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해 미국내에서도 ‘공갈포’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1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30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지난 것과 관련해 “미국은 지난 25년 동안 북한과 대화를 해왔지만, 대화는 답이 아니다”고 밝힌 것과는 정면으로 대치된다.
게다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북한과 대화할 것”이란 메시지를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국면 조성용 발언을 무색케했다.
한 외신은 이를 두고 “행정수반이 잇따라 당일 대통령의 말을 뒤집은 것은 국제적으로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고 언급했다.
외신기자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벌써 레임덕 현상을 맞은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마저 돌고 있다.
유명 대통령 역사가 마이클 베실로스 박사도 “최고위급 참모들이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뒤집는 말을 하는 것은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참모진들이 고도의 국제 외교전이 펼쳐질때마다 초(?)를 치는 듯한 트럼프의 제멋대로 대북 발언에 지쳐버린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화염과 분노’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면서 북한에 금방 전쟁이라도 할 것처럼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22일 “김정은이 미국을 존중하기 시작했다”며 대화를 하겠다고 자신의 말을 번복했다.
상황이 이렇자 참모진들도 결국 트럼프의 공갈포 보다는 “전쟁은 곧 돈이다”라는 미국 외교 가이드 매뉴얼을 따르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의미이다.
미국은 대규모 전쟁을 치를 국방 예산이 부족하다고 한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발표한 전비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911 테러사태이후부터 2014년까지 테러와의 전쟁에 1조 6000억달러의 전쟁비용을 투입했다.
이가운데 이라크 전쟁에만 무려 8150억달러를 투입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는 13년동안 6860억달러를 썼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전문가들은 북한과의 전면전은 이라크 전쟁 이상가는 비용을 지출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다수가 산악지에 벙커화 돼 장기전을 각오해야 한다.
자칫 중국과 러시아가 개입할 공산이 크다. 그런데 미국의 올해 총 국방예산은 5490억 달러에 불과하다. 과거 이라크 전쟁에서 2년간 1190억 달러를 쏟아 붇은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 전쟁 수행은 불가능하다.
1개 함대의 파견 전쟁을 수행할 여력 밖에 되지 않는다. 내년 예산에서야 1년 비상작전 예산(전시 자금) 650억달러를 포함해 전체 국방예산은 7050억달러에 도달 할 수 있다.
주변 국가와의 기지 배치를 놓고 협상하는 기간을 계산하면 실질적으로 전쟁까지 돌입하는 시기는 2년후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보병 등 인명 피해를 고려치 않은 수치이다.
트럼프의 대북 강경발언이 ‘공갈포’라는 말에 신빙성을 얻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