내 폭포와 바위가 멋진 조화를 이뤄 한폭의 수채화 같은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하늘로 치솟은 침엽수림과 어우러진 단풍이 장관이다. 생태학습장과 구렁이 인공증식장이 조성돼 있어 아이들의 생태교육도 병행할 수 있다.
역사문화자원과 어우러진 단풍코스도 선정됐다. 내장산국립공원의 백양탐방지원센터에서 백양사까지 이어지는 1.8km구간에는 백양계곡을 따라 붉게 물든 아기단풍나무 외에도 수령 700년된 갈참나무와 비자나무 군락지가 있다. 고불총림 백양사, 쌍계루, 일광정 등이 함께 어우러져 풍성한 가을을 만끽하기에 좋다.
덕유산국립공원 구천동에서 백련사까지 4km의 완만한 계곡길을 따라 걷다보면 붉게 물든 덕유산을 만날 수 있다. 탐방로 계곡 건너편에는 옛 선인들이 거닐던 ‘구천동 옛길’이 복원돼 단풍으로 짙게 물든 오솔길도 경험할 수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복곡2주차장에서 보리암까지의 1.9km 능선길과 주왕산국립공원의 절골 탐방지원센터에서 대문다리까지의 3.5km 구간은 사찰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가을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도심에서 가까운 단풍 명소로 북한산국립공원의 둘레길인 우이령길을 추천한다. 우이령길은 서울 우이동에서 경기 양주시 장흥으로 이어지는 길로 사계절 중 특히 가을이 아름다운 곳이다. 우이령길은 하루 1000명으로 예약인원을 제한하고 있어 국립공원관리공단 예약통합시스템(reservation.knps.or.kr)을 통해 사전에 신청해야한다.
문화행사와 함께 즐기기
단풍과 관련된 지역 축제도 가족과 함께 즐길 요소가 많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0월29일과 30일 양일간 구례군의 단풍공원과 피아골 일대에서 단풍축제가 열린다. 음악회, 섬진강 은어잡기 체험, 각설이와 함께하는 어울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지리산 둘레길 트레킹 1박2일 캠핑투어 등 부대행사도 열린다.
10월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소요단풍제가 소요산 야외음악당에서 개최된다. 소요단풍제는 1986년부터 시작돼 매년 10월말경이면 동두천시 전역과 소요산에서 펼쳐지는 동두천의 대표적인 축제 중 하나다. 이번 행사에서는 동두천시 여고생과 여성 시민을 대상으로 제4회 요석공주 선발대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동두천 민요보전회 전통민요 재현, 전문 초청공연팀, 문화예술 협회별 공연, 요석공주 선발 대회, 연예인 초청공연 등이 준비돼 있다.
10월28~30일에는 백양단풍축제가 열린다. 내장산 국립공원에 속해있는 백암산은 잎이 작고 색깔이 고운 일명 ‘애기단풍’이 일품이다. 백암사에 위치한 백양사는 거대한 바위를 배경으로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수려한 경관으로 유명하다.
10월28~30일까지 팔공산 갓바위 중앙광장 일원에서 대구 팔공산 단풍축제가 열린다. 단풍가요제, 단풍길 걷기대회, 인공 암벽 등반체험, 특산품 이벤트장 운영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팔공산은 9개의 올레길 코스가 있는 절경을 자랑한다. 특히 축제 기간은 팔공산의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480여 종의 단풍나무 품종을 보유한 ‘곤지암 화담숲’은 11월11일까지 단풍축제를 개최한다. 화담숲은 당단풍, 산단풍, 적피단풍, 고로쇠단풍, 중국단풍, 노르웨이단풍 등 다양한 품종을 자랑한다. 단풍 외에도 각종 야생화와 수목들이 즐비한 숲속 산책길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