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이하 홈플러스 노조)가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홈플러스 리츠 매각 중단을 요구하며, 이에 대한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각계 전문가와 함께 정부와 국회에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알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MBK 본사 앞에서 ‘MBK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일방적 리츠 매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홈플러스 노조 측에 따르면 MBK는 지난 8일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RFITs) 자산관리회사를 직접 만들어 홈플러스 매장 40개를 증권시장에 상장한다고 발표했다. 리츠를 설립해 80%의 지분을 시장에 공모하는 방식으로 처분하고, 홈플러스는 20%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다. 이렇게 마련된 자금으로 MBK는 2015년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끌어들인 차입금을 상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노조 측은 “차입금을 상환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자 리츠를 세워 우선 40개 매장부터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것”이라며 “통째로 매각하는 것이 힘들어지자 알짜배기 매장의 부동산부터 매각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리츠 매각이 시작되면 홈플러스 수익의 대부분은 임대료라는 명목으로 리츠로 빠져나간다”며 “이로 인해 홈플러스의 수익구조는 갈수록 악화될 것이 뻔하며, 임대료를 보장하기 위해 온갖 비용절감과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또한 이들은 “이번 매각은 홈플러스의 지속적인 성장에는 관심이 없고 돈 되는 것부터 팔아치우겠다는 MBK의 탐욕을 그대로 보여준다. 2만명이 넘는 직원들의 고용과 삶은 안중에도 없이 제 잇속만 차리겠다는 투기자본의 악질적인 모습”이라며 “우리는 리츠 매각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 영업으로 인한 수익의 대부분이 리츠로 빠져나가고 빈털터리 매장에 직원들의 고통만 남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홈플러스 노조 김영준 교육선전국장은 앞으로의 대응에 대해 “MBK가 업계 1위 사모펀드인만큼 우리도 몸집을 키워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단순히 매장 파업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식의 싸움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러 곳에 자문을 해보니 이번 사안에 관심을 가지는 전문가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규모는 물론 방식의 측면에서 이번 리츠는 기존에 우리나라에서 진행돼 왔던 리츠와는 다르다”며 “현재의 리츠 관련 법은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법령만 있을 뿐,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각계 전문가들과 국토부, 국회가 함께 나서야 될 문제”라며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역할도 있지만 국토부의 몫, 국회의 몫이 있다. 빠르면 6월 안에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만나 이번 사안에 대해 논의하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