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내지는 연대 논의가 수면위로 올라왔다. 심지어는 '12월 통합설'까지 거론됐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이른바 '보수통합파'로 불리는 의원들은 이런 흐름에 대해 제동 걸기에 나선 모양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송기석 의원은 20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내지는 연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가는지는 지금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적어도 정책연대 그리고 나아가서 좀 더 가능하다면 선거 연대까지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느냐라는 게 현재의 예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의 생각이 안 대표의 뜻과도 일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송 의원은 "만약에 (양당이) 통합까지 간다면 늦어도 올해 12월까지는 이루어져야 되는 것 아닌지, 그래야 통합의 시너지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법적으로 완전히 통합 마무리는 사실은 각도 일정 시도당 지역 개편대회, 또 통합전당대회 이런 게 있어야 되기 때문에 그건 1월, 2월까지 계속된다. 그렇지만 통합 선언은..."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통합 내지 양당간 연대의 논의를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간의 통합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이 알려지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통합파들이 이런 흐름에 급제동을 걸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두당(국민의당-바른정당)의 통합은 정치인들의 정치 생명을 단축할 것"이라며 "양당의 통합은 보수우파와 진보좌파 양 진영과 영·호남 양 지역에서 모두 배척받는 기형적인 정당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바른정당 '보수대통합추진위원회'에 참석한 김용태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는 문재인 정부 포퓰리즘에 대한 입장 없이 한다면 그야말로 야합"이라며 바른정당이 한국당과의 통합이나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얘기하면서 우리 노선도 없다면 자강은 말뿐이라는 것을 자인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힐난했다.
같은 당의 이종구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단일대오를 만들어도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일단 보수가 대통합하고 더 나아가 깨끗하고 따뜻한 모든 보수가 모여서 싸워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 의원의 발언의 기저에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려 하는 것은 선거(내년 지방선거) 대비용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여의도 정치권 일각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는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국민의당이 이처럼 정치노선을 바른정당과의 '밀착'으로 선회하게 된 배경에는 '국민의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적잖다.
국민의당의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은 지난 13일~14일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정당 지지율과 가상 통합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그 결과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9.3%, 자유한국당 15.0%, 국민의당 6.4%, 바른정당 6.8%, 정의당 5.4%로 나왔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3%, 한국당 15.6%,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당 19.7%, 정의당 5.3%로 조사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되면 거의 20%에 가깝게 지지율이 수직상승하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이런 시뮬레이션 결과표를 받아들고는 이를 뿌리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