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시민대책위원회(이하 CU대책위)가 편의점 CU 본사인 BGF리테일을 항의방문하고 교섭을 요구했으나, BGF리테일 측이 “유가족과의 대화는 가능하나 제3자인 외부 단체의 교섭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CU대책위는 지난해 12월 발생한 경산CU 알바 노동자 살해사건과 관련,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우리는 대화를 원한다’ 기자회견을 열고 “BGF리테일은 사건이 벌어진 지 6개월이 지났으나, 대책위의 교섭 요구에 전혀 응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CU대책위는 “대책위가 본사에 요구한 것은 극히 상식적인 내용으로, 책임 있는 사과와 보상, 안전대책 마련, 야간노동 유도정책의 중단이다. 유가족을 위로하고 본사가 책임지고 제 2의 경산CU사건을 막는 것이 목적”이라며 “그러나 CU본사 측은 대책위와 일절 소통하지 않고 있으며, 다섯 차례의 교섭요구 공문에도 전혀 응답하지 않고 유가족과의 밀실 협상만을 고집하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BGF리테일 측이) 유가족과 함께 한 당일 교섭요구를 끝내 거절할 경우, (이날) 오후 4시에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에게 해결을 탄원할 계획”이라며 “최근 KT 인터넷 설치기사 살해사건에서 보듯, 비정규직과 알바 노동자들의 범죄 노출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현실이다. 편의점 연간 강력, 폭력범죄 2000여건에 이르는 현실을 정부는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BGF리테일 측에 △홍석조 회장과 박재구 대표가 유가족을 직접 만나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 △유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할 것 △편의점 알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본사 차원의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시기를 정해 실행할 것을 약속할 것 △알바 노동자와 가맹점주를 억압하는 야간영업유도정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후 CU대책위는 BGF리테일 방문을 시도했으나 “고객의 안전을 위하여 출입문을 폐쇄하였으니 후문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은 채 본사 건물 정문이 폐쇄돼 있었다. 경산CU사건으로 사망한 알바 노동자의 아버지는 BGF리테일 관계자에 변호사 2인, 대책위 관계자 1인과 함께 BGF리테일 책임자를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BGF리테일 측이 “유가족과의 대화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다.
이날 CU대책위의 교섭 요구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BGF리테일은 유가족과의 대화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그러나 오늘 방문은 유가족만이 아닌 대책위라는 제3자가 일방적으로 교섭을 요구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은 명백하게 가해자가 있는 상황으로, 가해자는 현재 무기징역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라며 “유가족과는 도의적인 지원을 위해 지속적인 대화를 할 계획이나, 외부 단체(CU대책위)의 교섭 요구는 응할 수 없다는 것이 당사의 입장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