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용근 기자] 전국 최대 중고차 매매단지가 있는 인천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허위 매물로 손님을 끌어들여 이를 보고 찾아온 구매자들을 중고매매 단지에 데리고 가서 40여억원 상당의 중고차를 팔아 11억여원을 챙긴 3개 무등록 중고차 판매조직이 100여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인천지검 강력부(박영빈 부장검사)는 19일 무등록 중고차 판매조직 대표 A(25)씨 등 3개 조직 간부 12명을 형법상 범죄단체가입·활동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B(24)씨 등 조직원 8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이 속한 3개 조직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인천 시내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C(33)씨 등 중고차를 구매하러 온 구매자 220여명을 상대로 중고차 200여 대(시가 42억3천여만원)상당을 팔아 11억8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무등록 상태로 중고차 판매조직을 운영하며 인터넷에 허위 매물 등을 올려 이를 보고 찾아 온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이어 인천 '엠파크'에 피해자들을 데리고 가 비싼 중고차를 사게 한 뒤 중간에서 차익금을 챙겼다.
한 피해자는 "중고차를 사러 갔다가 밤 10시까지 딜러들에게 끌려 다니다시피 붙들려 있었고 2014년식 SUV 차량을 시세보다 1천300만원이나 비싼 2800만원에 샀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또 한 60대 남성은 시세보다 2배 더 비싸게 산 2008년식 LPG 승합차는 경북 봉화까지 오다가 2번이나 시동이 꺼졌고, 결국 3개월 뒤 폐기 처분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아닌 중고차 판매조직에 형법상 법죄단체가입·활동죄를 적용한 것을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조직별로 대표 밑에 팀장을 두는 등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무등록으로 중고차 판매를 한 점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