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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공감’ 보다 ‘자괴감’ 주는 가족 관찰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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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층’ 선망 줄고 거부감 높아져… ‘역할 모델’에 대한 피로감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tvN ‘둥지탈출’, SBS ‘싱글와이프’, ‘동상이몽 시즌2- 너는 내 운명’, E채널 ‘내 딸의 남자들- 아빠가 보고 있다’ 등 가족 관찰 예능 전성시대다. 이들 프로그램들이 최근 절정을 이루면서 시청자들이 반복되는 아이템에 피로감과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기회의 불공정’에 대한 불만

가족 관찰 프로그램은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호기심과 가족관계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유행했다. 이들 프로그램들이 변형과 결합을 시도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확장해 현재 연예인들의 자녀 부모 배우자 등 각종 가족관계가 쏟아지고 있다.

얼굴만 바꾼 듯한 비슷한 프로그램들의 범람에 시청자들의 눈초리는 곱지 않다. 더 이상 새롭지 않다는 식상함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지만, ‘연예인의 가족을 우리가 왜 봐야 하느냐’는 불쾌감이 지배적이다. 이는 가족 관찰 예능이 연예인 가족마저 연예인이 되는 통로로 굳혀진 데에 대한 불만이다. 출연 연예인은 가족을 노출시킴으로써 보다 인간적이고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가는 이미지 상승효과를 노림과 동시에 가족과 동반 CF 출연 등의 추가적 기회마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출연 가족이 연예인 지망생인 경우도 적지 않아 ‘기회의 불공정’에 대한 시청자의 불만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권층에 대한 거부감’이라는 대중의 감수성에 가족 관찰 예능이 태생적으로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 빈부격차와 계층심화, 기득권층의 부패와 갑질로 인한 사회문제 등으로 집단적 스트레스 수치는 엄청난 상황이다. 나영석 PD의 프로그램으로 대표되는 도시와 사회적 관계를 벗어나 ‘힐링’을 추구하는 예능의 인기는 이 같은 집단 심리를 대변한다. 하지만 가족 관찰 예능은 중상류층에 대한 선망과 모방심리라는 전통적인 감성에 더 많은 부분이 치우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트렌드면서 트렌드를 거스르는 위치에 놓여 있다.

32세 주부 이씨는 “육아 예능에 등장한 수많은 비싼 육아 용품과 시설들을 보면 내 아이의 미래 계층적 위치에 대해 예측하게 돼서 우울하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인 28세 이씨는 “TV에는 부자들만 나오는 것 같다. 고급스러운 주거 공간과 유학파 연예인 자녀들의 출연은 박탈감을 느끼게 만든다”며 비판했다.

배부른 투정, 엄살 가득한 쇼

이 점을 제작진들도 잘 알기 때문에 공감대를 찾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프로그램마다 엿보인다. 가족 관찰 예능이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된 데에는 SBS ‘미운 우리 새끼’의 성공이 결정타다. ‘미운 우리 새끼’는 MBC ‘나 혼자 산다’를 조금 비트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효과를 얻었다. ‘혼자 사는 다 큰 아들’에 ‘지켜보는 어머니’를 추가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인기는 연예인이 아닌 출연자들의 전형화되지 않은 행동과 멘트, 다른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 등의 신선한 요소의 도입으로 SBS의 새로운 간판 예능으로 떠올랐다.

‘싱글와이프’ ‘둥지탈출’ ‘내 딸의 남자들’ 등 최근 가족 관찰 예능은 ‘미운 우리 새끼’의 방식을 차용한 것이 많다. ‘미운 우리 새끼’가 ‘부모’의 입장을 고려함으로써, ‘나 혼자 산다’의 마니아적 취향을 넘어선 것처럼 보편적 감성에 호소하겠다는 전략이다. 각각 프로그램들은 부부의 심정에서, 부모의 마음에서 대중과의 접점을 이끌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가 느끼는 감정은 괴리감에 더 가깝다. 이미 시청자 게시판만 살펴봐도 ‘남편 덕에 호강한다’ ‘해외여행 처음이다’라고 말하는 ‘싱글와이프’의 아내들에게 ‘공감’보다는 ‘서민 코스프레’라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자녀들의 자립 상황을 지켜보는 ‘둥지탈출’은 더욱 심하다. 중산층 이상의 자녀들에게 가상의 극한 상황을 제공하고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배부른 투정’ ‘엄살 가득한 쇼’라는 비난만 쏟아냈다. 수저계급론에 절망하는 대한민국의 청춘과 그 부모들에게 연예인 자녀들의 생존게임은 의도와는 달리 조롱에 가까운 수준이다.

사회적 현실 무시하고 이상적 모습만 강요

가족 관찰 예능의 소비 심리는 많은 부분 가족에 대한 판타지에 기초한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의 초기 가족 관찰 예능은 가족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이 요구되는 시대와 부합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가부장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자녀와 여행하고 육아도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아버지상에 대한 이상을 구체화시켜 준 것이다. 가깝지만 어렵고도 어색한 사이였던 사위와 장모 장인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 SBS ‘자기야-백년손님’ 또한 마찬가지다.

‘싱글와이프’의 경우 주 TV 시청자인 40~60대 주부들의 로망에 노골적으로 편승하고 있다. 최근 이들 계층은 가족을 위한 희생을 강요당했던 과거에 대한 보상을 얻고자하는 욕망이 강하다. 여행을 비롯한 각종 문화 소비의 주체자로 중년 여성이 떠오르는 데에는 이 같은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가족관계의 사회적 현실적 문제를 외면하고 지나치게 물질적이며 단편적인 요구만 시청자에게 무의식적으로 강요한다는 데 있다. 문화평론가 김이성 씨는 “시청자들은 TV를 통해 내 아들도 아버지도 사위도 저와 같았으면, 내 남편은 왜 저렇지 않나하는 욕망과 불만을 갖게 된다”며, “캠핑이나 해외여행 등으로 사랑의 방식도 정형화되며, 무의식적으로 답을 정해버리기 때문에 새로운 역할 강요가 될 수 있다”고 가족 예능의 영향을 지적했다.

가정과 직장의 양립이 힘든 문화에 대한 고민은 삭제하고 자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버지의 모습만 이상화 시킨다거나, 맞벌이임에도 가사와 육아는 여성의 몫으로 인식되는 현실은 당연시하고 아내의 희생을 일탈의 허용으로 보상하는 수준에서 타협하는 방식이 가족 관찰 예능의 현주소다. 이것이 범람하는 가족 관찰 예능 대부분이 대중에게 ‘공감’ 보다 ‘자괴감’을 주는 근본적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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