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제

[기획]“공정위, 그까이것” 대기업 갑질 대형로펌 있기에?…

URL복사

롯데 ‘삼겹살 갑질’ 공정위 안건 대비 대형로펌 2곳 선정 소문
가습기살균제피해 늑장 보상, 퇴직공무원 ‘전관예우’탓 의혹도
납품업체 상대 사업자번호 틀린 서류 제출해도 ‘만사형통’


[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롯데마트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체 회의에 상정된 ‘삼겹살 갑질’ 논란을 앞두고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기업들의 과거 전례처럼 롯데도 대형로펌의 인맥을 빌려 하도급업체를 힘으로 짓누르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10일 공정위와 롯데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롯데는 13일 열리는 공정위 전체회의에 ‘롯데쇼핑(주)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건에 대한 건’이 정식 안건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이 들린 7월께 법무법인 A에 이어 하도급과의 소송에 강한 또 다른 대형로펌 B를 선임했다고 한다.

공정위 상정 당사자인 육가공업체 신화는 롯데마트와 2012년 7월부터 2015년 11월 거래했는데 이 기간 롯데마트로부터 자체 행사에 대해 ​납품단가 ​30~50% 후려치기, 납품대금에서 물류비로 8~10% 차감, 세절비 전가, 컨설팅 수수료 차감 등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심각한 적자로 인해 신화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법원 의뢰로 외부 회계법인의 정밀 감사를 받은 결과 롯데로부터 109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 갖가지 소송을 롯데로부터 직접 당했지만, 전부 무혐의 결론났다고 한다. 

신화는 현재 공정위의 전체 안건으로 상정돼 9월 13일 결론이 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업체는 법정 소송때 보다 더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개인 변호사도 없이 대형로펌도 한 곳 아닌 두곳을 상대해야할 처지에 놓인 탓이다. 롯데의 소식통은 “해당 법인들에는 공정위와의 ‘친분’ 관계가 두터운 인사들이 포진해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형로펌, 공정위 등 전직 경제부처 공무원 통해 정보 입수 가능

취재진이 전주를 찾은 날 마침 이 회사의 윤형철 사장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홀로 보살피고 있었다.

그는 “유통대기업과 상대하는 곳들이 그렇지만 불공정한 조사를 받으면서도 겨우 증명해 공정위 상정시켰는데 이제는 대형로펌 두 곳을 대적한다는게 참으로 버겁고 힘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사건처럼 브로커와 전관 변호사들의 공생관계 외에도 퇴직한 고위 공무원과 전직 근무처의 관계 또한 전관예우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한다. 

익명의 C변호사는 “대형 로펌들이 공정위 등 중요부처의 고위 공무원들을 무더기로 영입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가습기살균제 사건에도 나타나듯 거액으로 영입한 퇴직 공무원의 친분을 통해 전직 근무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내부 정보를 미리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브로커 등 전직 근무처와의 연계 강해, 하도급업 상대 우월적 힘 과시

가습기살균제의 피해보상이 늦어진데는 대형로펌과 정부부처간 ‘얼굴 장사’의 영향도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 2013년 당시 환경부 장관이었던 윤성규 박사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지원 법안에 적극 반대해 눈총을 받았다.

살균제 성분과 폐 손상 사이의 과학적인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게 윤 장관의 설명이지만, 일각에서 대형로펌의 ‘얼굴장사’ 때문이 아닌가하는 의심도 일었다. 

당시 사건을 취재했던 SBS 취재진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옥시를 변호했던 F 법률사무소에 윤 장관과 가까운 전 환경부 장관이 근무하고 있었다.

하지만 법률사무소 F 관계자는 “(해당 인사는) 환경부 장관하고 통화를 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며  “(가습기살균제 사건) 전혀 관여를 안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형로펌의 해명에도 불구 의혹 어린 시선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인터뷰한 C변호사는 “대형 로펌, 특히 10대 로펌에서 근무하는 전직 경제 고위 공무원은 15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고위관료를 영입할 수 없는 중소기업과 소상인들의 입장에서는 공정위 등 정부의 결정에 대한 불신도 심해질 수밖에 없다.

