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2016년 한해를 마감하며 새로운 2017년을 준비하는 시간이 돌아왔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유난히 추웠던 해인 만큼 각종 이슈의 중심에 선 인물들도 많았다. 시사뉴스가 올 한해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10대 인물을 꼽아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그룹의 3세대 경영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면서 그의 경영스타일, 공격적인 인수합병 등 삼성의 변화 등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렸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 발화 논란의 대책으로 단종을 선언하면서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글로벌 리콜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려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 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인 점은 높게 평가받았다. 하지만 경영상 막대한 손실과 삼성 브랜드 실추 및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제패의지에 차질을 빚게 됐다. 주목되는 점은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책임경영 행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 선임 직후 삼성전자는 약 9조원인 80억달러에 미국의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해 눈길을 모았다. RCS 사업을 위해 '뉴넷 캐나다'도 인수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꼽히는 최순실씨가 삼성그룹에 대규모 지원을 요구한 정황이 파악되며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에 오르자마자 큰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최근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사용한 립밤이 화제되기도 했다.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1위 손석희. 대중이 그에게 열광하고 있다. 그가 직접 진행하고 있는 '뉴스룸'은 수십년간 자리를 지킨 지상파 뉴스들을 단시간에 제압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JTBC는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심층적이고 현장 중심의 보도로 파장을 일으킨데 이어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사태를 특종, 심층 보도하며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쑥쑥 성장하고 있는 '뉴스룸'의 신뢰도·영향력 상승의 일등공신은 단연 손석희라 할 수 있다. 손석희는 냉철한 언변, 날카로운 분석과 함께 사실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뉴스를 다루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 점이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비리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에다 면세점 로비의혹을 둘러싼 청문회, 여기에 사드 보복까지 겹치면서 안팎으로 곤혹스런 '비상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영현안에 대한 집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그룹을 둘러싼 대내외 악재가 계속되면서 신동빈 회장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롯데는 곧 있을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특허 탈환에도 여파가 미치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게다가 '투명경영'과 '질적성장'을 기치로 발표한 대대적 그룹 쇄신안의 핵심 중장기 과제인 '호텔롯데 상장'도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5개월여의 검찰 조사에서 구속이라는 최악의 경우를 피한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과 총수 일가의 횡령·비리 혐의 법정 공방 그리고 최순실 게이트 그림자라는 3중고에 어떻게 대처할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리틀 김기춘'으로 불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그는 강남 부지 넥슨 매매 특혜 의혹, 아들의 의경 꽃보직 특혜 논란, 진경준 전 검사장 부실 인사 관련 의혹과 함께 가족회사를 통한 세금 탈루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우 전 수석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가족 회사 자금 유용과 최순실 사태 등에 대한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질문한 기자를 쏘아보는 등 불쾌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고, 조사실에서는 팔짱을 낀 채로 웃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또한 우 전 수석이 지난 2009년 대검찰청 중수부 소속으로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특수통' 검사로 밝혀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은수미 前 더불어민주당 의원
은수미 전 국회의원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10시간18분동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벌여 주목을 받았다. 은 의원은 특히 1969년 신민당 박한상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세운 최장시간 발언 기록(10시간15분)도 경신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은 의원이 마지막에 전한 토론 내용에서 진정성이 전해지며 이 시대 '청년'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하며 "나서야하기 때문에 나섭니다. 그게 참된 용기입니다"라고 울먹이며 마지막 연설 내용을 전했다. 은 의원이 장시간의 연설을 마치고 비틀거리며 단상에서 내려오자,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불안한 정국에서 차기 대선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100만 촛불집회 이후 그의 상승세는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이 시장의 SNS 지지세력이자 팬클럽인 '손가락혁명군'도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시장은 야권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정치인들 중 가장 먼저 '박근혜 하야'와 '박근혜 탄핵'을 언급했다. 이후에도 현 시국과 관련해 '사이다'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바람'이 예사롭지 않아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제 45대 美 대통령
뉴욕 출신 부동산 억만장자이자 텔레비전 리얼리티 쇼 진행자인 트럼프는 지난 11월8일 미 대통령선거에서 각종 여론조사의 예상을 뒤엎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제치며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는 앞서 지난해 6월 공화당 지명전 출마를 선언한 뒤 조기 중도 탈락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초반부터 단독 질주, 15명의 라이벌들을 완전 제압한 뒤 올 7월 공화당 후보로 지명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중 그가 쏟아낸 주장과 입장들은 정상적인 대외 정책으로 수용하기엔 지나치게 이례적이고 거침없는 파격적 내용들이어서 각종 구설수에 휘말렸다. 특히 한국 방위 분담금 부담과 주한미군 철수, 한미 FTA 철회 등의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 우리 국민들로부터 비호감을 샀다.
이세돌 9단
이세돌 9단은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로 화제를 모았다. 알파고와의 딥마인드 챌린지 5번기에서 이세돌 9단은 비록 1승4패로 패했지만 4국에서 귀중한 1승을 따냄으로써 한국 바둑계의 체면을 살려주었다. 1승4패로 승부는 패함에 따라 우승상금 100만달러는 받지 못했지만 이세돌이 이번 대국에서 얻은 것은 상금으로는 바꿀 수 없는 것들이었다.
한강 작가
한강 작가는 작품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상 수상자로 선정돼 화제를 모았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터키의 오르한 파묵과 중국의 옌렌커, 앙골라의 호세 에두아르도 아구아루사, 이탈리아의 엘레나 페란트, 오스트리아의 로베르트 제탈러 등 5명의 후보를 제치고 수상했다. 그의 작품 '채식주의자'는 3편의 중편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을 엮은 연작 장편 소설이며 채식에 빠진 주인공 영혜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남편, 형부, 언니의 시점에서 그리고 있다. 또 '채식주의자'는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016년 최고의 책 10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밥 딜런 가수
'노래하는 시인'으로 평가 받는 미국 가수 밥 딜런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돼 큰 화제를 모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선정 이유로 "위대한 미국의 전통 속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한 점"을 들었다. 1941년 출생한 딜런은 유대인 집안 출신의 미국인 싱어송라이터로 저항의 메시지를 담은 음악으로 사랑받았다. '바람에 날려서'(Blowin' in the Wind) 등은 한국의 학생운동에도 영향을 줬으며, 베트남 전쟁 저항의 표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밥 딜런이 올해 노벨상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딜런은 수상자로 선정된 후 한동안 무반응으로 일관하며 한림원의 연락도 피하는 태도를 보여, 한때 수상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