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종합 식품 기업 오뚜기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기업인과의 대화’ 참석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오뚜기는 이번 ‘기업인과의 대화’ 참석 기업 중 유일한 중견기업으로, 정직한 경영권 승계, 높은 정규직 비율, 라면값 동결 등의 행보를 통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착한 기업’으로 알려져 왔다.
지난 23일 청와대는 오는 27일과 28일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기업인과의 대화’ 참석 기업에 대해 “15대 그룹 중 농협을 제외한 민간 14개 그룹, 대한상의회장, 그리고 일자리창출 상생협력 우수중견기업 오뚜기 등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당사자인 오뚜기가 사전에 초청 대상임을 전혀 알지 못할 정도로 참석 명단에 오뚜기를 전격적으로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에 오뚜기의 경영권 승계 과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함영준 회장은 지난해 12월22일 선대회장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오뚜기 46만5543주(13.53%)와 계열사 조흥 주식(1만8080주, 3.01%)을 상속받았다. 함 회장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오뚜기 지분 15.38%에 상속받은 주식을 더해 28.91%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상속세·증여세법에 따라 30억원 이상의 상장주식 증여 시 증여세 50%가 부과돼, 함 회장이 내야할 상속세는 1500억원에 달하게 됐고 함 회장은 이를 5년 동안 분납키로 했다. 기업 상속에 따른 당연한 과정이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이 경영권을 승계를 위해 편법을 동원하는 등 각종 꼼수를 쓴다는 점에서 대비가 되고 있다.
마트 시식사원 등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다는 점과 식품업계들이 잇달아 가격인상에 나선 상황에서 라면값 동결을 결정해 소비자들의 호감을 샀다. 이 같은 행보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알려져 ‘갓(God)뚜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여기에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용 지원과 장애인 재활지원 사업 후원 등 오뚜기가 벌이는 사회공헌 활동 또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오뚜기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갓뚜기 좀 본받아라. 양심적 기업은 국민들이 소비로 도와준다. 오뚜기 1500억원 상속세 다 내고 사회약자 도우니 이번에 청와대 초청되고 소비자들이 갓뚜기라 부르며 물건 사주고 주식 팍팍 오르고… 한만큼 다시 돌아오는거다.” (아이디 ‘tolm****’)
“오뚜기가 그저 꼼수 안 부린 것만으로도 갓으로 추앙받는 현실이 씁쓸하지만 잘난 대기업 중에 비슷하게 흉내 내는 기업들이 없는 걸 보니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알 것 같다.” (mrbl****)
“천사 기업 갓뚜기! 24년째 심장재단 후원을 통해 아픈 아이들에게 큰 힘이 돼주는 오뚜기의 선행 눈물나도록 감동했다. 앞으로 오뚜기 제품만 함께하겠다.” (hgs1****)
오뚜기 관계자는 “청와대 발표를 보고 초청 사실을 알게 됐다”며 “사전 공지가 없어 전 사원이 깜짝 놀랐다”고 사내 반응을 전했다. 이어 “‘갓뚜기’라는 별명을 붙여준 소비자 사랑에 한없이 고마울 따름”이라며 “이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는 등 사회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