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지자 충남경찰청이 인지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야당은 일제히 안 지사에 대해 십자포화를 쏟아 부었다.
자유한국당의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성폭행범을 대권주자로 30년 장기집권을 꿈꾸었느냐"며 "미투 운동은 인권 실현의 마지막 과제로 우리 사회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같은 시간 수행비서를 성폭행 해 왔던 안희정 지사의 이중성을 떠올리니 역겨워서 말을 잇지 못할 지경"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이 사건은 겉과 속이 다른 민주당과 좌파진영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또한 좌파진영이 집단최면에 빠져 얼마나 부도덕한 이중적 성도착 증세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민주당이 성폭력당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충남지사 후보를 공천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이것이 민주당이 충격에 빠진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하는 최소한의 조건이자 도리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국당의 이 같은 반응은 '안 지사 사태'를 계기로 '좌파의 이중성'에 대해 집중성토하면서 이것을 6·13지선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지렛대로 삼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바른미래당도 한국당의 이 같은 분위기에 동참했다.
바른미래당의 신용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안희정 지사의) 그 뻔뻔함이 경악할 수준이다. 지사직을 내놨지만 이 정도로 끝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더욱 철저히 수사해 그에 걸맞은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여성가족부 장관까지도 해임을 건의했던 탁현민 행정관을 곁에 계속 두고 있는 것은 청와대의 성폭력, 성희롱에 대한 인식이 어떤 정도인지 의심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의 지상욱 의원도 "안 지사는 미투 운동에 대한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도 또 한차례 피해자에게 못된 짓을 감행했다"며 "그 와중에 어제 미투 강연을 했다고 하니 그 원초적인 부도덕함의 끝은 어딘지 알 수가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바른미래당 역시 청와대와 여당의 '이중적 행태'에 대해 메스를 들이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민주평화당의 이용주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였던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자신의 여비서를 지속적으로 성폭행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우리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로서, 피해자의 용기가 없었더라면 영원히 묻힐 뻔 한 사건"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그는 "안 지사의 비서 김 씨는 주변에 SOS 신호를 여러 번 보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나만 잘리고 말겠구나’ 하는 두려운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며 "이처럼 김씨의 간절한 구조요청을 묵인하고 방조한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서, 향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그는 "또한 피해자 김씨는 안 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김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또 다른 피해자가 누구인지 안 지사는 스스로 밝혀야 하고, 법의 엄정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평당 역시 안 지사를 비판하는 입장과 아울러 피해자의 도움 요청을 묵살하고 방조한 자에 대한 처벌 및 아직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피해자가 누구인지 밝히라는 주문을 한 것이다.
이처럼 야권이 안 지사에 대해 융단폭격을 하는 흐름속에서 '안 지사 사태'의 불똥은 이미 6·13지선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모양새다.
안 지사와 정치적 동지로 평가되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피해당사자가 얼마나 고통 속에 힘들어 했을지 진심으로 위로 드린다"며 "도민들께서 받은 상처에 어떻게 사죄드릴지 가슴이 먹먹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도청 공무원 가족의 참담함도 눈에 밟혀 차마 위로의 말씀도 드리지 못하겠다"면서 "안희정 지사의 친구이기에 더욱 고통스럽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안타까움이다. 이 시점부터 도지사 예비후보로서의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 같이 이미 현실로 드러난 정치적 여파에 이어 '안희정 지사의 성폭력 사태'가 몰고 올 향후 정치적 파장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