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시민단체들이 10일 서울 경찰청 앞에 모여 경우회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촉구했다.
무궁화클럽 사법개혁위원회, 정의연대, 개혁연대 민생행동의 3단체는 이날 경찰청 앞 기자회견에서 "전직 경찰 135만명의 정회원, 현직 경찰 15만명의 명예회원을 지닌 경우회는 대한민국재향경우회법이 존립 근거인 법정단체이고, 법적으로 정치적 활동이 금지돼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우회에서는 박근혜 정권 시절에 ‘관제데모’ 성격의 집회를 4년간 1700여차례 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경우회는 관제데모를 열며 어버이연합 등 탈북민을 동원한 것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인 ‘국회개혁범국민연합’까지 동원하면서 정치활동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에 따르면, '전 경우회 회장 구재태는 ‘국회개혁범국민연합’의 운영 등에 관련한 비용으로 약 16억4천만원(경우회 자금 13억8000만원, 경안흥업 자금 6000만원, 경우AMC 자금 2억원)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들은 또 "경우회가 국회선진화법 폐기를 요구하는 시위, 광고, 서명운동 등의 활동을 했다"며 "국회 개혁을 명목으로 당시 정부·여당에 대한 일방적 지지활동을 수행했다"고 비판했다.
"경우회는 정치활동을 사업으로 할 수 없음에도 국회개혁범국민연합의 활동이나 그 소속단체인 유권자시민행동의 활동은 친정부 정치활동이었다"며 "그러므로 위 단체들의 활동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경우회의 돈을 정해진 용도 외로 사용하는 것으로서 횡령에 해당한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3개 단체는 "위와 같은 단체에 경우회의 돈을 교부하는 행위에 찬성한 경우회의 임원들은 업무상횡령의 공범이 되는 것"이라며 "위와 같은 자금 교부에 찬성한 임원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이들이 제시한 구체적 사례를 보자.
"유권자시민행동은 경우회로부터 4억원을 받았다. 대표인 오호석은 4억원이 경우회에서 용도외로 사용하는 돈이라는 것을 모를 수가 없다. 오호석이 대표로 있는 유권자시민행동은 경우회와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있었다. 게다가 경우회의 전 회장인 구재태와 오호석은 친분도 있었다. 오호석은 구재태와 공모하여 경우회의 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든다.
구재태 전 경우회 회장은 경우회를 사유화해 단체 자금을 정치활동에 끌어다 쓰고, 이권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회원들을 데모에 동원한 혐의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공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리고 위와 같이 횡령하거나 갈취한 자금의 일부가 속칭 룸살롱연합회장 오호석이 대표로 있는 단체에 흘러들어갔다. 오호석은 1992년 유흥음식업중앙회 회원 300여명을 모아두고 불법선거운동을 하다가 구속되고, 1998년경 협회발전기금 명목으로 주료업체로부터 2억원을 받아 이중 9천만원을 착복해 구속되고, 2000년경 재판에 유리하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3,900억원의 금융사기범 변인호로부터 청탁자금 명목으로 1억2천만원을 받아 구속된 자이다. 너무나 수치스럽다.
현재 경우회 전 회장인 구재태는 구속되었지만 경우회의 자금의 횡령에 관련된 경우회의 임원들과 오호석에 대한 검찰의 조사는 너무나 미흡하다. 게다가 오호석은 정관계의 광범위한 인맥을 자랑하면서 추악한 전과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의로운 시민운동가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는 너무나 미진하므로 검찰을 신뢰할 수 없어서 경찰에 수사의뢰를 한 것이다.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바란다"
이상이 경우회의 그동안의 행적에 대한 이들 3개단체의 주장이다.
계속해서 이들은 "적폐청산의 제1보는 검찰개혁이고 검찰의 독자적인 수사권"이라면서 "그런데 경우회가 이러한 염원에 재를 뿌리고 있었다. 경우회는 내부개혁을 통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끝으로 이들은 "경우회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국민을 위해 거듭나라"고 구호를 외치면서 거듭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