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용근 기자>8살 된 어린이가 17살 된 소녀에게 유괴돼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 소녀는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시신을 예리한 흉기로 훼손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30일 A(17.양)을(살인 및 사체유기)혐의로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29일 낮 12시 45분경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B(8)양을 꾀어 공원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살해하고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친구와 공원 내 놀이터에서 놀다가 엄마에게 연락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빌리려던 B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은 부모의 실종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선 경찰에 의해 같은 날 밤 10시 30분경 예리한 흉기로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숨진 채 쓰레기봉투에 담겨 아파트 옥상 내 4∼5m 높이의 물탱크 지붕 위에 놓여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B양을 살해한 것은 맞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양이 자신의 집에서 B양을 살해한 뒤 시신까지 훼손하고 2차례 나눠 옥상으로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B양의 목에서 끈에 의한 삭흔을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A양의 집 화장실에서 물로 청소하다가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부엌에서 칼집에 정돈된 흉기 여러 개가 발견된 점을 토대로 증거 인멸 가능성도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A양이 조사 때 횡설수설하는 등 정신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 기록도 확인하고 있다.
A양은 B양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지만 같은 동은 아닌 것으로 알려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