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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알바의 눈물, "최저임금 인상, 그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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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편의점 알바는 극한직업"…최저임금도 외면



[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숨통을 조금이나마 틔워준 결정이긴 하지만 환영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최근 5년간 평균 인상률 7.4%의 두 배를 넘는 역대 최대 인상폭이다. 그럼에도 아르바이트생 노동자(이하 알바생)들은 여전히 최저임금제도의 취지를 실현하기에 부족한 액수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시사뉴스>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바라보는 편의점 알바생들의 기대와 우려를 짚어봤다.

“노동에 비해 1만원은 턱없이 적다”

서울 영등포구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 대학생 정씨(21)는 “등록금 등을 벌기위해 공부할 시간을 쪼개가며 알바 현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실제 알바를 해서 버는 돈으론 등록금은 커녕 생활비 대기도 힘들다”며 “알바생들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1만원 수준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한 만큼’ 임금을 받고 싶다는 게 정씨의 소망이다. 편의점 업계 과당경쟁과 맞물려 요즘 너무 다양한 노동들이 추가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乙'의 위치에서 신음하는 알바생의 현실은 암담했다. 정씨는 “물품 정리와 계산 뿐 아니라 각종 다양한 노동을 하고 있다”며 “치킨, 핫바도 튀겨야 하고 기름 관리 및 세척도 해야 한다. 원두커피도 내려야 하고, 겨울에는 찐빵부터 어묵, 군고구마까지 관리하면서 매장 청소도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전문적인 숙련도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름을 사용하다보면 쉽게 다칠 수 있는데, 산재처리나 이런 것을 전혀 못 받는다는 현실이 답답하다”며 “요구해도 못 받는 상황이고, 해고될까봐 요구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점포 내 금액 차이가 발생할 경우, 이를 알바생 혼자 오롯이 부담하는 일도 빈번하다는 설명도 있었다. 정씨는 “금액 차이가 크게 나면 오롯이 혼자 부담해야 한다”며 “알바생에게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업장 내 점주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점주 입장에서는 손해가 난 것이기 때문에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알바 하나에게만 오롯이 그 책임을 묻기에는 처우가 너무 열악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게다가 육체뿐만이 아니라 정신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정씨는 “점주가 제가 나온 CCTV를 돌려보기도 하고, 일부 손님들의 무시와 홀대를 많이 겪는다”며 “이 정도의 노동 강도라면 시급 1만원도 적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렇듯 알바생의 인권이 사각으로 내몰리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편의점 알바생은 “편의점이 서비스를 확장시킬수록 알바생들의 노동 강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노동에 상응하는 대가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도 못 받는데 일자리까지 잃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되레 일자리가 줄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비용 절감에 들어가면서 다음년도 알바생 인원 감축 및 근로시간의 조정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는 알바생들이 절반에 가깝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알바노조가 전·현직 편의점 알바생 368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45.9%인 169명이 최저시급에 미달되는 임금을 지급받았다. 최저임금보다 1000원 이상 낮은 5000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알바생도 11.2%에 이르렀다. 

이에 경영 부담이 커진 고용주가 최저임금 기준을 준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그렇지 않아도 최저임금조차도 못 받는 알바 수가 많은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더욱 넓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충북 청주에서 일하는 알바생 이씨(22)는 “최저시급보다 적은 돈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다른 점주에 비해 돈을 많이 준다’며 생색을 낸다”면서 “원래 다 주는 것이 맞는데 덜 주면서 생색내니까 정말 일 하기 싫다”고 토로했다.  

극심한 취업난에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면서 알바 자리를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장 일할 곳이 아쉬운 알바생들은 꾹 참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알바생 조씨(25)는 “‘최저임금을 안줘도 일 할 사람 많다. 싫으면 나가라’며 되레 당당하다”면서 “수당을 요구하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잘린다. 울며 겨자 먹기로 그냥 묵묵히 일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이 노동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현재 최저임금을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데도 영세 상공인들은 범법자가 되는 길을 선택하고 있다. 현실에서는 최저임금 위반으로 노동청에 진정을 넣더라도 입건 처리를 하지 않고 종결하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이다. 업주가 늦게라도 최저임금에 미달한 만큼의 차액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면 관할 노동청 근로감독관의 행정지도로 종결한다. 

이에 최저임금을 고용주가 철저히 지키는지 단속도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편의점 알바생은 “지금도 곳곳에서는 최저임금 이하로 주는 게 자연스러운 경우가 많다”며 “인상도 좋지만 최저임금 미준수를 철저히 단속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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