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대학등록금의 산정기준과 계열별 차등등록금 징수가 부당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예술계열 학생들 및 서울대와 홍익대 학생들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집중 성토했다.
노 의원은 이 자리에서 "사립대의 한 해 평균 등록금은 810만원이고, 비싼 등록금은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고 우리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전 이미 신용불량자로 만들어버리는 주범"이라며 "하지만, 각 대학은 등록금을 '왜','무슨 근거'로 이렇게 높게 책정했는지 그 실태를 제대로 공개한 적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특히, 예술계열 학생들은 인문·사회계열 학생들보다 평균 100만원 이상의 등록금을 더 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왜 매년 100만원을 더 내야 하는지 누구도 그 이유를 설명해 준 적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같은 학교, 같은 공간에서, 같은 수업을 받지만 예술계열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100만원이나 등록금을 더 내고 있다"며 "깜깜이 식으로 책정되는 대학등록금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이 기자회견을 마친 후 '대학등록금 산정 근거 공개법'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노 의원으로부터 바톤을 이어 받은 고성우 예술대 대책위 공동대표는 "예술계열 대학생들은 최저 등록금 대비 매학기 사립대학교는 104만원, 국립대학교는 5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추가로 납부하고 있다"며 "이 이유에 대해서 대학들은 '예술계열의 특수성' 때문에, 교육비가 더 많이 들어서 그런 것이라고 얘기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정작 그 특수성이라고 할 수 있는 고등교육법 대학설립 운영규정에 의거한 교원 수 확보, 실습실 마련과 실습을 위한 실험실습비 배정, 졸업관련 행사에 대한 예산 배정 등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고 있다"며 "차등 등록금을 냈음에도 예술대학생들을 위한 교육환경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예술계열의 특수성을 이유로 등록금을 더 받고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불합리는 개선돼야 한다"고 강변했다.
서울대와 홍익대 총학생회장들도 이런 주장에 가세했다.
신재용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서울대학교 뿐 아니라 많은 대학에서 학과별 차등등록금이 존재하고 있다"며 "미술대학에서는 재료비 명목으로, 이공계열에서는 실험비 명목으로, 그리고 답사비 명목 등으로 등록금이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있다"고 실태를 공개했다.
계속해서 그는 "하지만 등록금 산정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며 "현재처럼 정확한 원가 측정이 불가능한채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는 등록금 책정은 결코 상식적이지 않다"고 규탄했다.
학생들은 등록금의 원가가 어떻게 산출된 것인지 그 구조를 궁금해 하면서 그 산출이 합리적이어야 함을 주장한 것으로 이해된다.
등록금 원가 산출에 대한 지탄은 신민준 홍익대 총학생회장에게서도 나왔다.
그는 "그간 대학들은 등록금 심의위원회 등, 학생대표들의 차등 등록금 산정에 대한 문제제기에 공간사용률, 실험실습비, 기자재 구입, 교원 등의 이유를 들어 차등 책정이 불가피하다고 답변해왔다"면서 "차등등록금은 교육에 필요한 원가를 측정한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정작 제대로 된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시행된 것이 아닌 최저 등록금 대비 1.2배, 1.3배 등으로 주먹 구구식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차등 등록금을 받았음에도 정작 실습에 적절한 공간를 마련해주는 대학은 소수이고, 전체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며, 계열별 기자재는 구입한지 오래되어 노후화 됐고, 교원은 법정기준에 훨씬 미미하며, 오히려 다른 계열들 보다 전임교원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고 폭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며 "교육부와 대학들이 계열별로 등록금 산정 근거를 공개하고, 실제 학교 예산 작성에 있어 계열별 특수성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항목들을 배정하는 것"이라고 나름의 해법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