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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현실에 분노 허탈 우울한 대중... ‘정치물’ ‘판타지’ 통해 위안 찾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의 현실 앞에서 허탈감 분노 좌절감을 느낀 대중이 상반된 두 가지 심리의 미디어 소비를 선택하고 있다.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며 통찰하고자 하는 ‘현실 직시형’과 스트레스에서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동화적 판타지에서 위안 받으려는 ‘현실 도피형’이 그것이다.


정치 토론 프로그램 전성시대


막장 드라마보다 더욱 자극적이고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 최근 뉴스의 세계다. 이 때문에 뉴스 자체 시청률은 물론이며 정치 시사 관련 프로그램의 인기가 역대 최고치다. JTBC ‘썰전’은 예능과 시사의 결합으로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눈길을 끌었지만 최근 새로운 출연자의 영입과 정치 상황이 겹치면서 진정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외에도 TV조선 ‘강적들’, 채널A ‘외부자들’ 등 정치 토론 프로그램이 각 방송사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시청률뿐만 아니라 영향력 면에서도 지상파를 압도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썰전’은 MBC 예능 ‘무한도전’ 다음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2, 3위에 최근 몇 주간 선정되고 있다.


지난 1월17일부터 19일까지를 기준으로 TV조선 ‘강적들’이 10위, 채널A ‘외부자들’이 18위를 기록했다. SBS의 전통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13위를 차지해 시사 프로그램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기존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드라마·예능이 대부분 차지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 같은 순위는 혁신적인 것이다. 같은 조사 시기에 MBC의 간판 예능 ‘라디오스타’와 SBS에서 최근 가장 히트한 예능 ‘미운 우리 새끼’가 공동 14위이며, MBC ‘복면가왕’이 17위라는 것을 보면 이들 시사 프로그램의 선호도 순위가 놀라운 수준임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종편 방송사들은 지상파보다 자유롭게 정치 비하인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여건을 이용해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춘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기존 채널과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했다. 시청자들은 현 상황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이들 방송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때로 현실 판단과 통찰의 정보를 얻으며 암울한 정치 상황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사회성 짙은 영화, 극장가 장악


극장가에서도 정치·사회물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지난달 18일 개봉한 영화 ‘더 킹’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대한민국 현대사를 바탕으로 권력의 추악한 이면을 담았다.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 속에는 부패 검사의 비리와 권력의 추악한 매커니즘이 녹아있다. ‘더 킹’은 관객들의 공감을 얻으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80년대 광주 민주화 항쟁을 세계로 알린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목숨을 걸고 그를 도운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이야기를 담은 ‘택시운전사’, 일본 나가사키 현 인근 섬인 군함도에 강제로 끌려가 노동에 시달린 조선인의 탈출기를 담은 ‘군함도’는 올해 최고 기대작이다. 모두 부당한 권력에 희생당하고 대항하는 민초들의 모습을 담았으며, 동시에 정치상황 외교관계 역사문제 등 민감한 현재 이슈를 다룬 영화다.


‘택시운전사’가 ‘내부자들’과 함께 1000만 관객을 이끈 한국 정치영화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변호인’의 주인공 송강호의 작품으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면, ‘강철비’는 ‘변호인’을 연출한 양우석 감독의 차기작으로 눈길을 끈다. ‘강철비’는 남한의 정권교체기에 쿠데타로 인해 치명상을 입은 북한 최고 권력자와 북한 요원이 남한으로 숨어 들어오게 되면서 펼쳐지는 남북한의 비밀첩보 작전을 그린 영화다. 감독은 대한민국의 거시적 미래와 남북상황을 영화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민주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을 은폐하려는 공안 당국과 진실을 밝혀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1987’, 대한민국 최초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서울시장을 통해 한국 정치의 이면을 포착하는 ‘특별시민’등 정치·사회물이 대거 개봉 예정이다.


동화적 판타지로 휴식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정치·사회물의 인기는 답답한 현실을 스크린을 통해 공감하고자 하는 관객들이 그 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이들 영화는 ‘터널’처럼 때로 신랄한 풍자로 ‘사이다’가 돼주기도 하고, ‘변호인’처럼 같이 분노하고 같이 울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결말의 판타지적 요소는 관객의 스트레스를 일시에 날려주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2013년 개봉한 ‘더 테러 라이브’는 파격적인 결말이 흥행의 가장 큰 요소가 됐다. 이 영화의 결말은 비정상적인 시스템의 비정상적인 응징이다. ‘더 테러 라이브’의 흥행은 이 영화의 파괴적 판타지에 대리만족을 느낄 만큼 대중의 분노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2015년 개봉작 ‘내부자들’의 경우도 철저한 판타지적 결말로 관객의 분노를 위안한다. 감독판의 절망적인 결말이 창작자의 현실인식이라면, 애초 개봉한 ‘내부자들’의 판타지는 가상으로라도 통쾌한 복수를 원하는 관객 심리를 겨냥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 같은 정치물의 판타지적 요소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모든 것에 지친 관객들이 동화적 세계에서 치유를 얻고자하는 심리의 움직임도 보인다. TV 드라마 ‘도깨비’,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신드롬은 동화적 판타지에서 정신적 휴식을 원하는 대중 심리와 무관하지 않다.


‘아수라’ 등 피비린내 나는 폭력물이 현실을 대변하며 쏟아지는 와중에 잔잔한 코미디 ‘럭키’가 흥행에 성공했던 시점부터 도피처를 원하는 관객 심리의 징후가 뚜렷이 보인 것이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현실 도피형’이든 ‘현실 직시형’이든 모두 집단적 우울증을 극복하고 위안을 찾고자하는 절실한 대중심리가 바탕에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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