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박용근 기자] 2,000억원대 가상화폐 투자 사기사건과 관련 가수 박정운(52)씨가 최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인천지검 외사부(최호영 부장검사)는 지난 8일 박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가상화폐 '이더리움' 채굴 사업에 투자하면 수익금으로 가상화폐를 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로부터 2천여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 가로챈 투자사기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초 박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고 그가 대표로 있는 서울 강남의 한 홍보대행업체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그는 채굴기 운영을 대행하는 미국업체 ‘마이닝맥스’ 회장 A씨가 출자한 계열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가상화폐 투자 유치 홍보행사 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생성할 수 있는 채굴기에 투자하면 많은 수익금을 가상화폐로 돌려주겠다고 속여 투자자 수천명으로부터 2천여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수배됐다.
A씨 등은 수사가 시작되자 올 여름께 미국으로 도주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마이닝맥스 부회장도 캐나다로 출국한 상태다. 이들은 각각 미국과 캐나다 영주권자들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마이닝맥스는 투자자들에게 이 채굴기를 구입하게 한 뒤 이를 대신 운영해주고 수익금의 40%를 받아 챙겼다.
마이닝맥스는 투자자를 데리고 오는 상위 투자자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인천과 창원 등 전국 각지에서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상위급 투자자들이 챙긴 금액은 1인당 최소 2억원에서 최대 2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에서 이들에게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현재까지 50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피해금액도 2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가상화폐로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으로 구입하거나 가상화폐 채굴기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앞서 검찰은 최근까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마이닝맥스의 간부급 직원과 상위 투자자 등 18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중 가상화폐 채굴기 사기사건과 관련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