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사람] 연극은 본래 불온하다

URL복사

블랙리스트에 맞선 예술적 저항의 연대기 ‘세월호 이후의 한국연극’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군부독재 종식 이후 가장 시대착오적이며 폭력적인 문화예술계 탄압의 사례가 된 블랙리스트 사태. 이 블랙리스트의 실행과 작동은 세월호 사건 이후 본격화됐다. 이 책은 바로 그 험난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검열의 만행과 억압의 시스템

박근혜 정권에서 ‘세월호’는 가장 강력한 금기어였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예술가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세월호를 추모하는 공연은 지원에서 배제됐으며, 작품에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단어들만 포함돼도 공연이 저지됐다.

2014년 11월 ‘서울연극제’가 대관 심사에서 탈락되며 검열 문제가 수면에 드러나기 시작한 이후, 2017년 3월 광화문 광장에 임시극장인 블랙텐트가 세워지기까지 역사의 현장을 담은 이 책은 무대 거리 광장 토론회 등에서 퍼포먼스와 토론을 벌였던 연극인들의 저항의 기록이자, 한국연극의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기 위한 연극인 동시에, 시민들의 뜨거운 연대기다.

현재 한국연극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극작가 연출가 연극평론가뿐 아니라, 블랙리스트 규명에 앞장섰던 언론사 기자 등 21명의 필자들의 증언 논평 사진을 함께 엮었다.

검열과 블랙리스트의 실행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룬 1부는 총 12편의 신문기사 언론보도 성명서 국정감사회의록 등의 자료를 취합해 검열의 만행과 블랙리스트 작동과정을 소상히 파헤친다. 블랙리스트의 존재 가능성은 2015년 9월9일, JTBC가 ‘2015창작산실’ 심의과정에서 일어난 검열을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세월호’를 연상시키거나 정부를 비판하는 특정 연출가의 공연이 지원사업에서 탈락되거나 공연 방해와 검열 등이 잇달아 이루어지자 연극인들은 검열 반대 시위에 나섰다. 2016년 6월, 21개 극단, 22개 작품이 참여하는 ‘권리장전2016 검열각하’가 기획 되면서, 연극인들은 5개월에 걸쳐 검열 이슈와 논쟁을 이어나갔다.

극장의 잃어버린 공공성을 찾아서 

2부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연극인으로서의 책임감과 반성, 연극의 방향과 역할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공연된 일련의 작품들과 검열·배제라는 문화정책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젊은 연극인들의 움직임 속에서 탄생한 기획공연들을 조명했다.

3부는 블랙텐트에 참여한 400여명의 예술가 세월호유가족 해고노동자 시민의 모습을 글과 사진을 통해 생생히 담았다.

2016년 10월 한국일보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9743명의 예술인 명단을 폭로하면서 광화문 광장에서는 전국 288개의 문화예술 단체와 예술가 7449명이 참여하는 시국선언이 발표됐다. 세월호 천막만 있던 광장에 예술가들이 천막을 치고 장기간 투쟁에 돌입해 광화문 캠핑촌이 형성됐다. 다음해인 2017년 1월, 광장극장 블랙텐트가 기습적으로 세워졌다. 이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박근혜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극장에서 배제된 ‘세월호’, ‘위안부’ 등을 소재로 민간극장에서 제작된 공연들을 주로 무대에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직후 3월까지 공연을 올린 블랙텐트는 예술가와 노동자, 시민이 만나 그 연대의 힘으로 사회를 변화시킨 역사적 현장이 됐다.

이 책은 촛불광장의 중심에서 시민들과의 연대로 일궈낸 승리의 역사적 현장을 면면히 기록하고 있다는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예술이 나아가야 할 길과 속성, 권력과 예술의 바람직한 방향도 생각하게 한다. 이것은 단지 예술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우충무 영주시의원 ‘이해충돌 논란’ 현재 진행형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경북 영주시의원의 배우자 명의로 출자자본금을 보유한 건설조경 회사가 지자체 수의계약을 무더기로 수주하면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의혹이 커지고 있다. 한 시민단체가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고발을 진행, 이러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지역공직사회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공신연, 권익위에 수의계약 몰아주기 부패·공익신고 지난 1월 19일 (사)공직공익비리신고전국시민운동연합(이하 공신연) 경북북부본부는 안동에서 긴급결의서를 결의하고, 향후 영주지역 부정부패 사항에 대해 ‘집중 개입’을 의결하면서 영주시지부에서 직접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황선종 공신연 영주시지부장은 지난 1월 25일 우충무 영주시의원의 수의계약 의혹에 대해 국민권익위에 부패·공익 신고서를 접수하며, 엄정한 조사를 요구했다. 공신연 영주시지부는 ▲우충무 경북 영주시의원 배우자가 출자지분의 30% 이상을 소유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지방의원이 소유한 재산이 사실상 자본금 총액의 100분의 50 이상인 사업자에 해당해 지방계약법 위반 ▲해당 공무원은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라 수의계약 체결 제한 여부 확인서를 징구하게 돼 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점 ▲수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계곡 살인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이은해 혼인 무효 판결
(사진=뉴시스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이른바 '계곡 살인사건'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 받은 이은해(33)와 피해자인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의 혼인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인천가정법원 가사3단독(전경욱 판사)는 20일 윤씨 유족 측이 이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윤씨의 유족은 지난 2022년 5월 "이씨가 실제 결혼생활을 할 의사 없이 재산상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윤씨와 결혼했다"며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전 판사는 "혼인신고 당시부터 윤씨의 사망에 이르기까지 이씨에게는 참다운 부부관계를 바라는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민법 제815조 제1호를 보면 혼인무효 사유로 규정하는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란 두사람 사이에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가 없는 경우를 뜻한다. 둘 중 한명이라도 실질적인 부부생활을 할 의사가 없었다면, 혼인신고로 법률상 부부라는 신분관계를 설정했더라도 무효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 판사는 이씨에게 혼인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한 이유 중 하나로 "이씨가 윤씨와 단 한차례도 동거하지 않고 혼인 기간 내내 다른 남성과

문화

더보기
명화 해설과 함께하는 클래식 공연 '마티네콘서트 - 낮을 그리는 클래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등포문화재단(대표이사 이건왕)이 영등포아트홀 신규 기획공연 프로그램 ‘마티네콘서트 - 낮을 그리는 클래식’을 선보인다. ‘마티네콘서트 - 낮을 그리는 클래식’은 2024년 리뉴얼된 영등포아트홀 기획공연 브랜드 ‘시리즈Q’의 새로운 공연 섹션으로, 문화도시 영등포 구민들의 평일 오전 시간을 그림과 음악으로 풍요롭게 만든다는 콘셉트로 명화 해설과 함께하는 클래식 공연으로 기획됐다. 오는 4월 25일(목) ‘빈센트 반 고흐’를 시작으로 7월 25일(목) ‘구스타프 클림트’, 10월 24일(목) ‘앙리 마티스’를 주제로 펼쳐질 이번 마티네콘서트 시리즈는 프랑스, 스페인, 일본, 러시아 등 30개국 100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현장에서 경험하고 직접 발로 뛰며 체험한 다양한 여행 경험만큼 다채로운 설명을 선사할 도슨트 이서준의 작품 해설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첫 번째 공연은 위대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 세계를 탐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해설과 함께하는 클래식 음악은 ‘트리니티 앙상블’이 연주한다. 돈 맥클린의 고흐 추모곡 ‘빈센트’를 시작으로, 조르주 비제 ‘아를의 여인’ 모음곡 중 ‘미뉴엣’, 카미유 생상스 ‘동물의 사육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