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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윤곽 드러낸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여전히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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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피해 첫 인정… 제한적 기준 탓에 입증 어려워



[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 인정 및 구제분담금 산정 등의 기준이 구체화된 가습기살균제 특별법을 입법예고했다. 처음으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태아까지 인정됐으나 산모가 1·2단계 피해자일 경우로 한정돼 실제로 태아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는 피해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환경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시행령안을 이날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특별법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구제와 지속가능한 지원 대책 수립을 목적으로 올해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8월9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시행령안은 피해구제위원회·구제계정운용위원회 등 관련 위원회 구성·운영을 비롯해 건강피해 인정기준, 피해구제분담금 산정, 가습기살균제 종합지원센터 및 보건센터 관련 사항 등 법률위임 사항과 기타 법 시행에 필요한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건강피해·구제분담금 산정 기준 구체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습기살균제 영향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폐질환’ 이외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산모의 영향으로 유발된 태아·출생아의 피해도 인정한 점이다. 특별법에서 위임한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범위와 인정기준, 피해구제위원회로부터 건강피해를 인정받지 못했으나, 구제급여에 상당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된 신청자에 대한 특별구제계정 지원기준, 긴급의료지원 등에 대한 사항이 마련됐다.


건강피해를 인정받지 못한 신청자도 심의를 통해 구제급여에 상당한 지원을 특별구제계정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한 인정기준도 생겼다. 의료급여법 상에 수급권자가 가습기살균제 관련 질환으로 위급한 상황에 처할 경우 1000만원 한도 내에서 특별구제계정의 긴급 의료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 이 밖에 중위소득 40% 이하인 신청자에 대한 가습기살균제 진찰·검사 비용 지원과 피해구제위원회 결정에 대한 재심사 청구, 피해자단체 등에 관한 규정도 함께 마련됐다.


특별구제계정의 재원으로 쓰일 가습기살균제 사업자 또는 원료물질 사업자들이 납부하게 될 분담금에 대한 기준도 구체화했다. 특별법에는 분담금 1250억원 중 1000억원은 가습기살균제 사업자가, 250억원은 원료물질 사업자가 분담하게 돼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업자가 분담하는 1000억원은 가습기살균제 사용비율 및 판매량 비율에 따라 산정한다.


다만, 하나의 제품에 여러 사업자가 연관돼 있어 공동 분담해야 할 경우에는 중소기업이 과도한 부담을 지지 않도록 했다. 또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가습기살균제 또는 원료물질을 전체 판매량의 100분의 1 미만 판매한 소기업에 대해서는 분담금을 면제토록 했다.


환경부는 이번 시행령안의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및 관계기관, 국민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행령 제정안 마련과 더불어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분담금 부과·징수체계 구축, 피해구제위원회 등 법정 위원회 구성, 가습기살균제 종합지원센터와 보건센터 설치·운영 준비 등을 병행해 특별법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아 피해 입증 어려워


정부가 처음으로 임신 중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태아 피해를 인정했으나 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피해자 구제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환경부는 제21차 환경보건위원회를 열고 태아의 피해 인정기준을 마련하고 3차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청자 100명 중 4명을 피해자로 추가 인정했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임신 중 산모가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돼 폐질환 1·2단계 상태에서 태아를 유산·사산·조산한 경우와 저체중인 아이를 출산한 경우 △임신 전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폐질환 1·2단계 상태에 있는 산모가 회복되지 않은 채 임신해 태아가 자궁 내 있으면서 호흡·순환 기능이 저하된 경우 등이 태아 피해로 인정된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태아의 사산·조산 등의 경우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하기 어렵고 의무기록도 제한적인데다가 1·2단계가 아닌 3·4단계 판정이 주를 이루고 있어 사실상 태아 피해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1~4단계로 나눠 △1단계 ‘거의 확실’ △2단계 ‘가능성 높음’ △3단계 ‘가능성 낮음’ △4단계 ‘가능성 거의 없음’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등급을 판정한 피해자 700명 중 60%가량이 3·4단계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특별법은 산모가 1·2단계로 인정을 받은 경우에만 태아 피해를 인정해준다는 것인데, 1·2단계인 사람은 많지 않다”며 “그래서 지금 판정기준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결과는 환경부가 이달 말까지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판정기준을 굉장히 좁게 설정하고 다른 원인과 구분되는 특이적인 부분만 피해를 인정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원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이후에 건강상의 피해를 입은 경우는 일단 가능성을 열어두고 잠재적인 피해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특별법에는 제조사 등의 가해자에게는 아무런 입증 책임이 없다”며 “제품 사용 후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발생할 경우 ‘우리 제품을 사용했을 때 이런 질병이 생길 수 없다’라는 것을 가해자가 명백한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고 가해자의 입증 책임에 대해 강조했다.


최 소장은 또한 “특별법의 종합지원센터는 의료적인 지원만 하도록 제한돼 있다”고 지적하며 “실제로 피해자의 입장이 돼 보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들이 있다. 지원센터의 개념을 바꿔 피해자의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지원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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