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11·3 부동산 대책 등 대내외 불확실 요소로 수익형부동산이 주목받고 있다. 시중 금리보다 높은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에 머무르던 건설사들도 지역 특성에 맞게 상품을 세분화해 수요자의 구미를 당기는 맞춤형 수익형부동산을 선보이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익형부동산은 11·3 대책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중복 청약이 가능하고 전매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기존 분양시장의 투자 수요가 유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실제 초저금리 영향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수익형부동산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GS건설이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일대에 짓는 '평촌 자이엘라' 오피스텔은 지난 11월 7~8일 3개 군으로 나눠 진행한 청약에서 414실 모집에 1만1988건이 접수돼 평균 2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현대건설이 경기 광교신도시에 선보이는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모델하우스에는 지난 주말 3일간 1만2000여명이 다녀갔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급감한 분위기다. 대신 상가나 오피스텔 매물을 찾는 문의가 많아졌다. 아무래도 여유자금을 은행에 묶어두기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수익형부동산으로는 상가, 오피스텔, 원룸·도시형 생활주택 등이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대출 비중은 30~40% 정도만 받는 것이 안전하고 꾸준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발품을 많이 팔아 장기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오피스텔…"수익률 하락세"
오피스텔은 1억~2억원대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이나 대출을 끼고 최소한의 자금으로 임대 수익이나 시세 차익을 보는 소위 '갭투자'가 늘고 있다. 다만 오피스텔 임대시장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수익률이 매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5.57%로 나타났다. 2007년 이후 하락세가 이어진다. 업무지구를 배후로 둔 지역에서도 5% 임대수익률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급과잉 우려마저 나온다.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지난해 6만5738실에 이어 올해도 6만실 이상 쏟아질 것으로 보여 입지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공실 우려가 제기된다.
권 이사는 "그동안 인구 유입 대비 오피스텔 공급이 적었던 지역은 괜찮지만 전반적으로 매년 수익률이 소폭 하락하고 있다"면서 "(투자 대상은) 대기업, 관공서 이전 등 인구 유입이 활발하거나 교통, 지하철 역세권 도보 10분 이내 지역이 좋다"고 말했다.
상가 투자…"소비 트렌드 읽어야"
상가는 투자금이 3억~10억원대(실투자 금액) 이상으로 비교적 많이 든다. 올 3분기 상가 분양가는 3.3㎡당 평균 2558만원으로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각각 5.8%, 21.7% 상승했다. 서울과 경기 주요 택지 지구 내 상가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권 이사는 "배후 수요 대비 상업·업무 시설 공급 비율이 낮은 곳(5% 이내)을 선택해야 한다"며 "투자 경험이 적다면 이미 임대가 이뤄진 선임대 상가를 분양받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명수 미래에셋 수석 부동산 컨설턴트는 무엇보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소비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례로 미국 뉴욕의 유명 햄버거 체인점 쉑쉑버거의 국내 상륙을 들었다. 청년들이 다음날에도 사 먹을 수 있는 햄버거를 굳이 노숙까지 하며 오픈 첫날 먹으려고 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 컨설턴트는 "바로 SNS에 첫 번째로 인증 사진을 올리기 위해서"라면서 "이들의 심리와 감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태원 경리단길, 홍대와 합정동 모두 SNS로 상권이 형성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소문만 나면 역세권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찾아간다"며 "최근 부동산 흐름은 정서적이고 감성적인 것들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했다.
수익형부동산…"투자 시기 아니다"
대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 부동산 투자는 위험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익형부동산의 시장 억제 요인으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동향, 공급 물량 증가로 인한 수익률 하락 등을 꼽을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의 차기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가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것이 변수다. 일단 한국은행이 11월11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면서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 컨설턴트는 "지금은 투자 시기가 아니다"라며 "최상위 부자들은 이미 시세 차익을 남기고 부동산 시장에서 손을 뗐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면서 월세를 받으려고 수익형부동산에 관심을 두는데 이들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가 수익형부동산을 은행 확정금리처럼 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주택 임대 사업은 특정 지역이 아니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금리가 당장 오르지 않더라도 향후 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부동산을 갖고 있을 때 지출하는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수익이 났다면 빨리 정리해 현금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