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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거짓말 잡는 ‘검티즌’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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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철벽방어 뚫고, 우병우 장모-최순실 연관고리 캐내는 ‘네티즌 수사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최근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이 눈부시다. 기사에 이니셜로만 표시된 연예인의 실명 밝히기, 혐오 인물 뒷조사 등의 차원을 넘어서 ‘네티즌 수사대’는 이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인사들의 거짓말을 뒤엎는 자료들을 제시하며 ‘검티즌’ ‘누리수’ 등의 별칭을 얻었다. 촛불집회와 더불어 개인이 진실을 밝히고 역사를 직접 쓰고 있는 것이다.


집단지성의 힘


지난해 12월7일 청문회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위증을 입증할 과거 영상 기록을 찾아낸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주갤)는 다음날 명칭을 ‘명탐정갤러리’로 바꾸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주식 빼고는 뭐든지 잘한다’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주갤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 주갤러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장모인 김장자씨가 최순실씨와 오래전부터 아는 관계로 추측되는 사진을 올렸다. 1978년 새마음봉사단 영상에서 김장자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이 그것이다. 새마음봉사단은 박근혜 대통령이 총재를 맡고 최태민씨가 명예총재를 한 단체다.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는 최태민씨의 아들인 최재석씨와 새마음봉사단 관계자를 통해 김장자씨가 새마음봉사단의 단장이었으며, 최순실씨와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주갤은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과 최순실씨 변호인의 술자리 사진을 제보했고, 우병우 전 수석의 아들이 최순실씨가 운영한 유치원에 다녔다는 의혹을 비롯, 충격적 수준의 제보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네티즌이 사진과 과거 기사 등의 자료를 통해 추리를 하고 의혹을 제시하면 국회의원과 언론이 이를 입증해가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청문회에서는 국회의원의 문자를 통해 제보가 들어가 거의 실시간으로 네티즌의 의혹제기가 반영되는 등 전례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국정원댓글사건’을 밝혀낸 누리꾼 ‘자로-네티즌수사대’의 세월호 참사 관련 다큐멘터리 영상 공개 또한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토론의 촉매제가 됐다.


‘촛불집회’가 국민들의 분노와 요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정치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수단이 됐다면, ‘네티즌 수사대’는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구현하는 활동이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시민’이 탄생한 것이다. 그들은 국가기관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참여하는 방식으로 집단지성의 힘을 증명하며 진보를 거듭하고 있다.


굵직한 사건의 진실 밝혀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은 이전에도 적지 않았다. 국정원댓글사건, 석해균 선장 몸속 해군 총알 등 굵직한 사건의 진실을 밝혀냈다. 2015년 1월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의 ‘크림빵 뺑소니’ 사건 활약상은 네티즌 수사대의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물론, 경찰은 인터넷상의 추측이나 제언을 보지 못했고 그것과 상관없이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밝혔으며, 여러 정황상 네티즌의 제보 없이도 사건은 해결됐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네티즌 수사대의 사건 분석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입증시킨 것은 분명하다. 처음 범인을 BMW로 잘못 지정했지만, 이는 경찰이 공개한 CCTV가 잘못된 것이기에 생긴 오류였다. 제한된 정보만 취급할 수 밖에 없다는 네티즌 수사대의 한계를 입증하는 대목이지만, 동영상 분석력은 전문가 수준임을 드러냈다. 또한, 다른 각도의 CCTV 존재 제보, 부품 판매상의 증언 등 비록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더라도 사건의 핵심적 증언들이 ‘보배드림’ 게시판을 통해 나왔다는 점은 네티즌의 사건 해결력을 결코 가볍게 보지 못하게 한다.


같은 해 네티즌은 천재소년 송유근 군의 논문 표절을 밝혀내기도 했다.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서 한 네티즌은 송유근 군의 논문이 그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박사가 발표한 자료와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시했다. 이렇게 불거진 표절 진실공방은 결국 해당 저널이 표절로 결정내리면서 네티즌 수사대의 집단지성을 인증한 사건이 됐다.


태생적 양면성


이 같은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은 각종 자료가 떠다니는 정보의 바다 속을 헤엄치며 대화하는 환경이 만든 신세계다.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던 강풀의 ‘이웃사람’은 네티즌 수사대가 등장하지도 않았고, 의도하지도 않았을지 모르지만 이들 존재의 순기능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연쇄살인범의 이웃들은 자신이 경험한 작은 단서들을 그냥 스치는 의혹으로 넘어가지만 개개인이 관심을 가지고 퍼즐을 맞추고 함께 힘을 합치면서 공적 수사기관의 한계를 극복하는 집단이 된다.


하지만 네티즌 수사대는 ‘부당한 신상털기’ ‘사생활 뒷조사’ 등의 부정적 이면 또한 적지 않다. 가장 큰 위험은 잘못된 정보를 유포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은 시각에 약하다. 직접 본 것을 안 믿기는 어렵다. 사진 등의 확실해 보이는 자료가 중첩돼 연관성이 입증되는 인터넷 문화의 특성상 어긋난 추론은 쉽게 사실로 보이게 된다. 엉뚱한 사람을 가해자로 모는가 하면 개인의 신상정보를 무분별하게 공개하는 행위는 인터넷이란 매체가 가진 태생적 양면성이다.


지난해 6월 신안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경우,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의 신상을 추적해 사진까지 공개돼 논란이 일어났다. 일간 베스트 회원 5명은 잘못된 정보로 사건과 무관한 기간제 교사의 신상을 공개했고, 해당 교사는 고통을 겪고 결국 사직서까지 냈다.


2012년 충남 서산의 한 피자 가게 사장에게 성폭행 당한 여대생이 자살한 사건은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네티즌들은 범인의 사생활을 추적해 부인과 자녀의 사진까지 유포했다. 급기야 해당 피자 가게의 본사에게까지 항의와 불매운동을 벌였다. 분노의 전가를 사건과 무관한 가족과 기업에게까지 떠넘기면서 2차 피해를 발생시켰다. “네티즌 수사대의 분노는 권리지만 처벌까지 권리라고 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집단지성이 진보를 거듭하며 이 같은 그림자를 걷어낼 수 있다면, 네티즌은 권력의 감시자이자 진실을 밝히는 민주주의의 참여자로 성장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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