 공정위, 심사 내용 번복에 대기업 잘못 기재된 서류제출도 눈감아

실례로 아하엠텍은 지난 2007년 롯데건설의 하청을 받아 현대제철 화성 일관제철소 건설에 착수했는데 공사가 진행되면서 추가공사 및 물량증가가 있었다. 아하엠텍은 이 추가공사 대금을 147억 원으로 추산했고, 롯데건설은 53억 원으로 견적을 내면서 분쟁이 생겨 공정위가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 실무부서는 심사보고서를 통해 롯데건설이 하도급법을 위반했다며 아하엠텍에 하도급대금 결정금액 약 113억 원과 시정명령, 과징금 32억 3600만 원을 부과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2011년 소회의를 열고 롯데건설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 

김정균 전 성선청과 사장은 2009년부터 2013년 6월까지 성선청과로, 2014년부터 2015년 10월까지 보성청과로 롯데슈퍼(전신 CS유통 포함)와 거래했다. 거래방식은 성선청과가 납품하면 롯데슈퍼 매장에서 판매 대금 15%를 공제하고 지급하는 수수료 매장 형태였다. 그러나 이러한 거래 방식으로 김 사장은 매장에서 정확한 판매량을 알 수 없었으며 적자에 허덕이면서 2013년 롯데슈퍼와 거래를 정리하려는 과정에서 약정 수수료 15%가 아닌 최고 25%를 일방적으로 차감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는 ‘유착’, 전직 근무처와의 연결 고리 엄격 차단 필요

김 사장이 문제를 제기하자 2015년 8월쯤 롯데슈퍼 담당 상무는 2013년 4월부터 6월까지 약정된 수수료율보다 과다 차감한 2139만 원을 김 씨에게 지급하겠다는 확인서를 써줬다. 롯데슈퍼는 이 금액만 피해금액으로 인정한 셈이다. 
 
김 사장이 공정위와 법원에 문제를 제기하자 롯데슈퍼는 공정위와 법원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급조한 것으로 보이는 계약서를 제출했다. 사업자명이 ‘성선청과’가 아니라 ‘성성청과’로 기재돼 있고, 사업자등록번호 역시 틀렸다. 김 사장은 롯데슈퍼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지만, 웬일인지 이는 인정되지 않았다.

김 사장은 “롯데가 계약서에 사업자 번호 사업자명을 모두 틀리게 기재한데다 심지어 갑 란은 비어 있고 자필 서명이나 싸인 이런 것도 없었지만, 공정위 K 모 조사관은 이 계약서가  가짜라는 것을 직접 증명 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롯데상사에 쌀을 납품했던 가나안RPC에 따르면 양사는 2004년 한국 내 최첨단 라이스센터를 건립해 연간 3만 톤, 연매출 100억 원 이상의 쌀을 가공해 유통시키기로 협업을 결정했다. 하지만 2006년까지 롯데상사가 가나안으로부터 공급받은 쌀 결제 대금은 4억 원에 불과했다. 롯데상사는 협업 조건으로 공장 설립과 기계 설비를 수입하기로 했지만 이를 가나안에 떠넘겼다. 또 2008년에는 갑자기 S 사라는 벤더를 통해야만 납품할 수 있도록 거래조건도 바꿨다. 

참다못한 가나안RPC는 이를 공정위에 제소했다. 하지만 차일피일 시간만 미뤄진 사이 결국 도산에 이르렀다.

심재민 사장은 “공정위는 당시 갑을간의  분쟁이니 다른 기관에 도움을 청하라는 궤변만을 늘어놓았고, 다른 기관에 가면 공정위로 가라는 식이었다”고 분개했다. 
 
이처럼 공정위와 대형로펌간 유착 의혹이 일면서 퇴직 공직자가 전직 근무처와의 유착으로 가는 길을 엄격하게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점점 힘을 받을 전망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배너

커버&이슈

더보기
美해경 "볼티모어 사고 화물선, 교량충돌 직전 항구서 엔진 수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해안경비대는 27일 (현지시간) 미국 볼티모어항의 교량 아래에서 동력을 잃고 교각에 충돌한 사고 화물선이 사고 전에 "정기 엔진수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발표했다. 교각이 무너지면서 다리 위에서 일하다 물속으로 빠진 6명의 인부가운데 2명의 시신이 이날 수습되었다. 나머지 희생자는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해안경비대는 모든 구조 노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26일 프란시스 스콧 키 브리지에 충돌한 선박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수사관들은 27일 선박의 증거물 수집에 나섰다. 희생된 두 남성의 시신들은 이 날 오전 교량의 중간 지점의 7.6m깊이의 물속에서 빨간색 픽업 트럭 안에 탄채로 발견되었다고 메릴랜드주 경찰국의 롤란드 버틀러 경감이 저녁뉴스 시간의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새로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멕시코 이민 출신으로 볼티모어에 살고 있던 알레한드로 푸엔테스(35)와 과테말라 이민으로 메릴랜드주 던도크에 살던 도를리안 로니알 카스티요 카브레라(26)로 확인되었다. 수색팀의 구조는 일단 끝났지만 앞으로도 음향 탐지기 등을 통해서 무너진 다리 밑 부근에 침몰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희생자들의 차량을 계속

