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25일 유승민 의원을 향해 백의종군을 철회하고 당대표 경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지금은 열두 척 배의 지휘봉을 잡고 결사항전의 자세로 대장정 시작할 때"라는 이유에서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 중심의 결사항전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바른정당이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의 기치를 들고 공식 출범한 지 넉 달이 지났다"며 "그 사이 헌재의 대통령 탄핵 결정과 19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지난 대선에서 바른정당은 작은 수치이지만 결코 작다고 폄하할 수 없는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220만 명이 넘는 국민들께서 신생정당 바른정당의 가능성에 마음을 모아주셨다"고 운을 뗐다.
하 의원은 "6.8%의 득표율에 담긴 정치적 의미는 새로운 보수의 싹을 틔워내라는 거역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다. 바른정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보수가 주도하는 미래정치의 문을 열어내야만 한다. 그 기대와 열망의 정점에는 유승민이란 이름 석 자가 놓여 있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른정당은 여전히 창당과정에 있다. 국민의 열망을 모아 새로운 보수의 창당 작업을 완성해야 한다"며 "바른정당은 여전히 비상상황이다. 대선과 함께 전투가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전투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바른정당이 보수의 새로운 개척자가 될 것인지, 소리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 것인지는 앞으로 일년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며 "바른정당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새로운 보수의 기초를 바로 세우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전보를 알려야 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이어 "백의종군을 선언한 유승민 의원의 진심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백의종군할 때가 아니라 열두 척 배의 지휘봉을 잡고 결사항전의 자세로 대장정을 시작할 때"라며 "유승민을 중심으로 젊고 유능한 지도부를 세우고 모든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전 당원이 똘똘 뭉쳐야 바른정당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를 근거로 하 의원은 "유승민 의원의 결단을 촉구한다. 백의종군을 철회하고 당대표 경선에 나서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한편 유 의원은 대선 패배 이후인 지난 13일 대구선대위 해단식에서 "백의종군하면서 국민 지지를 올릴 방법을 생각하겠다"며 평당원으로 남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세월호 선내 수습 현장을 찾고 5∙18 묘역을 찾는 등 개인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바른정당은 오는 6월26일 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한 상태다. 당 안팎에서는 본인의 뜻과 별개로 유 의원의 역할론이 거듭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