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성희롱과 성적비하 욕설 등 성추문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는데도 해당 기관에서는 늑장징계나 솜방망이 처분만 이뤄졌다는 지적이 10일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수민 의원(국민의당, 비례대표)이 산업통상자원부 및 산업기술진흥원, 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산업기술진흥원의 A책임연구원(43세, 남)은 같은 부서의 단기 계약직 사원 B씨(23세, 여)를 출장지 등에서 열 차례 넘게 성희롱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2일 서울 강남의 한 특급호텔에서 열린 만찬 회의가 끝난 후 A연구원은 뒤에서 B씨를 껴안았고, B씨가 거절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A연구원은 “남자를 많이 만나봐야 한다”, “자봐야 한다”, “원나잇” 등 성희롱 발언을 하며 여러차례 손을 잡으려고 시도하고 근처에 있는 모텔에 가자고 했다는 것.
이어서 김 의원은 "앞서 이 같은 행위가 출장지 등에서 10여차례 더 있었고 견디다 못한 B씨가 이틀 후 회사내에 있는 고충상담원과 상담을 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며 "하지만 A연구원을 징계하기 위한 산업기술진흥원의 징계위원회는 한 달이 지난 올 1월20일에야 열렸고 단기계약직 B씨는 이미 퇴사한 후였다"고 지적했다.
결국 징계위원회는 A연구원에게 정직 6개월을 통보했고, 정직기간이 끝나자 A연구원은 내년까지 육아휴직을 신청해서 현재 휴직 상태라고 한다.
이에 대해 산업기술진흥원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올 2월에 성관련 교육을 시켰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의원은 "또 다른 산업부 산하 기관인 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서는 올 3월 대구시 소재 음식점에서 열린 회식자리에서 C연구원(남)이 같은 부서동료인 D연구원(여)과 E수석연구원(여)에게 평소 특정 지역 여성들을 안좋게 생각했다면서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붓는 사건이 벌어졌다"며 "회식자리는 엉망이 되었고, 충격을 받은 E수석연구원은 다른 동료들이 집까지 동행하여 바래다줬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올 4월에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자체 감사를 벌였고, 기관내 징계위원회는 평소 술을 마시면 필름이 자주 끊기는 C연구원에게 감봉 1개월 처분을 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산업기술진흥원 계약직 여직원 성희롱 사건은 단기계약직 여직원의 신분을 직장 상사가 악용하여 벌인 파렴치한 범죄”라면서 “진흥원 측에서 여직원이 퇴사할때까지 시간을 끌다가 늑장처분을 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여성 비하 욕설 사건의 경우, 술이 취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오히려 가중처벌 하는 것이 향후 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서 필요하다”면서 “산업부는 이 사건들에 대해서 전면 재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국민세금이 들어가는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의 복무기강 해이가 시정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