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용근 기자] 밀수·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관세당국에 소환돼 15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4일 오전 10시부터 5일 새벽 0시 50분경까지 인천본부세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인천세관은 조 전 부사장의 해외신용카드 사용내역과 세관에 신고된 관세이력 등을 분석한 자료, 자택·대한항공 본사와 대한항공 협력업체 및 업체 직원 자택 등지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밀수·탈세 혐의를 추궁했다.
세관은 광범위한 증거물에 대한 조 전 부사장의 소명을 듣기 위해 밤샘 조사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조 전 부사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조 전 부사장을 조만간 재소환해 확보한 증거자료에 대한 소명을 듣겠다는 계획이다.
조 전 부사장은 해외에서 구매한 개인 물품을 관세를 내지 않고 대한항공 항공기 등을 통해 몰래 국내로 들여온 혐의를 받는다.
인천본부세관은 지난달 21일 경기도 일산의 대한항공 협력업체와 직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밀수품으로 의심될만한 2.5t(톤) 분량의 현물을 발견했다. 발견된 현물 중 상당수는 조 전 부사장의 물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압수 당시 유명 가구로 추정되는 박스 겉면에는 조 전 부사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진 'DDA'라는 코드가 부착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관세당국은 현재 조 전 부사장 외에도 일우재단 이명희 이사장과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 등을 상대로 한 소환조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