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중국 거대 기업의 한국 우량 강소기업 사냥으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호소하는 기업들이 있다.
유미소향·HS글로벌·레드젠의 대표이사들은 25일 "우리들은 억울하게 당했다"며 "중국 자본에 의한 우리나라의 국부 유출 및 일자리 감소를 막아달라"고 절규했다.
유미소향의 김주영 대표는 지난 23일 본지와의 만남에서 "투자 명분으로 핵심 기술만 빼돌리고 껍데기만 남긴 채 사라지는 중국 자본의 ‘먹튀’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중국 자본을 활용한 무차별적인 해외기업 M&A(기업 인수·합병) 사냥에 따른 부작용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날 "중국 거대 기업이 한국의 우량 기업을 사냥하고 있다"며 "유미소향·HS글로벌·레드젠의 3개 회사는 중국 거대 자본인 유미도 그룹에 의해 심각한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표는 "중국 거대 자본인 유미도 그룹이 인수한 한국의 코스닥 상장사 NEXTEYE(넥스트아이)를 통해 한국의 우량 강소기업을 사냥했고, 그 과정에서 유미소향·HS글로벌·레드젠의 3사가 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극심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특히 "유미소향의 경우는 2017년 사드 위기를 이겨내고 280개 가맹점의 신화를 만들어낸 기업"이라며 "그 과정에서 NEXTEYE CHINA(넥스트아이 차이나)는 유미소향의 회계와 재무를 장악한 상태에서 유미소향이 요청한 회계와 실적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지도 않고, 정당한 이유나 계약서도 없이 매출과 이익금 70억원 중 20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포착돼 관할 법원인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청에 가압류를 신청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법원은 저희의 신청을 받아들여 현재 NEXTEYE(넥스트아이)의 관련 채권은 가압류 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기업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한국 우량 기업의 기술, 노하우, 브랜드 가치 등을 탈취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국부 유출"이라고 분개했다.
"NEXTEYE(넥스트아이)에 의해 피해를 봤다"는 기업 중에는 'HS글로벌'이라는 한국의 우량 강소기업도 있었다.
HS글로벌은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샾'의 태국 법인장을 역임하고 한국화장품의 '더샘'을 론칭한 화장품 수출 전문기업이며, 중국으로 수출하는 화장품 브랜드 코멜리코, 파이브백을 운영하며 100개 이상의 위생허가(CFDA)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HS글로벌이 NEXTEYE(넥스트아이)에게 '당한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2016년 7월 천광 넥스트아이 대표가 HS글로벌 측에 색조 브랜드 파이브백을 중국 시장에 판매하고 싶다며 투자를 제안해 왔으며, 당시 천광 대표가 중국 내 유통망을 통한 파이브백 제품 판매를 약속하며 투자 조건으로 중국 현지 독점 판매권을 요구했고, 해당 계약으로 HS글로벌은 30억원을 투자 받았다. 그러나, 이 중 넥스트아이가 협의 없이 15억원을 인출해가면서 신뢰가 무너졌고, 넥스트아이는 HS글로벌의 자금난 해소를 이유로, 투자 계약을 거래 계약으로 일방적으로 변경했고, 계약서상 중도상환권을 내세우며 자금뿐 아니라 HS글로벌이 보유한 '파이브백 브랜드 상표권'에 가압류를 걸어 지적 재산권까지 넘기도록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라고 했다.
그의 상세한 상황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HS글로벌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넥스트아이와의 민형사 소송으로 영업 활동을 하지 못해 막대한 손실이 지속되고 있으며, 넥스트아이는 HS글로벌의 파이브백 제품 약 30억원(출하가 기준)을 발주해 놓고 상품 대금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HS글로벌은 OEM으로 생산한 상품대금 중 약 10억원을 수 개월 동안 결제하지 못하고 있으며, 넥스트아이가 발주한 제품은 중국 현지에서만 판매하도록 만들어진 중국 전용제품이기 때문에 국내 및 타 국가에서는 판매할 수 없다. 법정 공방 속에 도산위기에 있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NEXTEYE(넥스트아이)에 의해 피해를 봤다는 기업은 이뿐만이 아니다.
'레드젠'이라는 회사는 피부미용 전문 기기 개발과 연구 그리고 제조를 하는 회사로 2015년에는 대한민국 경영대상 ‘기술혁신 대상’을 수상했고, 10개를 특허를 획득했으며, 기술보증기금에서도 T3라는 높은 기술 인증을 받은 회사다.
레드젠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레드젠은 2016년 10월 넥스트아이와 M&A를 통해 인수·합병됐고 계약 초기에 NEXTEYE(넥스트아이)는 "월간 1만대를 판매하겠다"며 호언 장담했다고 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년간 1만대의 LED 조명 미용 장비를 유미도 그룹의 4000개의 가맹점에 판매해 주겠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모든 마케팅과 판매는 유미도와 넥스트아이에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1000대의 장비만을 판매했고 이는 유미소향 가맹점에게 '밀어내기 식'으로 판매량을 올렸다고 한다.
이것도 유미소향의 별다른 동의없이 가맹점에게 판매를 진행했다는 것. 결국 계약 불이행으로 넥스트아이의 지분을 재매입해 레드젠은 2018년 3월에 독립했다.
유미소향의 김주영 대표는 이날 특별히 "기업의 핵심 기술 유출과 한류의 K뷰티의 위기가 도래하고 있음을 암시하듯, 유미소향은 한국 내 업계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해외에서 얻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거대 자본을 앞세워 모든 것을 차단했다"며 "기술력과 노하우만을 빼가려는 전형적인 차이나머니의 ‘먹튀’ 상황"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그는 "중소기업의 해외사업에 필요한 관련법규나 안전장치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소기업일수록 중국 자본의 기업사냥 먹잇감이 될 우려가 높으며,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일자리나, 국부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여겨진다"며 "그동안 정부가 중소기업의 M&A나 합작을 할 때 진출 지원에만 주력해 왔다면, 이제부터라도 합병후 생기는 법적인 문제나 현지 상황을 상담해주고 리스크 매니지먼트 지원 시스템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넥스트아이 측의 임원은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미소향과 관련된 몇 가지 사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유미소향 측이 넥스트아이를 상대로 채권가압류 결정문을 법원으로부터 받은 것에 대한 넥스트아이 측의 입장을 묻자 그는 "저희는 현재까지는 법원에서 받은 공식적 통지가 없다"고 했다.
이어 유미소향 측에 대해서 넥스트아이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제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일단 결정문을 받아본 이후에 회사 차원에서 논의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