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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결혼을 ‘졸업’하는 장노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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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 졸혼·이혼 증가... 결혼 가치관 급격한 변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통적인 결혼 개념이 급속도로 해체되고 있다. 비혼 만혼 독신 동거 등 젊은이들 사이에 이미 결혼 시스템에 대한 회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장노년층에서도 다르지 않아 전통적 결혼을 했지만, 지금이라도 다른 방식의 삶을 찾고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백일섭 등 연예인들이 자신의 삶을 고백해 이슈가 된 ‘졸혼’ 등이 가치관의 변화를 말해주는 대표적 개념이다.


전체 이혼 감소, 황혼 이혼은 증가


‘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의 신조어 ‘졸혼(卒婚)’은 2004년 스기야마 유미코(杉山由美子) 작가의 ‘졸혼을 권함(卒婚のススメ)’에서 처음 사용됐다. 한국과 비슷한 가부장제의 전통을 지닌 일본의 장노년층은 ‘졸혼’이라는 삶의 스타일에 공감대를 느꼈다.


‘졸혼’은 사실상 별거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혼과 달리 법적 관계를 끝내지 않고 부부관계는 유지하지만, 서로의 삶에 개입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결혼에 따른 의무가 부각되던 시대에, 더구나 이혼이 금기시되던 사회적 배경에서 많은 것을 감내했던 세대가 자녀들이 장성한 후 각자의 삶을 찾겠다는 의지가 ‘졸혼’에 반영돼 있다.


이혼보다 용기가 덜 필요하면서 리스크가 적은 선택이지만, ‘졸혼’은 ‘포기’라는 부정적 개념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 때문에 ‘졸혼’은 말장난이다, 이혼의 소극적 형태에 불과하다는 등의 비판도 적지 않다.


‘졸혼’ 외에도 ‘황혼 이혼’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혼이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는 것과 달리 50대 후반 이상 ‘황혼 이혼’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최근 이혼 세태의 특이점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7300건으로 전년(10만9200건)보다 1.7%(1800건)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나타내는 조이혼율도 2.1건으로 1997년(2.0%) 이후 최저치다.


20대 후반에서 60세 이상을 놓고 봤을 때 남자의 경우 50대 후반 이상의 이혼만 증가했다. 여성 역시 비슷한 모습이다. 45~49세(1.0%)와 55~59세(5.2%), 60세 이상(12.7%)에서 이혼 건수가 늘었다. 자녀가 어릴 땐 이혼을 미루다가 자녀가 장성한 빈 둥지에서 배우자와의 생활이 불행한 경우 이혼이라는 선택을 하는 장노년층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본은 ‘사후 이혼’ 유행


‘졸혼’이나 ‘황혼 이혼’을 넘어 일본은 심지어 ‘사후(死後) 이혼’이라는 신조어마저 확산되는 추세다. ‘사후 이혼’이란 말 그대로 죽은 뒤에 이혼한다는 의미이다. 배우자가 사망한 후 그 친족과 인연을 끊고 싶거나, 배우자와 같은 묘에 안치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후 이혼’을 선언한다.


법률상 배우자의 사망 후 이혼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사후 이혼’은 정식 법률 용어는 아니다. 하지만 배우자의 사망 후 배우자 가족과 법적 관계는 끊을 수 있다. ‘친인척 관계 종료신고서’를 관공서에 제출하면 배우자의 친척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의무를 피할 수 있다. ‘친인척 관계 종료 신고’는 배우자가 사망한 후 배우자 친족의 동의 없이 언제든 일방적으로 관계를 끊을 수 있다. 법적 이혼이 아니므로 상속 및 유족 연금 수급 등과 관계된 이혼 시 오는 불이익도 없으며, 자녀와 조부모의 법적 관계는 지속된다.


일본 법무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친인척 관계 종료 신고’의 신청 건수는 2010년에는 1911건이었으나, 5년 후인 2015년에는 2783건으로 급증했다. 사후 배우자의 옆에 묘가 안치되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도 ‘사후 이혼’의 일종이다.


일본의 ‘친인척 관계 종료 신고’ 신청자 대부분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별 후 시부모 부양 및 간병 문제 등 배우자의 가족과 의무를 피하고자 하는 선택으로 ‘사후 이혼’을 선택하는 여성이 많은 것이다. 또한, 남편 묘에 묻히지 않겠다는 것은 더 이상 남편과 남편 가족에 종속되는 삶을 황혼에서나마 끝내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높아진 노년의 리스크


이 같은 현상의 바탕에는 ‘결혼’이란 제도에서 어머니와 아내, 며느리로서의 삶을 살아왔던 여성들이 달라진 사회상에서 이제라도 제도의 억압을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존재한다. ‘졸혼’ ‘황혼 이혼’ ‘사후 이혼’ 등 이름은 각기 달라도 장노년층의 이 같은 결혼생활 트렌드는 가부장제를 살아온 여성들의 반란인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한국의 경우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결혼 제도에 부정적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여성은 61.4%가 ‘황혼 이혼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은 42.8%에 그쳤다. 하지만 남성들 또한 전원생활 등 젊었을 때 꿈꾸던 삶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이로 ‘졸혼’이나 ‘이혼’을 선택하는 경향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장노년층의 부부관계 풍속도의 변화는 인생의 리스크가 더 높아졌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통적 결혼관에서는 부부관계가 나쁠지라도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 노후에 이르기까지의 사이클은 유지됐지만, 이제는 은퇴 후 급격한 가족관계의 해체를 맞을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아진 시대다. 남성의 경우 경제적 역할만 충실히 하면 관계에 대한 노력 없이도 대우를 받을 수 있었지만, 남성에게도 가족 관계의 유대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특히 ‘황혼 이혼’ 시 재산분할 등으로 노후 재정 상황이 크게 악화될 수 있으며, 독거노인의 증가로 인한 사회적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 ‘졸혼’ 등의 별거 형태 또한 1인 가구의 증가를 불러오는 등 사회적 구조 변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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