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대한 비판이 제기돼 왔던 태광그룹이 핵심 자회사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에 나선다.
26일 태광그룹은 한국도서보급과 티시스(투자부문), 쇼핑엔티 등 3개사의 합병 계획을 공시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티시스가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짐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1000억원 상당의 티시스 지분 전체를 무상으로 증여할 계획이다. 해당 지분은 내년 상반기 중 증여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내년 중 이 전 회장의 무상 증여 등 후속조치가 완료되면 이 전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티시스 등 계열사를 둘러싼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 등 논란이 모두 해소될 전망이다. 합병 예정일은 내년 4월1일로, 이 작업이 완료되면 전체 계열사 수가 26개에서 22개로 줄어들게 된다.
특히 이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는 세광패션, 메르벵, 에스티임, 동림건설 등 7개에서 한국도서보급 1개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한 내부거래 가능성도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효과가 있다.
또,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 추진을 통해 총수 부재로 인한 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태광그룹은 2011년 이 전 회장이 간암과 실형 선고를 받은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총수 부재 사태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이번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 추진은 계열사들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수의 결단이 없더라도 개별 기업의 대표들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강화해 주요 의사 결정을 자체적인 판단 아래 내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번 개선작업은 지배구조 개혁에 관한 그간의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계열사 간 출자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며 “출자구조의 개혁에 그치지 않고 소액주주의 권리 보장, 윤리경영시스템의 강화 등을 지속 추진해 선진 지배구조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