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국민의당-바른정당의 통합선언'이후, 통합반대파들이 민주평화당(약칭, 민평당)이라는 당명을 정하고 창당작업을 추진하는 형국이지만, 원내교섭단체(20석)를 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당 내부 사정을 들여다 보면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보인다.
국민의당 39명의 의원 중 이미 '통합찬성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의원은 12명이고, 민평당 합류가 예상되는 의원은 15명이다.
물론 이상돈·박주현·장정숙 의원 등도 민평당의 행보에 동참하고 있지만, 이들의 신분은 비례대표 의원이다. 비례대표의 경우, 자진탈당을 하게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있다.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당적을 옮기려면 국민의당에서 출당 등의 조치를 취해줘야 하는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여러차례에 걸쳐 그럴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나머지 2명의 비례대표인 박선숙·최도자 의원이 어떤 정치적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른바 '비례대표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
이런 가운데, 향후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의원으론 주승용·김성식·이찬열·손금주 의원이 꼽힌다.
주승용 의원은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잠재적 전남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고 주 의원 자신도 이를 부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주 의원이 국민의당 후보로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면 사실상 당내 경쟁자가 없다고 보는 게 일반적 관측이어서 주 의원이 민평당에 합류할 확률은 낮다고 평가된다.
김성식 의원은 전통적으로 '친안계'로 분류됐던 의원인데다 소속 지역구도 서울 관악구인만큼 호남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평당으로 이동할 경우, 현재 국민의당에서의 입지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판단을 할 공산이 크다는 게 정치권 일각의 시각이다.
이찬열 의원은 확실한 손학규계 의원으로 분류되는데 손학규 고문이 비록 전제는 달았지만 이미 '통합찬성'쪽으로 경도돼 있음이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상황이어서 국민의당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손금주 의원의 경우는 지역구가 전남 나주·화순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친안계'로 분류되는 의원인데다가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전제로 한 '안철수 대표 재신임 전당원투표'에서 찬성했던 것으로 미뤄봤을 때 국민의당 잔류가 유력시 된다.
이에 더해, 이른바 중립파로 분류되는 김동철·황주홍·이용호 의원은 자신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아직 명확하게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으나 민평당 창당이 가시화된 이 시점까지도 민평당으로 합류를 선언하지 않고 있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국민의당 잔류쪽으로 경도돼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설령 이들이 민평당 합류를 선언한다고 할지라도 현재와 같은 구도속에서는 민평당의 최대 합류 의원 수는 18명에 그친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민평당으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의원들이 판단할 경우 급속히 민평당의 세가 위축되고 국민의당 잔류쪽으로 가닥 잡는 의원들이 많아지는 게 아니냐"는 말들이 흘러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