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일각에서 ‘포털 공룡’,‘또다른 권력’으로 불리는 네이버와 네이버의 실질적 오너로 지목되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의원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받았다. ‘언론위의 언론’으로 불리던 네이버와 이해진에게는 올해가 시련의 해가 될지 더 깊은 추락이 기다리고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시의무 회피에서 뉴스배치 조작까지... 이해진 이대로 갈 수 있을까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월3일 국내자산 5조원 이상이고 10조원 미만인 26개 기업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발표하면서 네이버를 ‘재벌’과 ‘총수’개념이 부여된 ‘준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했다.
이에 네이버의 실질적 오너로 지목되는 이해진 이사는 이례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를 찾아가서 “네이버는 총수가 존재하지 않는 기업이며 이해진 전 의장의 지분이 4.31%에 불과하다”며 이해진 전 의장을 네이버의 ‘총수’로 지정한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사건 이후 네이버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악재를 접하게 됐다.
네이버가 2012년 제19대 총선 당시 기사에 달린 네티즌 댓글 평가(공감/비공감)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네이버 측은 “일종의 서비스 카운트 로직의 오류일 뿐 인위적 조작의 결과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때만 해도 추가로 드러난 네이버의 ‘조작’이 없었기에 네이버는 신뢰성과 도덕성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 10월에 네이버 측에 특정 기사를 “잘 보이지 않게 배치해 달라”는 청탁을 했고 이를 네이버 측에서 수용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네이버의 신뢰성과 도덕성은 한순간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지난달 20일 한성숙 대표가 네이버의 뉴스배치 조작을 공식적으로 시인하면서 사과문을 발표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1일 강효상 대변인이 논평을 내어 “거대 조작포털에 대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네이버를 질타했다. 이어 국정감사에서도 네이버와 이해진 이사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십자포화가 쏟아 부어졌다.
민주당의 박용진 의원은 이해진 이사의 국감 불출석을 정조준해 “사실상 국감회피용 해외체류”라고 일침을 가했고, 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그동안 네이버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했으니 (개선을 위해서는) 시장획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애초에 이해진 이사가 그토록 피하고자 했던 ‘대기업 지정’을 거론하며 “네이버는 대기업집단 규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며 “네이버의 자산규모는 5조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여야 각 정당들이 한 목소리로 네이버와 이해진 이사를 성토하고 나선 상황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네이버와 이해진 이사는 그동안 대기업 집단 지정에서 빠지기 위해 ‘허위자료를 제출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고, 임원제를 폐지했어도 내부지분 공시의무가 있는데 공시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꼼수 인사’를 단행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밖에도 네이버는 ‘타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원천적으로 배제했다’는 의혹도 받았고, ‘5년간 누적 160만건의 블라인드 처리를 해 정보게재자의 표현의 자유도 침해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특히 2012년 대선 직후,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들이 네이버 개인 블로그를 정치공작 거점으로 개설한 뒤 매달 25만원을 수령해 갔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등 네이버의 도덕성에 흠결을 입히는 사건이 연이어서 불거져 나왔다.
최근에는 네이버와 관련해서 ‘지난 5.9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의 순위조작 및 자동완성 기능 오류, 양자 여론조사에서 이름을 빼는 식으로 네이버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어 지난 5.9대선때 네이버가 운용했던 ‘SNU 팩트체크’도 서울대학교가 직접 팩트 체크한 것처럼 허위 과장광고를 했다는 혐의로 자유한국당이 네이버를 지난달 31일 검찰에 고발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의 한 핵심인사는 “가히 네이버와 이해진 이사에게는 가위눌림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