정치

더보기
정희용, 고령군‧성주군‧칠곡군 교육복지 강화 및 광역교통망 구축 공약 발표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은 27일,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의 세 번째 공약인 <삶을 바꾸는 주민 중심 교육복지 강화‧광역교통망 구축>을 공개했다. <삶을 바꾸는 주민 중심 교육복지 강화‧광역교통망 구축> 공약의 지역별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고령군은 지난 1월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사업 기본설계 시 고령역이 차질없이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관광시설 등과의 연계로 생활 인구와 유동 인구 증가를 도모하고, 지역 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성주군은 남부내륙철도 성주역 건설과 동서3축(성주~대구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성주군을 동서교류 확대와 경제․교통․물류의 중심축으로 연결함으로써 지방소멸에 적극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칠곡군의 경우 2030년을 목표로 건설을 추진 중인 대구경북 신공항 개항에 발맞춰 관내 정거장 설치가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정희용 의원은 지난 2월, 현재 예비타당성조사 시작 단계에 있는 대구경북 신공항 광역급행철도 사업의 향후 노선에 대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중국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고 대응해야 할까? <중국과 한반도의 미래>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른북스 출판사가 정치/사회 신간 ‘중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펴냈다. 중국은 우리가 만만하게 볼 수 있는 나라일까? 남중국해, 대만 등에서 끊이지 않고 영토 분쟁을 일으키는 중국의 본심은 어디에 있을까? ‘중국과 한반도의 미래’의 저자는 중국이라는 나라는 우리가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국가라고 말한다. 그들은 내면에는 수천 년의 역사를 통해 중국이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DNA가 새겨져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지금은 대만 문제가 현재진행형이기에 잠잠하지만, 대만만 중국의 손아귀에 넣고 나면 본격적으로 한반도를 향한 야욕을 드러낼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중국과 한반도의 미래’의 저자는 중국에서 자신이 느꼈던 중국의 저력과 문화적 본질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시시때때로 한반도를 향한 야욕을 드러내고, 이를 현실화하는 것이 중국의 힘이기 때문에 중국을 제대로 알아야 적절히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 1부에서는 중국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중국인의 생활, 문화, 역사와 관련한 이야기가 제시되고, 2부에서는 남북한 이슈, 국내외 정치 등 중국과 한반도를 둘러싼 저자 나름의 정세 분석이 담겼다.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가성비보다는 가심비 챙기는 삶 되어야
아빠와 딸이 자동차를 번갈아 운전하며 여행을 가고 있는데 기름이 바닥났다는 경고등이 켜지자 아빠와 딸은 주유소를 찾아 기름을 넣어야 한다며 근처 주유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검색 결과 바로 2~3분거리에 주유소가 있는데 휘발류값이 상대적으로 다른 주유소에 비해 많이 비쌌고 반면 10~15분 정도 거리에는 휘발류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저렴한 주유소가 있었다. 기성세대(꼰대)인 아빠는 당연하다는 듯이 10분, 15분 정도 가는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값이 많이 싼 주유소를 가겠다고 주장했고, MZ세대인 딸은 눈앞에 주유소를 두고 왜 멀리 떨어져 있는 주유소를 가냐며 결국 언쟁을 벌이다 아빠의 주장대로 값이 싼 먼거리의 주유소로 가서 주유를 하게 됐다. 그런데 값이 싸다는 이유로 주유 대기를 하는 차는 많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겨우 주유를 하게 되었는데 딸이 아빠에게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아빠는 가성비만 알고 가심비는 모르냐?”고 쏘아붙인다. 주유를 마친 아빠와 딸은 마침 식사시간이 되어 근처 식당을 가게 됐다. 메뉴판에 있는 많은 음식들 중에 아빠의 눈에 들어온 것은 메뉴 중 거의 제일 저렴하면서도 대중적인 김치찌개, 된장찌개였고, 딸의 눈에 들어온 메뉴는 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