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스위스) 김승호] 세계 최고의 국제현대미술박람회 ‘아트바젤 2018’이 스위스 바젤에서 지난 14-17일(현지시간) 열렸다. 1970년 창설된 이래 49회를 맞는 ‘아트바젤’은 매년 열릴 때마다 혁신적인 새로움으로 전세계 화상들과 컬렉터들, 미술관 박물관 관계자들까지 놀라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의 ‘발로아즈 예술상(Baloise Art Prize)’은 강서경 작가와 요르단의 로렌스 아부 함단 작가에게 돌아갔다. 훔볼트 학술재단 연구교수로 독일에 체류중인 김승호 교수(동아대 미술학과)가 아트바젤 현장을 찾았다. <편집자주>
프랑스와 독일, 스위스역과 공항이 공존하는 바젤시. 전세계인의 발걸음으로 분주해진다. 공항과 역전에서 아트 바젤(Art Basel in Basel) 전시장으로 이동하는 수많은 인파들. 전시장 입구를 중심으로 우측에는 기자들을 위한 자료실, 좌측에는 설치미술과 마이에미 디자인 전시실 그리고 앞에는 고객관리 및 VIP용 사무실로 드나드는 미술관계자들로 행사 첫날부터 매우 분주하다.
35개 국가의 290개 갤러리와 4000명에 달하는 작가들이 참여한 미술시장. 작품 판매만 하는 곳이 아니라 바젤시가 그야말로 현대미술로 탈바꿈 했을 정도다. 전시장 내부에 마련된 미술전문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잡지사들이 관객을 마주한다.
올해 처음 참가한 16개 갤러리에 아시아와 미국도 포함됐듯이, 아트 바젤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작가뿐만 아니라 청년 신진작가들이 국제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행사이기도 하다. 아트 바젤의 창립 멤버인 바이엘러(Beyeler Foundation), 라이프치히 회화를 국제무대로 올려놓은 아이겐 아트(Eigen+Art), 현대작가의 꿈인 가고시안(Gagosian)과 메리언 굿맨(Marian Goodman), 세계적인 작가와 유망 작가를 혼합하는 다테우스 로팩(Thaddaeus Ropac) 등 유명 화랑들과 함께 한국의 국제갤러리/티나김갤러리 부스(D9) 그리고 원앤제이의 부스(N17)를 찾는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판매와 별도로 언리미티드(Unlimited)관에는 도자기를 현대작품으로 변신시킨 아이 웨이웨이(Ai Weiwei)와 바바라 블룸(Barbara Bloom), 오노 요코, 조각·사진·설치를 아우르는 메튜 바니, 물질에서 오브제로 전환한 제니 홀저와 이우환 등이 개별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재료의 도상학을 들여다 볼 기회임에는 분명하다.
스위스 바젤에서 1970년 시작한 아트 바젤은 이제 유럽뿐 아니라 미국과 남미 그리고 아시아, 아프리카까지 포함하는 아트페어로 성장했다. 미술시장의 글로벌화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온 말이지만, 바젤시는 자본과 미술, 민주주의와 공동체, 기획과 판매를 아우르는 도시가 되었다.
바젤 현대미술관과 박물관, 바이엘러 미술관, 샤우라거 미술관 등 바젤시가 현대미술의 메카로 거듭나기까지 정책, 기획, 자본, 갤러리, 미술작가, 시민의 호흡이 이루어낸 성과다. 도시의 예술화 예술의 도시화는 현대미술이 선사한 선물이자 예술에서의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조건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