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대한민국이 국정 공백 상태에 빠졌다. 미르·K스포츠재단 비리로 시작된 이번 사태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를 거쳐 박 대통령에게까지 칼끝이 향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野 추천 최순실 특검… 朴 7시간도 수사 대상
여야는 지난 14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제 시행을 합의했다. 이번 특검은 상설특검이 아닌 별도특검으로 진행되며, 특검의 수사대상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박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특검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의문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진실도 밝혀질 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특검안에 포함된 15개 수사대상에는 새누리당의 반대로 세월호 사건 당시 박근혜 대통령 7시간의 행적에 대한 부분이 수사대상에서 누락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제대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특검안에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사건'을 수사대상으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명시된 사항 이외의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따라서 우려와 함께 박 대통령의 당시 행적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존하고 있다.
7시간 동안 피부과 시술?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해 항간에는 수많은 루머가 나돌았다. 과거 '정윤회 비선실세' 사건이 터졌을 당시에는 박 대통령의 정인이 정씨라는 설이 퍼지면서, 박 대통령과 정씨가 함께 있었다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는 소문과 함께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이 굿을 하고 있었다는 루머가 생산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고발뉴스가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씨가 청와대로 성형외과 의사를 데려가 박 대통령에게 이른바 '연예인 보톡스 시술'을 받게 했다는 보도를 한 데 이어, JTBC가 최씨 모녀가 다니던 서울 강남의 모 성형외과 원장과 청와대 사이의 모종의 커넥션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 동안의 행적에 대한 루머가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고발뉴스는 최순실씨의 최측근들의 인터뷰를 전했다. 최씨의 최측근 A씨는 고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씨 주변에는 피부과 의사들이 많았으며, 그는 특히 불법 시술을 좋아했다면서 대통령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므로 피부 관리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최씨의 또 다른 측근 B씨도 "순실 언니에게 요즘 VIP(박근혜 대통령)가 예뻐졌다"고 말하자 "너도 소개해줄까"라고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뉴스는 성형외과 전문의의 말을 인용해 "연예인 보톡스 시술은 강남일대 피부과를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고, 시술비는 200~300만원선이다. 통상 100~200개 가량의 실을 피부에 매립한다"고 설명하면서 "피부 고통을 줄이기 위해 프로포폴 등 수면유도제를 이용하고, 시술에는 7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보도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알 수 없는 행적이 7시간이다 보니, 성형시술설이 더욱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JTBC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성형시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모 성형외과가 박 대통령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주로 대기업 오너 일가와 유명 연예인들이 찾는다는 이 성형외과의 고객명단에는 정유라씨와 최순실씨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인 '정유연'과 '최' 또는 '최 회장님'이라는 환자 명단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성형외과는 피부클리닉과 함께 화장품 업체와 의료기기 회사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행사에 동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에는 의료기기 업체가 중남미 4개국 경제사절단에 포함됐고, 9월에는 중국 경제사절단에 참여했다. 올해 5월에는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순방에 해당 성형외과 소속의 두 업체가 이름을 올려, 각 회사의 대표인 가족 2명이 박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했다.
해당 성형외과가 운영하는 화장품 회사에서 만든 화장품은 올해 청와대의 설날 선물세트로 선정돼 납품되기도 했다. 아울러 청와대 납품 등의 실적을 바탕으로 유명 면세점에도 입점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월에는 이 성형외과의 원장이었던 김모씨가 서울대병원의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위촉됐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일반 대학병원과는 달리 건강검진을 주 업무로 하는 곳으로 성형외과가 존재하지 않았는데, 김씨는 외과 외래교수로 위촉됐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김 원장이 위촉되는데 박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서창석 원장의 압력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씨의 처남이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의료기기업체가 지난 10월부터 서울대병원에 납품을 시작한 정황도 있다.
이처럼 이 성형외과의 '연예인 보톡스 시술' 시간이 7시간인 점, 그리고 해당 성형외과와 관련된 업체들과 인사들에 대한 박 대통령의 특혜가 쏟아진 점 등은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키는 요소들이다. 이번 여야가 합의한 별도특검이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동안의 행적을 밝혀낼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